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학문 분야를 도헌학술원 등 3대 융합클러스터 산하로 재조립
산업체 수요 고려한 교육 모듈 개발, 산업체 겸임교원 채용도 확대
‘AI에듀테크’ 센터 설립…교육·연구 시스템에 생성형AI적극 도입

한림대 일송기념도서관 전경. (사진=한림대)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한림대학교(총장 최양희)는 글로컬대학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모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림대는 지난 2016년부터 ‘Vision & Action’을 수립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대학혁신모델에 기반한 대학혁신을 추진해왔다.

또한 △복수전공 필수화 △마이크로디그리 △학생 스스로 전공을 만드는 자기설계융합전공 △자유로운 소변경 제도 △다양한 융합전공의 유연한 개설 △융합교육을 위한 스쿨제도 운영 등 다양한 제도도 단순 도입을 넘어 정착까지 완료했다.

대학혁신을 위한 한림대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고등교육계에 불거진 대학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경직된 전통적 학과, 전공, 교수 중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이 새로운 학문이나 기술에 대해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점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지역정주 인구가 감소하며 지역산업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되는 등 학생들의 취·창업 및 정주 환경마저 악화되고 있는 점도 한림대의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 철저한 수요자 중심 교육, 개방형 융합 교육·연구·산학협력 체제 구축에 초점 = 이같은 상황에서 한림대는 대학혁신의 방향을 대학구조 해체와 재조립으로 설정해 철저히 수요자 중심 교육 및 연구, 개방형 융합 교육·연구·산학협력 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민간과 지역사회가 대학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개방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과 상리공생하는 글로컬대학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과 같이 학과가 폐쇄적으로 교원을 채용하고 과목을 개설하고 강의하는 방식이 아닌, 융합교육 및 연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형태로의 혁신을 준비한다.

우선 산업체 수요를 충족시킬 교육 모듈을 개발하고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융합전공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학과와 전공 개편부터 시작했다. 전 학문 분야를 3대 융합클러스터(도헌학술원, AI융합연구원,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 산하로 재조립해 교육·연구·산학의 중심 조직으로 재편했다.

더불어 입학생을 단계적 광역화, 무전공으로 점차 확대 선발해 학생 중심 교육 선택권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학과 간 칸막이 해소와 기득권 축소를 위해 교원은 융합 클러스터 중심으로 채용한다. 지역과 산업체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산업체 겸임교원 채용도 확대된다.

한림대 도헌학술원이 지난 2월 ‘AI시대, 한국의 디지털 반도체 산업과 대학교육’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한림대)

■ 한림 ‘AI 교육’ 솔루션, ‘K-고등교육 모델’ 제시 = 챗GPT나 Bard와 같은 생성형 AI 등장은 대학 교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생성형 AI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습 수준과 관심사를 고려해 교육을 제공하거나 실시간 피드백 제공으로 오류를 바로잡고 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학습 능력을 돕는 생성형AI를 교육 시스템에 적극 도입해 가장 선진화된 AI 교육기관으로의 도약과 AI 기반 대학 교육 대전환을 꿈꾼다. 이를 위해 △콘텐츠 개발 △강의 △평가 등 모든 교육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AI 교육 연구 및 개발을 담당하는 ‘AI에듀테크’ 센터를 설립했다.

대학 측은 센터에서 개발한 ‘한림 AI 교육 솔루션’을 활용해 포럼형 실시간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AI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 ‘K-고등교육 모델’로서 글로벌 확산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고의 대학도시 조성을 위해 춘천시와 함께 대학도시춘천포럼을 개최한 모습. (사진=한림대)

■ 기업 애로 기술 해결 실적, 지난 10년간 500건 달해…지역산업체 협력 허브 기반 다져 = 한림 마이크로 캠퍼스는 강원도 전역 산업단지와 지자체에 구축해 기업의 애로 기술을 발굴하는 전초기지이자 지역산업체 협력 허브로 활용한다. 한림대는 지난 10년간 500건에 달하는 기업 애로 기술 해결 실적을 바탕으로 대학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역산업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개방형 창업 공간을 확보해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도 나선다. 일례로 프랑스 파리의 ‘Station F’를 춘천 여건에 맞게 벤치마킹한 개방형 창업 공간 ‘Station C 춘천’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공간은 창업 지원을 위한 멘토십 오피스, 메이커스페이스, 비즈니스라운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공간을 마이크로 캠퍼스와 연계해 지역 취·창업에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 주거, 창업자금, 지역특화산업, 지역사회 혁신, 글로벌협력, 지역 공공인재 등을 지원하는 ‘지역정주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 관계자는 “센터를 통해 분야별 지역 정주 인재를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
최양희 한림대 총장

[인터뷰] 최양희 총장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모델 대학으로 도약”

“1982년 개교 이래로 한림대는 여러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룩해왔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도 신입생 정원 충원의 어려움 없이 최근 2년 연속 신입생 등록률 100%를 달성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많은 대학들이 정원 감축을 통해 신입생 감소 충격을 완화하려고 하는 가운데 오히려 반도체-디스플레이스쿨 입학정원을 확대하고 융합과학수사학과를 신설하는 등 교육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림대-한림의료원에서의 개인, 중형, 대형 연구사업 수주도 점점 많아져 연구비 규모가 조만간 연간 기준 1000억 원을 넘어선다는 예측치도 존재합니다.

비수도권 사립대학 중 1~2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림대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글로벌 수준의 대학혁신을 꾸준히 수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대학과 크게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림대는 대학혁신의 완성을 위해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활용할 것입니다. 그래서 글로컬대학30 예비제안서에는 생존을 위한 혁신이 아니라 글로벌 최고 혁신 대학으로 성장하는 발전전략 내용을 담았습니다. 현재는 계획한 혁신을 순조롭게 실행하기 위해서 글로컬대학30 사업 최종 선정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종 선정에서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모델 대학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한림대는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학교 크기는 혁신적 변화를 꾀하기 쉽고 사회 흐름에 맞춰 혁신과 도전의 경험을 쌓아온 사립대학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죠. 대도시와 접근성이 좋으면서 쾌적한 춘천에 위치해 인재가 모이는 장점도 한몫합니다.

현재 글로벌 고등교육을 이끄는 대학은 전 세계 2만 5000개의 대학 중 약 3%인 800여 개교에 불과합니다. 800여 대학 중 우리나라에는 34개의 대학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림대는 34개 대학 중 지방 사립대의 선두주자이자 중심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중심이 강해지면 주변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몰두하고 있지만 한림대는 중심에 서서 전 세계 대학들에게 롤 모델과 레퍼런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세우는 한림대의 융합과 혁신을 향한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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