헤이노넨 IB 회장, 대구서 언론매체들과 기자회견 가져
한국에 IB 도입 이후 학생·교사 모두 행복하고 성장해 ‘주목’
IB 프로그램 우수성 강조…“IB 정착 위해 정책 결정권자 의지 중요”

지난 16일 올리 페카 헤이노넨 IB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I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 16일 올리 페카 헤이노넨 IB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I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대구=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올리 페카 헤이노넨(Olli Pekka Heinonen)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회장은 대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IB의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보다 학업 성과가 높았다”며 IB 교육의 우수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16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초청으로 대구에 방문한 헤이노넨 IB 회장은 이날 오후 호텔수성에서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통해 IB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올리 페카 헤이노넨 회장과의 일문일답.

- IB가 대구에 도입된 이후 무척 빠르게 정착됐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사례다. 비슷한 경우로 일본과 독일을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IB를 한국에 도입하는 단계에서 지금 같은 현상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대구외고에 방문한 소감은.
“짧지만 학생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했다. 학교 분위기도 기존에 IB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에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IB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었고,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내적 동기 부여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이 짧은 시간 영어를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표현할 수 있었던 유창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 비영어권 국가에서 IB 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금보다 많은 과목을 번역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IB 프로그램 중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PYP, MYP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한국어로 운영되고 있다. 고등학생을 위한 DP 프로그램도 2019년 대구교육청, 제주교육청과 함께 협력각서를 체결해 한국어로 개설되고 있다. 다만 아직 초기라서 많은 과목이 한국어로 개설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과 논의 중에 있다.”

- IB가 소수자를 위한 교육이라는 비판이 있다.
“IB가 소수만을 위한 교육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를 도입한 학교 대부분은 공립학교다. 학생들의 배경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IB의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헤이노넨 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헤이노넨 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 논술시험이나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수능으로 입학한 학생보다 성적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 IBDP를 이수한 학생이 대학 성적이 더 좋다는 결과가 있다. 학습역량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에세이 형식 과제 소화능력이 탁월했다. DP과정에서 소논문과제를 경험한 학생들은 대학에서도 논문과제 제출 시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읽기 순위가 2006년 1위에서 2018년 9위로 급락했다. 핀란드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반등했다. 두 국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현재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회장이 아니지만 이에 대해 답하자면, 최근 핀란드도 학생들의 독해능력 하락을 경험했다. 핀란드는 이를 되돌리기 위해 많은 평가지표를 도입했다. 학교 내 생활뿐 아니라 학교 외 사회에서도 책, 신문, 디지털 독해 등 다른 매체를 활용했다. 이는 핀란드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데, 핀란드는 180년 전만 해도 문해력이 없으면 결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핀란드에서 독해력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 핀란드는 기본적인 소양과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 한국에 IB가 도입되면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실제 바뀐 사례가 있는지.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의 국가가 경험하는 변화다. 이 같은 방향성이 모든 국가에서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학습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 방향과 방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변화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교육적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핀란드의 경우 교육학적 차원의 큰 틀 속에서 교사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IB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교사들도 학생을 가르치는 데 있어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워한다. 학습환경이 변함에 따라 발맞춰 학교도 변해야 한다.”
 

- IB 도입과 관련해 대구교육 혹은 한국의 환경이 특별히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지역의 정책 결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역에 사는 시민들이 어떤 능력을 갖고 어떤 경쟁력을 갖추길 원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교육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로 생각한다. IB는 학생들이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는데 학생들이 이를 통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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