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주관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 30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개최
교육부·전문대교협·KT·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한국교육정보화재단·레코스·한국ESG경영원·마이크로러닝 등 후원
메타버시티 2차년도 사업 성과 및 3차년도 사업계획 보고, 실감형 콘텐츠 시연, LMS 구축 방안, 특강 등 이어져

지난달 30일에 열린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에서 실감형 콘텐츠 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정은아 기자)
지난달 30일에 열린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에서 실감형 콘텐츠 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정은아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실감형 콘텐츠가 전문대학이 꿈꾸는 메타버시티 실습교육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간호 전공 학생들은 실제로 병원을 방문할 필요없이 가상세계에서 분만실을 방문해 신생아가 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두피마사지 체험을 하며 마사지의 주요 부분인 경혈점을 찾아보는 연습도 가능하다. 가상세계의 치과에서 실제와 똑같이 생긴 환자의 치아를 관찰하며 치료해 볼 수도 있다. 이제 전문대의 메타버시티는 챗GPT의 탄생과 더불어 시공간 제약이 없고, 타 대학 간 자유로운 교류가 가능한 교육 혁신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회장 박주희)가 주관한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가 지난 30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메타버시티를 중심으로 한 교육 성과와 발전방안 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56개의 컨소시엄 대학들과 함께 지난 2년간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프로젝트(K-meta Eduzone)’를 연구했다. 이제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분야까지 접목시켜 미래의 첨단 교육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다짐을 구체화하는 수준으로 올랐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삼육보건대 교수)은 “우리는 다른 또 다른 숙제를 맞이했다. 출시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전 세계 2억 명의 사용자를 연결한 챗GPT 기술을 메타버시티와 대학교육 현장에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하는 문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혁신적인 교육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사를 전했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동방의 등불을 넘어서 전 세계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기술적 플랫폼의 첫 단추가 메타버시티”라며 “좀 더 발전하면 눈앞에서 사람을 만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토론할 수 있을 것이고, 몇 시간 전 강의하던 내용 그대로 끄집어내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 등이 축사를 전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회장 박주희)의 주관으로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가 지난 30일 개최됐다. (사진=정은아 기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회장 박주희)의 주관으로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메타버시티 세미나’가 지난 30일 개최됐다. (사진=정은아 기자)

■ 실감형 콘텐츠에 ‘전문가 지식’, ‘실제 상황 시나리오’까지 다 담았다 = 교육계가 메타버시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확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동안 전문대와 기업들이 협업해 제작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를 보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메타랩’이 제작한 분만실 실습 교육 콘텐츠. (사진=정은아 기자)
‘메타랩’이 제작한 분만실 실습 교육 콘텐츠. (사진=정은아 기자)

간호·뷰티 분야 제작에 참여한 ‘메타랩’은 분만 신생아 케어 과정과 두피마사지 과정을 구현한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메타랩은 위험성이 크고 비용이 높아 현장실습이 어려운 분야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분만실 상황에 주목했다. VR 컨트롤러를 활용해 가상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실습이 진행되며 분만 1기부터 4기까지 모든 과정을 세부적으로 나눠 실습상황을 구현해냈다.

분만 전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레오폴드 복부 촉진, 파막 검사, 신생아와 산모 간호 등 실습 과정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컸다. 서재영 메타랩 이사는 “간호실습처럼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실제 내용과 다르면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교수님들이 만든 시나리오 바탕으로 똑같이 구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메타랩이 만든 두피마사지 실습 교육 콘텐츠 역시 직접 체험해 본 전문가들이 감탄할 정도의 실제감을 자랑했다. 두피를 확대해서 어떤 유형의 고객인지 확인하고, 집중적으로 마사지를 해야 하는 경혈점이 정확히 어떤 지점인지 학습할 수 있게 설계됐다.

조희재 메타랩 팀장은 “실제 실습에 사용되는 기계의 UI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장비를 실제로 착용하고 체험 해본 교수님들은 가상 세계임에도 상당히 현실감있게 표현됐다며 깜짝 놀라시기도 했다”며 “어떻게 하면 동영상보다 더 확실하게 실감형으로 마사지 하는 과정을 학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인스에듀테인먼트’가 제작한 치위생 실습 교육 콘텐츠. (사진=정은아 기자)
‘인스에듀테인먼트’가 제작한 치위생 실습 교육 콘텐츠. (사진=정은아 기자)

‘인스에듀테인먼트’는 치위생·유아 분야에서 마치 한 편의 웹 드라마와 같은 1인칭 드라마틱 실감형 교육 콘텐츠를 제작했다. 실제 치과와 어린이집을 실사 360도로 촬영해 20K급의 초고화질 배경을 선보였다. 특히 유니티(Unity)3D 엔진의 ‘URP(Universal Render Pipeline)’를 활용해 실사급 수준의 치아 모형을 표현해냈다.

특히 실습의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어린이집 기관에 연락해 실습을 문의하고 면접을 보는 과정까지 재현해냈다. 이지훈 인스에듀테인먼트 이사는 “스토리텔링에서 더 나아가 ‘스토리두잉’을 목표로 했다. 우리가 만들어낸 가상 체험이 학생들에게 ‘선행학습’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실제로 학생들은 기관에 연락을 하는 순간부터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이 느끼는 그 실제 떨림까지 체험할 수 있다면 유용한 학습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제작 의도를 전했다. 

■ 직업교육, 평생교육 시대에 챗GPT 교육 활용도 주목’ =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는 챗GPT를 활용한 교육 방법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이수화 코그렌 대표는 “챗GPT 덕분에 개인별 맞춤 수업이 가능하다. 직업교육, 평생교육의 시대에 전문대는 챗GPT를 활용해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 등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은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서로 다른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일은 한 명의 교육자가 감당하기 어렵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는 학생 간 수업 이해도 차이로 인한 교육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수화 대표는 “챗GPT는 일종의 맞춤형 디지털 교과서를 제공할 수 있어 수업 이해도가 다른 학생들을 마치 1대1 수업처럼 교육할 수 있다”며 “보통 수준별로 나눈다고 하면 상·중·하로만 나누지만 학년이 바뀜에 따라 성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공부를 잘했지만 현재는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상·중·하, 3가지가 아니라 3의 3승, 즉 27가지 교과서가 필요한 셈이다. 생성형 AI는 이 맞춤식 수업을 근본적으로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수화 대표는 “챗GPT는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프랑스 논술시험인 ‘바칼로니아’에도 적합한 교육이 가능하다”며 “글쓰기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정확히 만들어 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챗GPT는 학생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어 교육적으로 도움이 된다. 심지어 소크라테스식 산파술도 설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전문대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과 이미 2년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메타버스를 함께 활용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챗GPT의 개발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교수들이 서둘러 챗GPT교육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해졌다. 이를 돕기 위해 우리 학회는 챗GPT 교육 전문가 자격증을 만드는 등 교수들이 챗GPT의 기본적 원리나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메타버시티의 미래는? 어디서든 실습·공유 가능한 학습 공간으로 구축돼야 = 메타버시티의 미래를 그리는 여러 전문가들은 학습자들이 자유롭게 실습할 수 있고, 타 대학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강문상 메타버시티 사업관리위원장(인덕대 교수)는 메타버시티의 미래상을 전망했다. 강 위원장은 “앞으로 기존의 폐쇄형 LMS가 오픈형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으로 거듭나야 한다. 오픈형 LXP는 기초학습, 직업기초 등의 교과목으로 핵심역량을 향상하고, 이를 메타버시티에서 가상현실기반 실습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시스템”이라며 “전문대는 성인학습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고, 직업교육의 차원에서 실습이 필요하다. 매일 학교에 출석할 수 없는 성인학습자들에게는 메타버스를 통한 실습이 유용하다. 지금보다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개인용 장비 가격이 저렴해지면, 집에서 가상실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기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이사장(서울대 교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은 ‘공유’가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김 이사장은 “대학 간 학습 환경을 공유할 수 있도록 ‘허브 LMS’를 구축하고 있다”며 “아이디 페더레이션(ID federation, ID 연계)를 통한 공유 플랫폼을 확산함으로써 대학 간 학점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는 학점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메타버스와 LMS가 연동되는 실감형 LMS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면강의, 메타버스 실시간 강의 등 다양한 형태의 강의를 개설하고 수강 내역과 성적을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메타버스 교육 관리 시스템의 표준화 모델이 설정되고, 국경을 넘나드는 교육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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