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시교육감 “교육의 다양성 통해 인재가 부산을 떠나지 않도록 만들 것”
IB 의향서 체결하며 IB 프로그램 도입 기반 마련…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동참
아시시 본부장 “IB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창의융합형 인재는 크게 다르지 않아”
이혜정 소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의 교육 패러다임도 변해야”

지난 7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2022 희망부산 IB 포럼을 시작하면서 IB 도입과 관련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지난 7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2022 희망부산 IB 포럼을 시작하면서 IB 도입과 관련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부산=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희망부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질문기반학습, 협력적 탐구, 서술 논술형 평가 통해 창의적 역량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부산 교육에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도입함으로써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창의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인재들이 부산에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22 희망부산 IB교육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부산 IB교육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아시시 트리베디(Ashishi Trivedi) IBO 아시아-태평양 본부장,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을 비롯해 IB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산지역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부산교육청, 내년에 초중고 4곳 시범운영 목표 = 이날 하윤수 교육감은 개회사를 통해 “IB포럼은 IB교육의 정보와 필요성 그리고 세계적 흐름을 공유하고, 부산교육에 적합한 교육모델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IB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교육 기회의 제공으로 아이들의 꿈을 실현하는 ‘희망 부산교육’을 활짝 열어가는 데 든든한 주춧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하 교육감은 내년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을 공모를 통해 IB 시범학교로 지정 운영할 계획이라며, 향후 교육 내용 및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부산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신정철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올리 페카 헤이노넨(Olli-Pekka Heinonen) IB 회장의 축사 이후에는 IB 의향서 교환식이 열렸다. 하 교육감과 아시시 본부장은 이번 의향서 교환을 시작으로 부산시에 IB와 IB한국어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협약했다.

이날 포럼장의 열기는 부산 각지에서 온 선생님들의 적극적 참여로 매우 뜨거웠다.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교육방식의 변화에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이들은 강연에 대한 필기를 비롯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질문을 던지는 등 IB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협약식 이후에는 아시시 본부장과 이혜정 소장이 ‘한국의 IB도입 결정 맥락 및 향후 지원 방안’, ‘IB의 공교육 도입 필요성과 현황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아시시 트리베디(왼쪽) IBO 아시아-태평양 본부장과 하윤수(오른쪽) 부산시교육감이 IB 의향서에 사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시 트리베디(왼쪽) IBO 아시아-태평양 본부장과 하윤수(오른쪽) 부산시교육감이 IB 의향서에 사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IB 도입, 공교육 패러다임 변화 이끌지 주목 = 아시시 본부장은 “IB는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평화롭고 보다 나은 세상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호기심과 지식,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갖춘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며 “IB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정의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는 서로 통하는 바가 많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여러 역량이나 기술 등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제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들이 양성돼야 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을 개혁하는 데 있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실제적으로 교사들이 어떻게 교습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교사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아시시 본부장은 IB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관계 변화’, ‘교실에서 교사의 역할 변화’, ‘교실 내의 학습자 역할 변화’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IB 교수법의 7가지 원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7가지 원칙은 △학생들의 지식과 경험을 핵심 자원으로서 평가하고 가치를 매긴다 △개념을 기반으로 한 학습을 제공한다 △학습을 개념화, 맥락화 한다 △학습 경험을 차별화하고 구별한다 △IB 교사들이 계속 질문을 던지고 사고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교육한다 △학생들을 독립적인 평생 학습자로 간주한다 △서로 학습을 장려하고 자극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등이다.

이어 강연에 나선 이혜정 소장은 “IB의 초‧중학교 프로그램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프레임워크”라며 “프레임워크 안에 각 국가 교육과정을 넣을 수 있도록 돼 있어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충돌할 이유가 없다”고 IB 초‧중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편견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고등학교 프로그램은 대입시험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맞지만, 국내 공교육 내에서 IB를 도입한 학교는 모두 '교육과정'으로 도입하지 않고 '과목'으로 도입했다"면서 "IB 학생들은 현재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입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 대입체제를 크게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도 IB 학생들의 지원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실제 IB 고등학교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또 국내에서 IB를 도입한 학교들의 사례를 토대로 기존의 교육방식과 IB의 교육방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어떻게 현실 문제에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가와 같은 접근법은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아울러 “실제로 IB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성적 낮은 학생에게 IB교육은 무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성적이 낮다고 내 생각도 없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답을 들었다”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물결이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교육 패러다임 또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은 박창언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아시시 트리베디 IBO 아시아-태평양 본부장,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백채경 IB 인증 후보 대구국제고등학교 교장, 김진실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IB 국어 채점관), 김은영 IB 인증 경북대사대부설중학교 교사(IB 코디네이터)가 패널로 참석했다.

백채경 교장은 ‘IB 도입 초기의 교육청 지원 방안 및 학교의 준비 요소’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대구시교육청에서 IB 업무 담당 장학사, 장학관을 거쳐 교장으로서 IB를 준비한 경험 등에 대해 공유했다.

김진실 교사는 IB DP 평가의 원칙과 실제 학습 현장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평가의 경우 전문 채점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DP 평가에서는 ‘준거에 의한 평가’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은영 교사는 경북대사대부설중학교의 IB MYP(중학교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IB와 한국 교육과정 역량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들었다. 단지 두 과정의 차이는 한국의 교육과정은 암묵적으로 길러지는 기능을 강조하고, IB는 반드시 명시적으로 가르치고 평가까지 할 것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IB 수업을 들은 학생이 일반 학교로 진학할 경우 문제가 없는지”, “대구시교육청은 어떤 지원을 통해 IB 교사를 양성하고 있는지”, “대구시교육청은 평가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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