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종의 트레이드마크 ‘펜타곤’ 평가요소도 3가지로 ‘축소’
‘자기소개서’ 폐지…영어 2등급→‘1등급 인정’,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완화’
자연계 논술, 올해부터 수리논술만 실시…출제 범위도 ‘확률과통계’ 추가
사회적 수요 많고, 진로 선호하는 8개 특성화 전공 지정…장학 등 다양한 혜택

김영화 중앙대 입학처장
김영화 중앙대 입학처장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중앙대학교(총장 박상규)가 2024학년도부터 수시전형 명칭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돌입했다. 학생부종합전형 세부전형의 명칭과 평가요소가 바뀌었으며, 올해부터 자기소개서도 전부 폐지됐다. 그간 중앙대는 국내 대학 중 학생부종합전형(前 입학사정관제)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체계적인 학생 선발을 통해 타 대학들에 좋은 선례를 제공해왔다. 중앙대의 체계적인 학생 선발에는 펜타곤(5가지) 평가요소가 핵심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부터는 3가지 평가요소를 통해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인재를 선발한다. 이처럼 중앙대는 올해 입시를 앞두고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앙대의 입시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화 입학처장을 만나 올해 중앙대는 대입전형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어떻게 수시를 준비하면 좋을지 등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들어봤다.

- 중앙대의 올해 대입전형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올해는 학령인구(고3 학생수)가 가장 적은 해이기 때문에 여러 대학이 대학 입학전형의 다양한 변화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중앙대 역시 학생수의 감소와 고교 교육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해 몇 가지 전형의 변화가 있다.
우선,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명칭 변화와 평가요소의 변화가 있으며, 올해부터 자기소개서도 폐지됐다. 기존에 다빈치형인재, 탐구형인재, 사회통합, 고른기회로 선발하던 전형 명칭이 △CAU융합형인재 △CAU탐구형인재 △CAU어울림 △기회균형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전형명에 CAU를 붙임으로써 중앙대 입시전형만의 통일성을 부여했다. 또한 융합형, 탐구형, 어울림 등의 명칭을 통해 어떤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한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는 기존 펜타곤(5가지) 평가요소에서 3가지 평가요소로 변경됐다. 본교 학생부종합전형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전형의 인재상에 따라 3가지 평가요소에 대한 반영비율에 차등을 두고 있다. 기존 학생부종합전형인 다빈치형인재전형과 탐구형인재전형의 인재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학생부 기재요령 등의 변화에 따른 평가요소의 조정(간소화 및 집중)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세부사항은 ‘2024학년도 중앙대 수시 모집요강’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논술전형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전형의 규모는 전년도와 유사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자연계열 논술과목에 변화가 있다. 자연계열 논술의 경우 기존에는 수리·과학 논술이었지만 올해부터 수리논술로만 진행된다. 문항은 총 4문항이며, 문제 난이도에 따라 소문항으로 구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수리논술의 출제범위가 전년도와 달리 ‘확률과통계’까지 추가됐다. 이러한 변화로 자연계열 논술에서는 수학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약학부와 다빈치캠퍼스 학문단위가 소폭 완화됐으며, 전체 공통사항으로 영어 2등급까지 1등급으로 인정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산정한다. 이러한 조치로 수험생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논술전형뿐만 아니라 교과전형 등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모든 전형 공통사항이다.
캠퍼스 명칭과 학과명칭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 안성캠퍼스는 ‘다빈치캠퍼스’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화학신소재공학부가 화학공학부로 변경됐다. 수험생들은 수시 지원 시 앞서 언급한 2024학년도부터 변경되는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 이번 입시에서 주목해야 할 학과가 있다면.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는 입시에 중요한 부분임은 맞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수 전공이 졸업 후 진로를 확정 짓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본인의 관심 분야와 전공 적합성을 깊이 고민해 자신에게 맞는 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적합한 전공을 선택하지 못한 지원자를 위해 중앙대는 8개의 특성화 전공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8개 전공은 사회적으로 수요가 많고, 학생들이 진로를 선호하는 전공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캠퍼스의 △경영학부 글로벌금융전공 △공공인재학부 △산업보안학과 △AI학과 △소프트웨어학부 △융합공학부 다빈치캠퍼스(안성)의 △첨단소재공학과 △예술공학부가 이에 해당한다.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고된 신입학 장학제도에 따르면 최초 합격자에게는 4년 반액 장학 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으니 관심 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장학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공고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균형(학생부교과)전형 및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아 선뜻 지원하기 힘들었던 약학부, 의학부도 새롭게 완화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전형 공통으로 영어 2등급을 1등급으로 간주하고, 과학탐구영역 Ⅰ, Ⅱ과목 동시 선택을 가능하게 했으며, 논술전형의 경우 약학부 탐구영역 반영 방식을 상위 1과목으로 변경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접근성이 많이 완화됐기 때문에 평소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들이 도전하기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중앙대가 생각하는 우수 인재상은.
“중앙대는 의와 참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교양과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 열린 세계관을 지닌 인재 양성을 교육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교육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자율적 교양인’, ‘실용적 전문인’, ‘실험적 창조인’, ‘실천적 봉사인’, ‘개방적 문화인’으로 5가지 인재상을 도출했다. 중앙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이러한 인재상을 구현하고자 한다.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는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의 3가지다.
먼저, 학업역량은 고교 생활을 통해 여러 교과를 충실히 공부하고 탐구한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다. 단순히 성적이 좋은 학생이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물과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자기주도적인 지식 탐구 역량이 우수한 학생을 원한다.
진로역량에서는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기주도적인 탐색 활동을 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자신의 관심분야와 흥미에 대한 다양한 탐색 경험이 있다면 입학 후 대학 전공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을 것으로 판단된다.
공동체역량에서는 고교 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갖춰야 할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의 모습을 보인 학생을 선호한다. 리더십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을 이끌고, 교내 봉사활동을 통해 배려를 실천하고, 단체 활동을 통해 협업을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소통 경험을 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 최근 중앙대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특징이 있다면.
“수시모집의 경우 학생들이 전공, 진로와 관련된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경향이 AI, 소프트웨어, 첨단소재 등 첨단분야 지원자 증가 현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첨단분야 지원자가 전형 구분 없이 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자연계 지원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중앙대는 전통적으로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은 인문/사회과학계열의 학문단위가 많은 편이다. 일례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학생부종합전형 2개 전형에서 모두 인문계열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다빈치형인재전형에서는 48대 1, 탐구형인재전형에서는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타전형에서도 인문계열 중 경쟁률이 최상위 학과로 랭크돼 있다(논술 107대 1, 교과 15대 1). 그 다음으로 수험생의 선호가 많은 인문/사회과학계열의 학문단위는 공공인재학부, 정치국제학과 등이 있다.
그리고 의약학계열로의 지원도 증가하고 있다. 중앙대 약학대학 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 우수 인재를 배출한 명문대학으로서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했고, 교과전형 34대 1, 종합전형은 25~28대 1, 논술전형은 127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앙대 의과대학은 역시 2022년 3월 중앙대 광명병원 개원에 힘입어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했다. 종합전형은 29~38대 1, 논술전형은 238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다.”

- 전공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이 많다. 이들을 위한 조언이나 중앙대만의 제도가 있다면.
“고교 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진로 활동을 통해 진로와 흥미, 적성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대학 전공과 계열에 대한 탐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고등학생 입장에서 접할 수 있는 대학 전공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보니 전공 선택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듯 하다. 본교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교과위주 지역균형전형에서 전공개방모집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공결정이 용이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복수전공, 융합전공, 연계전공과 같은 다전공과정 및 부전공을 통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실용성 강화를 통한 교육경쟁력 제고로 사회의 요구에 맞는 전공 선택을 가능하게끔 하고 있다.
중앙대는 전공 결정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및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예비중앙인 전공체험’은 수험생들에게 진로 탐색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며, 전공별 특강과 멘토링 등을 통해 전공분야에 대해 보다 심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대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 챗GPT를 필두로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 대학의 인재 선발이 중요해졌는데, 중앙대만의 차별화된 노력이 있다면.
“현재 대학 입학전형은 전형 간소화 틀 내에서 전형 방법이 정해져 있고, 지역균형 10%, 정시 수능전형 40% 등 구체적인 전형의 모집인원의 하한선까지 제시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이 독자적인 전형 방법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대는 인재 선발 방법의 다양화를 위해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정시 수능전형, 논술전형을 골고루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강점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서는 고교교육을 통해 길러진 다양한 역량을 본교 고유의 인재 선발방식을 활용해 평가한다. 올해부터 서류평가 요소를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3가지로 구성했고,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이원화된 학생 선발방식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 CAU융합인재전형에서는 고교 생활 중 폭넓은 영역에서 균형적으로 성장한 학생을, CAU탐구형인재전형에서는 해당 전공 분야에서 학문적 호기심을 갖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역량을 보여준 학생을 높이 평가한다. 실제로 CAU융합형인재전형(舊 다빈치형인재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은 물론이고, 학생회를 비롯한 교내 리더십 활동과 각종 공모전 수상 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증하고 있다. 탐구형인재전형 학생들도 전공 공부에서 우수한 성취를 이루고 대학원 진학을 통해 전공 공부를 더 깊이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시대를 선도하는 진취적인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중앙대는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10년 후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토대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미 AI로 인해 인간의 삶과 사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향후 AI의 발전으로 세상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을 것이다.
중앙대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AI학과, 첨단소재공학과 등 미래 선도형 학문 단위를 신설하는 한편, 전공 구분 없이 모든 학문 단위가 AI와 접목하는 AI+X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고 특별한 세상을 만들어 갈 창의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AI+X 교육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의 번영에 기여하는 AI 연구·교육 체계를 만들고 있다.
한때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성공인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성공’이란 개념은 ‘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조만간 도래할 AI시대에, ‘성공’이란 지속가능한 개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대에 머무는 순간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성장해 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중앙대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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