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이어지는 청년 세대 재테크 열풍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 예적금 투자 비율 증가
직업 선택의 조건은 5년 연속 ‘급여’ 1위

이미지= 한국대학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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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이번에도 ‘급여’였다. 대학생들은 5년 연속 직업 선택의 조건 1순위로 급여를 꼽았다. 가장 선호하는 기업군도 전통의 대기업이 2년 연속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발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오른 은행 예적금에 투자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생활부문: 20대 청년세대 재테크 관심 여전, 주식·펀드·은행 예적금 투자 ‘눈길’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년 세대의 재테크 관심도는 뜨거웠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식 열풍과 적극적인 투자로 성공한 사례의 영향으로 실제 투자에 나서는 20대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이나 코인은 부동산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다는 점도 20대의 투자 열풍을 더욱 끌어 올렸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지난해에 비해 은행 예적금 투자 비율이 증가한 점이다. 이는 고스란히 이번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생활 의식 부문에서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20대 대학생 응답자는 57.2%나 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4%, 여성은 50.4%였다. 연령별로는 만 25~29세 응답자가 64.5%로 가장 많았고 만 20~24세, 만 20세 미만이 각각 뒤를 이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재테크 수단은 올해도 ‘주식’과 ‘펀드’가 대세였다. 20대 대학생 응답자의 52.4%는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절반이 훨씬 넘는 62.5%가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했다고 응답한 비율을 비교할 때 급감한 수치다. 대신 은행 예·적금에 투자하는 비중은 36.4%로 지난해 24%에 비해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안정성 높은 은행 예적금으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암호 화폐에 투자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5.2%로 역시 지난해 9.8%에 비해 감소했다. 해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5.2%였다.

재테크에 투자하는 금액은 ‘50만 원 이하’가 3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0만 원 초과 500만 원 이하’ 구간이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던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 여파가 대학생들의 투자 위축으로까지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100만 원 초과 500만 원 이하는 27.6%, 50만 원 초과 100만 원 이하는 18.5%, 500만 원 초과 1000만 원 이하는 9.1%였다. 1000만 원을 초과한다는 비율은 11.5%였다.

직업 선택의 조건: 5년 연속 ‘급여’ 1위 = 대부분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대학생들이 직업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은 ‘급여’로 조사됐다. 올해도 39.4%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1.1%보다 증가한 수치다. 급여는 5년 연속 1위에 뽑혔을 만큼 대학생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사회적 현상이 되면서 더더욱 대학생들에게 급여가 중요한 조건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용한 사직이란 퇴사하진 않지만, 이미 직장에 마음이 떠났기 때문에 최소한의 업무만 하려는 태도를 뜻하는 신조어다. 즉 월급에 비례해 해직당하지 않을 만큼만 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단어는 지난 7월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20대 엔지니어 자이드 펠린이 숏폼 플랫폼 틱톡에 ‘조용한 사직’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당시 펠린은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329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라는 설문조사에 10명 중 7명(70%)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한 사람들 중 20대가 78.1%, 30대가 77.1%로, 이는 40대(59.2%)보다 약 20% 높고, 50대(40.1%)보다 약 40% 높은 수치다. 이렇듯 MZ세대(1981~2010년생)에 해당되는 20대와 30대는 40대와 50대보다 조용한 사직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 남녀 2708명은 가장 입사하기 싫은 기업으로도 ‘야근과 주말 출근 등 초과근무가 많은 기업’(31.5%)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낮은 기업’(23.5%)을 꼽았다. 

다음으로 적성과 능력(15.4%)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순위를 차지했던 안정성을 밀어내고 적성과 능력이 자리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안정성은 13.4%로 3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근무 분위기(12.2%) △미래 성장 가능성(6.8%) △복지후생제도(4.2%) △자기계발기회부여(3.2%) △공정한 인사제도(3.2%) △인지도(2%) △기타(0.2%)순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기업군 삼성·LG 대기업 =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군은 이번에도 ‘대기업’이었다.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로 불리는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이 지난해 2위였던 공기업을 밀어내고 2순위를 차지했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삼성·LG 등 대기업(31.2%)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17.8%) △한전·공항공사 등 공기업(16.8%)  △기술력, 전망있는 중소기업(15.4%) △기타(8.2%) △NC소프트·넥슨 등 게임사(7.2%) △스타트업 기업(3.4%)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대기업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연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대기업 임금 대비 61.7%에 불과했다. 그나마 대기업에 다니면 상황이 낫지만, 전체 기업 종사자의 83%가량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그만큼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IT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원격근무제와 주32시간제 등 유연한 근로 문화와 높은 연봉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6월과 9월 채용을 진행한 라인은 지원자가 1년 전에 비해 30%나 급증했다. 개발 직군은 전보다 2배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회사는 지원자 증가의 원인을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로 보고 있다. 라인은 채용 공고에 근무형태를 해외를 포함한 원격근무로 명시했다.

대학생들이 취업 시 가장 선호하는 산업군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IT‧정보통신기업이 20%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문화·예술(14.2%) △바이오·제약·의료(12.8%) △금융·은행·카드(11.6%) △교육‧학습(10.2%) △전자·반도체(8%) △방송·엔터테인먼트(5%) △식음료·외식(4.6%) △기타(4.6%) △자동차·항공(4.2%) △물류·운송(2.8%) △유통·물류(2%) 순으로 나타났다. 

선택한 산업군에 취업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는 ‘대학 전공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서’가 34.2%로 1위를 차지했다. △하고 싶은 일을 경험해 일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26%) △연봉 수준이 높아 경제적 안정을 얻고 싶어서(13%)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서(9.8%) △복지제도와 근무 환경이 우수할 것 같아서(8.6%) △워라밸 보장 등 수평적 조직문화가 내게 잘 맞을 것 같아서(7.8%) △기타(0.6%)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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