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콘텐츠중점대학에 선정된 7개 대학, 대학별로 2~5억 원까지 차등지원
청년들과 소통하며 MZ트렌드 주목해 로컬콘텐츠 만들어 내겠다는 뜻 밝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 이루기 위해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지원 중요

로컬콘텐츠중점대학으로 선정된 경남정보대는 디지털영상편집실, 제작 스튜디오 등 최첨단 교육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진=경남정보대 제공)
로컬콘텐츠중점대학으로 선정된 경남정보대는 디지털영상편집실, 제작 스튜디오 등 최첨단 교육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진=경남정보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로컬콘텐츠중점대학’이 지역 기반 청년 창업의 핵심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지역과 함께 지역기반의 예비 창업가를 공동 육성하면서 지역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컬콘텐츠중점대학 사업에는 일반대 5곳과 전문대 2곳, 총 7개의 대학이 최종 선정됐다. 최종 선정된 7개의 대학은 이번 사업을 통해 전담인력, 교육프로그램 개발, 멘토링, 창업실습비 등을 지원받게 된다.

올해 최초로 모집한 선정된 대학들은 대학이 소재한 지역을 향한 관심을 바탕으로 청년들과 소통하며 지역의 특색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왔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단기적 창업 성과를 넘어 지역의 변화까지 이끌어내려면 이번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8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올해 초에 모집한 ‘로컬콘텐츠중점대학’에 선정된 대학을 발표했다. △경남정보대 △계명대 △목포대 △수원대 △서울예대 △한라대 △홍익대(세종) 등 총 7개의 대학이 선정됐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이번 사업은 지역 대학과 함께 성장할 로컬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원규모는 대학별로 2~5억 원까지 차등지원 받는다. 선정된 대학들은 지역창업 관련학과 또는 융복합학과 등 대학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최소 2학기 이상 개설·운영해야 한다.

■ 경남정보대, “주택가에 생기는 브런치 카페 보고 MZ트렌드 읽어” = 부산에 위치한 경남정보대는 부산이 해안에 위치해 관광객들이 많은 점에 주목해 호텔외식조리학과와 제과제빵과가 융합된 ‘로컬미식(美食)전공’과 미디어영상과와 K-뷰티학과가 융합된 ‘미디어&뷰티콘텐츠전공’, 총 2개의 전공을 신설했다.

임준우 경남정보대 산학협력단장(반도체과 교수)은 “부산 광안리 주택가를 보면 최근에 예쁘게 꾸민 브런치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부산에 놀러온 젊은 세대의 관광객들이 주택가를 개조해서 꾸민 브런치 카페들을 자주 방문한다”며 “우리 대학의 다양한 전공 분야 중에서 로컬미식전공에 주목한 것은 부산 관광객들의 최신 트렌드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뷰티콘텐츠전공을 신설한 배경은 “부산은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해 해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고, 자연스럽게 K-뷰티 분야가 또 다른 트렌드가 됐다”며 “또한 브런치 카페든, K-뷰티든 결국 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해야 한다. 우리대학 미디어영상과는 영상 제작 관련 최첨단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은 방송국 등 여러 미디어 기관이 위치한 도시이기 때문에 K-뷰티학에 미디어영상학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준우 단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MZ세대가 갖고 있는 새로운 발상들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로컬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서 진행되는 만큼 보다 자유롭게, ‘사업 아닌 사업’으로 거듭나 성과보다는 진행 과정에 많은 비중을 둬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 홍익대(세종), “‘스마트시티’로 성장하는 세종시와 함께 지역문제 전문가 양성” = 홍익대(세종)의 경우 연계전공으로 로컬콘텐츠융합(창업) 전공을 신설해 ‘스마트시티’로 발돋움하려는 세종시의 뜻과 함께한다. 홍익대는 이미 이번 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고 ‘스마트시티도시융합대학원’을 개설하는 등 지역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세종시는 ‘스마트시티’로 거듭나는 것을 중점사업으로 삼고 있어 지역과 대학이 뜻을 같이할 수 있었다.

한정희 홍익대(세종) 산학협력단장(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도시재생지원센터 위원으로 참여해 학생들의 도시재생 서포터즈 활동을 지원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세종시와 국토부의 지원을 받아 우리대학에 스마트시티 도시재생 대학원 석사과정을 만들기도 했다”며 “평소 지역에 기여하는 대학이 진짜 대학이라는 신조로 다양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보니 이번 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정희 단장은 이번 사업이 장기화되기 위해서는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기성 세대의 것만 만들면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날 것이고, 젊은 세대의 것만 만들면 기성 세대의 호응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정도 후에 문화정책대학원에 로컬콘텐츠 관련 학·석사 연계과정을 만들어 스마트도시대학원과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인 목표는 세종시에서만 활동하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전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로컬크리에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대학이 로컬콘텐츠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세종시 동아리·교수모임이 지역사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홍익대(세종) 제공)
​세종시 동아리·교수모임이 지역사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홍익대(세종) 제공)

■ 한라대, “대학 졸업 후 소상공인 창업 꿈꾸는 학생 많아, 지역 미래 위해 이들의 꿈 도울 것” = 한라대는 강원도 원주에 정착하는 청년들의 창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으로 한라대를 졸업한 김한균 씨는 현재 화장품 회사 ‘코스토리’의 대표로 원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종하 한라대 로컬콘텐츠중점대학사업 단장(미디어광고콘텐츠학과 교수)은 “도시와 외곽, 그 중간을 선호해 원주 소재의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학생들은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머무르며 소상공인 창업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도 우리대학에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우리 지역의 미래가 개척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라대는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창업 마인드를 갖출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바탕으로 ‘버추얼 크리에이터’ 관련 교육에 특화할 계획이다. 김종하 단장은 “최근 MZ세대들의 관심을 받고있는 ‘버추얼 크리에이터’ 분야를 창업까지 연계해 교육할 것”이라며 “버추얼 산업이 뜨면서 자신의 얼굴을 직접 노출하지 않아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이제 내향형인 학생들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젊은 세대의 취향을 짚어냈다.

한라대는 대학 대부에 총장 직속으로 관련 기구를 설치했으며 이번 사업의 장기화를 자체적으로도 준비하고 있다.

창업에 꿈을 품고 있는 한라대 미디어콘텐츠학과 학생들. (사진=한라대 제공)
창업에 꿈을 품고 있는 한라대 미디어콘텐츠학과 학생들. (사진=한라대 제공)

■ 서울예대, “안산시 젊은 세대 위한 놀거리, 문화를 만들 것” = 서울예대는 안산시 거주민들을 위한 지역 콘텐츠를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들을 공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산시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동이나 대부도라는 섬까지 아우르는 지역으로 다양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서울예대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해결할 수 있으려면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재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오준현 서울예대 산학협력단장(디지털아트전공 교수)은 “청년들이 학교 졸업 후 안산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들이 즐길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근처에 월피동에 개관한 월피예술도서관은 단순히 도서 대출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생활 속 예술 커뮤니티가 된다”며 “우리대학을 졸업한 서이제 작가는 등단 후에도 학교 주변에서 거주하면서 근방 카페를 돌아다니며 작업을 한다고 한다. 본인이 크고 자랐던 지역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기 때문이다. 이런 예술가들이 안산시 곳곳을 예술 커뮤니티로 삼게 된다면 이것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준현 단장은 특히 청년 세대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면서 “지역 사회에 관심이 많은 교내 동아리 학생회장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고민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몇 건의 창업이 성공했다는 식의 단기적인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분위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예대는 학생들의 예술 활동을 장려하며 안산시의 새로운 청년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서울예대 제공)
서울예대는 학생들의 예술 활동을 장려하며 안산시의 새로운 청년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서울예대 제공)

이외에도 대구·경북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계명대는 경영대학 경영학전공, 관광경영학전공과 글로벌창업대학원을 연계해 학부과정에는 로컬콘텐츠융합전공을, 글로벌창업대학원에는 로컬콘텐츠 창업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목포대는 관광경영학과, 전자상거래학과, 경영학과 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연계해 ‘로컬 크리에이터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수원대는 문화콘텐츠테크놀로지학부, 호텔관광학부, 디자인학부가 참여해 학사학위와는 별개로 취득하는 학점당 학위제인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운영한다. 향후 로컬콘텐츠 융복합전공, 글로벌창업대학원 내 로컬창업학 전공 등을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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