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실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1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가은 전주우전중 한문교사, 김현구 대전전민고 영어교사,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사진=한명섭 기자)​
13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실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1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가은 전주우전중 한문교사, 김현구 대전전민고 영어교사,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 등으로 인한 학교의 위기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고, 학교가 사라진 지방은 소멸의 위기까지 봉착했다. 이에 더해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붕괴되고, 서열화와 줄세우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이 서있는 교육 현장,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이에 본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와 출범 1주년을 맞아 ‘한국교육, 어디로 가야하나?’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3회에 걸쳐 진행한다. 좌담회를 통해 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각 분야 전문가 시각에서 살펴보고,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중장기적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3회차 좌담회는 지난 11월 13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이 사회를 맡고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김현구 대전전민고 영어교사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 △송가은 전주우전중 한문교사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가 참여했다.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한국교육의 현재와 미래 관련 중장기적 방향에 대한 논의 내용을 좌담회 형식으로 정리했다.

#. 우리가 고민해야 할 교육 현장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인가.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
최근 교권회복, 학교폭력 등 교육 현장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상상도 못 할 일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사회적 이슈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사,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 전 총장까지 모두 모셨다. 현재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현장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교육 관련 문제는 무엇인가.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
교원과 교육활동 보호, 유보통합이 가장 큰 이슈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집이랑 항상 비교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녹취록 문제 등이 뉴스에 보도가 많이 되면서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는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의견을 내본다. 또 유보통합이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데,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유치원을 교육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 느끼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에게는 이걸 해달라는 개별적 요청을 많이 하시는데, 허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교사가 한 아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두 부분을 들어드리기 어려운 어려움이 있다.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
처음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접하는 곳이 어린이집인 보육기관이다. 어린이집은 돌봄의 개념이라 케어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이것이 유치원·초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는 뭘 먹여야 한다든지 물약을 어떻게 먹여야 한다든지 등 디테일한 것도 교사에게 요구하는 실정이다. 그런 요구를 교사가 들어주지 않으면 ‘유치원에서는 해줬는데 왜 안해주냐’라는 말도 한다. 부모가 아이들을 성장시켜야 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도 가방을 챙겨주거나 숙제를 도와주거나 양말까지 손수 챙기는 분들이 있다. 반면 맞벌이로 바쁘셔서 아이를 잘 못챙기는 분도 있다. 그럼 아이를 잘 못 챙기는 분과 내 아이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모습이 양극화되면서 학교에도 영향을 미치고, 아이의 교우관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이들 특성에도 갭이 너무 크다고 느끼고 있다.

송가은 전주우전중 교사
중학교도 학부모들이 교육기관의 역할보다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요즘 중학교 일대는 아이들을 픽업하는 부모의 차로 가득하다. 일대 도로가 마비될 정도다. 전주 인근 광역시로 이동해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학원에 가기 위해 종례도 안하고, 청소도 빼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정규 수업만 받겠다는 의미다. 학교는 교과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나가기 위한 시민을 육성하는 곳인데, 학습만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향적 부모들이 있어 안타깝다. 학생 역시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기 때문에 방과 후에 대한 즐거움이 없는 것 같다. 또한 학원에서 사회성을 쌓다 보니 안 좋은 것에 노출돼 욕을 인사말로 취급할 정도로 행동이나 언행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가정교육이 너무 빨리 무너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저녁을 가족끼리 먹지 않으니까 과거에는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불렀던, 어른이 할 수 있는 가정교육이 부재가 너무 크다.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일이 커지고 나서야 접근하다 보면 부모에게 반발감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다.

김현구 대전전민고 교사
말이 통하는 학생과 아닌 학생이 공존하는 것처럼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고등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이야기가 통한다는 점에서 유·초·중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본다. 다만 학부모가 고등학교를 대입으로 가는 준비 단계를 밟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고, 밑바탕에 그런 생각이 깔려있어 성적만 잘 나오고 대입에 유리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어차피 고등학교는 대학을 준비하는 곳 아니냐는 식이 되다 보니 학교의 모든 활동은 대입과 연결되지 않으면 참여율이 떨어지고 집중도가 떨어진다. 교육청 등에서 활동 진행 관련 지침이 내려와도 대입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가 프로그램 성공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의 모든 활동은 입시를 떨어뜨려 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이배용 위원장
과거에는 교사가 평생직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최근 다양한 요인으로 교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면서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교대를 운영할 때 학생들의 소망이나, 사회적 연결 및 조화 이런 부분에서의 문제는 없나.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교권회복 특별위원장)
저는 학기를 시작하면 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통해 교대 진학에 영향을 끼친 사람을 조사해 보는데, 60~70%가 초등학교, 중학교 선생님을 꼽는다. 선생님이 학생을 인간적으로 존중해주고, 교과를 잘 안내해주는 모습 등에 흥미를 느껴 학생의 진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학생과 선생님이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진로를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어떤 친구는 교권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본인이 선택한 길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도망을 간다고 해서 거기가 과연 좋은 선택일까, 그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고 한 번 더 ‘내가 어떤 선생님이 돼야 할까’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맥락에서 대학교육 프로그램이나 학교의 역할, 특히 코로나 이후 학교의 문을 닫으면서 재발견 된 학교의 필요성 등 보호와 양육의 공간으로서의 학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고민도 많다. 패러다임의 변화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에듀테크다. 에듀테크가 보조적 관점에서는 큰 영향을 끼쳤으나 교원양성 대학에서는 과연 그것이 미래교육의 대안일까,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의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일까 등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학생들이 스크린에 중독되는 것은 알코올 의존증이나 니코틴 중독만큼 굉장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학교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교수학습의 변화도 고민하고 있고, 대비도 하고 있다.

#.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문제, 근본적 해결 방안은.

이배용 위원장
학교는 학생을 보호하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자 학생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요즘 학교는 폭력에 노출돼 있거나 교사가 보람보다 좌절을 느끼는 공간으로 더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부모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학교폭력이다. 내 아이가 상처받거나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교육을 받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가치관의 변화로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심화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현장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황수진 교사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제일 큰 문제가 ‘경쟁사회’라고 많이 언급되는데, 저출산 사회가 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학생이 줄면 경쟁이 줄어야 하는데 대학은 갈 곳이 많고 아이들은 줄어드니 어디든 갈 수 있음에도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진하고, 경쟁을 더 심하게 시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때문에 내가 어딘가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생각보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교육안에서 못 버리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학부모의 열정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은 됐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다양한 진로를 경험해 본인이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부모가 정한 진로를 따르거나 대도시에서 할 수 있는 혹은 남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상대적으로 기피되고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그래서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에는 공동체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학교밖에 없었으나 사교육이 성행하면서 아이들이 학원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학교에서는 가정과 연계된 다양한 활동을 학생이 할 수 있도록 하지만 학원에서는 하지 않으니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가정과 연계된 활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변화되는 사회에 맞춰 가정의 역할을 바로 세우고,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가은 교사
중학교는 학교폭력 건수도 많고, 심한 편이다. 악의적 폭력, 다수가 지속적으로 괴롭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폭력은 올바른 처벌을 내려야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정형화되지 않은 갈등 상황에 있는 폭력의 경우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번지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잘못을 따지다 보니 구성원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화해나 중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아 다툼과 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런 모습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해결책을 가르치는 어른의 역할인가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화해의 기술보다 분쟁의 기술을 가르치고, 부모가 해결해주니 그 아이들이 성장해 갈등이 조장되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

황수진 교사
예전에는 아이들이 싸우면 ‘왜 그랬냐’라고 물어보면 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물으면 우리 아이를 가해자고 만들고, 남이 보는 앞에서 혼냈다고 학부모가 교사에게 문제를 삼을 수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 아이든 학부모든 사과를 하지도 않는다. 사과를 하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들이 법과 힘을 먼저 배워서 잘못을 지적하 증거 있냐는 소리도 한다. 증거가 없으면 음해하려고 그랬다며 덮어 씌우는 등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생긴다. 

김현구 교사
교사의 입장에서 학교폭력 해결 결과는 가해자가 반성하고, 피해자도 본인이 겪은 아픔을 극복하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회복교육이 최종 목표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폭력은 검찰기관에서 접근하는 것처럼 사건으로 보고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미성년자는 일반 성인을 다루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일부 극단적 경우를 일반화해 엄벌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문제다. 학부모들이 중·고등학교때 교사에게 맞거나 학교폭력을 당해도 학교에서 은폐하려고 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세대다 보니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처리하는 과정을 부정적인 시선으 보기도 한다.

학교의 조치를 믿지 못하고, 예전의 기억에 빗대어 신뢰하지 않는 것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것도 문제다. 이것은 해결이 안 되는, 교사가 그냥 감내해야 하는 수준이다. 말도 안되는 일로 학부모가 교사에게 인신공격을 가해도 가해 학부모에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교사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과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정확하게 정립하고, 이를 학부모가 알아야 한다. 그게 교권보호의 출발이라고 본다.

#. 급변하는 사회에 따른 교사의 역할과 교권보호를 위한 선결 과제는.

이배용 위원장
세태 변화에 따라 교수법은 물론 교사로서의 사명, 행동 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고대혁 교수
지금까지의 교원양성 대학은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교과 지도 능력에 초점을 맞춰 왔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교과 지도 역량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지금껏 소홀히 해왔던 학부모와의 소통, 학생 상담 문제 혹은 리더십이나 학급 경영 문제 등이 교육과정에서 강조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교육청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신임교사든 경력교사든 발령난 학교에서 바로 담임을 맡는 것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기 때문에 적응기간을 두기 위한 행정적 배치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신규교사를 가장 어려운 자리로, 제일 맡기 힘든 자리에 배정한된. 그러다 보니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고 극단적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신규교사가 발령받아 학교에 갈 때 교육청이 인사배치 관련 지침이나 가이드 등을 보완하거나 준수 여부를 잘 점검했으면 한다. 한 학급을 운영할 때 문제가 생기면 경력교사와 신임교사가 받아들이는 강도는 매우 다르다. 그 부분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이배용 위원장
예전에는 유치원에서 예절, 인성 등을 가르쳤는데 요즘에는 학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학습적인 것도 많이 가르치고 있다.

신경화 교사
똑같은 것을 가르치더라도 ‘프로그램’ ‘방과후 특성화’라는 단어라 들어가면 더 좋아하신다. 그리고 같은 놀이과정이라도 언어, 수학 등을 배울 때 호응도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더 알리고 소통해 공감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배용 위원장
최근 교사들이 호소하는 것 중 하나는 교육 이외의 행정 업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김현구 대전전민고 교사
김현구 대전전민고 교사

김현구 교사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 사유다. 행정 업무는 교사가 아니어도 처리할 수 있는 일보다는, 학교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교사들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지원 인력이 들어오긴 하지만, 실제로 그들에게 맡길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교사는 수업이 아닌 나머지 시간에는 수업 준비, 학생과 관련한 기타 업무로 이미 포화 상태다. 여기에 신체적인 노동 강도뿐 아니라 정서적인 노동의 강도도 점차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생 수가 줄고 있다, 장기적으로 교사의 수도 줄여야 한다지만 경제적 논리로 교사 감축을 밀어붙이는 느낌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학생 수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학급 수도 재작년, 작년 모두 그대로인데 교사 정원은 2년 사이에 10%가 줄었다. 어차피 학생은 줄어드니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맞을 수는 있겠지만 현장에서 감당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교사가 줄면 교육의 질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학생들에게 그 짐이 부과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 미래 세대를 올바르게 지도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해법은.

이배용 위원장
지금 유치원에서 제일 뜨거운 이슈가 유보통합이다.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아이를 올바르게 지도하고 성장시켜야 할까.

신경화 교사
저는 부처통합이 아니라 그 목적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아이들이 어느 기관에 다니더라도 상향평준화 된 기준을 가지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보통합이 시작됐다고 알고 있다. 어린 연령일수록 한 살 한 살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차이가 큰 만큼 어린 연령은 보육교사가 맡고, 유아교육은 유아교육 전문가가 맡는 등 세밀화된 교육으로 촘촘히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보육교사의 수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재교육을 시키고, 교육비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 같다. 본질은 유아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함이다. 사회적, 경제적 비용과 인적 자원은 국가에서 충분히 책임지고 가져가야 좋은 방향이 도출되지 않을까 싶다.

고대혁 교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보통합은 이뤄져야 된다. 하지만 획일적이거나 일방적 방식은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본다. 유치원과 보육은 돌봄과 교육 두 가지 문제를 조화시켜야 하는 문제이므로 통합모형을 고민해야 하고, 돌봄이 많이 요구되는 지역과 교육이 많이 요구되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통합모형 역시 탄력적으로 상황에 맞게 진행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대안을 개발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유보통합을 했을 때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의 격차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육교사에 대한 재교육이나 질적 고도화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유보통합이 이뤄졌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현구 교사
저는 결국 인적 자원 투입의 문제라고 본다. 교육과 보육을 합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인적 자원도 이에 맞게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산 시대에 더욱 많은 사람이 일을 해야 상황에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이 아이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려면 재정적 투자가 있어야 한다.

고대혁 교수
통합, 혁신을 기존 상태보다 좋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야기하지만 통합을 함으로써 교육이 잘 될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하고 신중해야 한다. 오히려 기존에 하고 있던 것을 통합으로 연결하는 것이 문제다. 보육의 장점과 유치원 교육의 장점을 어떻게 잘 연결시킬 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황수진 교사
보육교사는 자신의 육아 경험에 비춰 아이들을 돌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가정,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똑같이 자신의 경험만 갖고 가르쳐선 안 된다. 가정과 기관에서의 교육은 별개의 것이다. 한때는 초등교사도 단기 연수, 보수 교육 등으로 할 수 있었다. 결국 교사의 질을 먼저 끌어올리고, 안정화된다면 아이들이 받는 교육의 질도 뒤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교사 양성 기관과 체계가 유아교육에선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우선 3, 4년으로 나뉘어 있는 교육기간을 비롯해 보육교사 등 유아 교육 전반에 대한 체계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현장의 보육교사들에게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적극적 투자를 통해 확고한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공교육이 정상화 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이배용 위원장

정부의 다각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열풍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현구 교사
사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시험 준비를 위해 가는 학원이 있고, 두 번째로 예체능과 같이 공교육에서 깊게 가르치지 않는 걸 배우러 가는 학원이 있다. 우리가 보통 사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나오는 얘기는 ‘시험 준비’다. 시험 방식과 관계없이, 학교에 시험이 존재하는 한 학원은 어떻게든 존재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경제적 이유도 있고, 학기 중엔 학원을 못 가던 시절도 있었다. 또 교육부 차원에서 밤 10시 이후로 학원에서 수업을 하지 못하게 단속했던 때도 있었다. 특히 강제적으로 시킨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 학부모들도 모두 받아들였다. 지금은 그게 안 된다.

이배용 위원장
사교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고통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현구 교사
학교가 있는 한, 시험이라는 제도는 필연적이다. 성적을 잘 받아야 하는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사교육은 어떤 식으로든 존재할 수밖에 없다.

송가은 교사
‘평가’라는 것은 성취도를 보여주기 위한 제도인데, 상위 학교에 진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평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대혁 교수
사교육의 역할과 공헌도 무시할 수는 없다. 문제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본말전도다. 사교육을 중시하는 것만큼 공교육을 존중하고, 공교육 기관에게 신뢰를 보낸다면, 공교육의 보조기관으로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과도한 경쟁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교가 제 역할을 해내려면 우선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진로를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 다양한 기준과 그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공교육 기관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경쟁은 불가피한데, 다른 사람과 겨루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경쟁을 통해 역량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 교육이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사교육을 타깃으로 삼기보다 공교육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배용 위원장
‘공교육 정상화’를 먼저 기둥으로 세우고, 이후 사교육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의 문제를 짚어야 할 것 같다.

신경화 교사
그래서 입시 제도가 지금보다 다면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초중등 교사가 학생에 대한 평가를 할 때 학부모가 그 판단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음악을 잘하는 친구도 존중받고, 다른 부분이 뛰어난 친구 역시 그대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야 공교육의 힘이 작용해 부모도 공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김현구 교사
학교에서의 시험과 평가는 학교 수업 활동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교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학원을 찾아도 별다른 소용이 없는 평가가 필요하다. 학생의 수업 활동 그 자체가 평가가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학교를 위해 학원에 가는 상황이 사라질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학교와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면, ‘성적’이 아니라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려면 모든 학생을 개별적으로 봐야 한다. 어떤 과목에서 어떤 성장을 이뤄 결국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전교 1등부터 순위를 매겨 서열화했던 분위기가 우리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던 때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 가운데 인재를 뽑아내 그들이 국가의 성장을 이끌도록 했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기존의 경험과 향수를 내려놓고, 이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살펴야 한다. 저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대학이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배용 위원장
학교가 사람을 사람답게 성장시키고, 우수한 학생도 그렇지 않은 학생도 모두 함께 끌어줘야 할 것이다. 다만 시험이 있는 한 경쟁과 과열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모두 교육자로서 학생을 반듯하게 잘 자라도록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듯하다.

김현구 교사
항상 반성하고 경각심을 갖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사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등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주입식 교육을 받던 시절과 비교해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 스스로 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도태된 옛 교사가 된다. 교사가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가 돼선 안 된다는 이야기도 벌써 오래전부터 나와 이미 지난 말이 됐다. 하브루타 교육, 소크라테스 교육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창의적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은 챗GPT가 하는 시대가 열렸다. 학생들은 창의적 답을 넘어, 질문을 해야 한다. 자신이 모르는 영역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살아있는 질문을 던지도록 하는 교육만이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답이라고 본다.

황수진 교사
후배 교사나 교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 하나 있다. 3월,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첫 수업은 학부모와 교장, 교감 등 선생님들이 참석해 진행하는 공개 수업처럼 알차게 준비하라는 것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하듯, 교사는 다른 것보다 수업의 질이 최우선이다. 수업을 받는 동안 아이들이 학교는 재밌고 신나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학교가 즐거운 공간이 되고, 선생님은 유능한 교사가 된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선생님이 어떠냐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에게 수업이 재밌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학부모 역시 1년 동안 마음 편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활동을 좋아한다. 때문에 활동 중심의 수업을 구성해 기대 없이 학교에 온 아이들에게 색다른 놀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그만큼 교사들이 수업을 준비하는 연구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 다만 학교 업무가 많아 수업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인 면이 있다. 부수적 일을 덜어내고, 교사들이 온전히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재밌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송가은 전주우전중 교사
송가은 전주우전중 교사

송가은 교사
한문 교과를 맡고 있어 아이들 입시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라 대체적으로 자유롭게 교육하려 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의 꿈 하나는 지켜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권 자체가 강화되는 것보다 먼저 공교육이 정당성을 갖고, 누구에게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후에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학부모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뛰놀고 웃는 것도 교육적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면 현장에서 학생들을 포기할 교사는 한 명도 없다. 지금 학교는 너무 경직돼 있다. 무엇을 하더라도 학부모 민원 걱정에 마음 편히 일을 하지 못한다. 교사들의 꿈이 훼손되고 있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아이들의 꿈을 지켜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신경화 교사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알고,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모른다. 내면의 좋은 감정, 부정적 감정 등을 파악하고 그걸 토대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교육기관이다. 현재와 같은 다문화 사회에서는 자기의 정체성과 뿌리를 알도록 하는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니라, 나의 가족에서부터 시작하는 교육이다. 자신을 알아야 타인을 존중할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영어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어떤 것을 선택해 활용할 것인지,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판단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육기관이 이런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어야 한다.

이배용 위원장
행복과 즐거움, 희망이 있어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유치원에서 웃고, 서로 장난치며 즐겁게 놀던 아이들도 초등학교에 들어가 경쟁을 시작하면서부터 미소가 사라진다. 아이들에게 미소를 줄 수 있는 건 칭찬이다. 잘못하면 바로 잡아줄 필요도 있지만, 착한 일이나 잘한 일에 대해서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면 학생은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꿈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각박해진 사회를 풀어줄 수 있는 것 역시 교육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길러낼 수 있어야, 학부모가 아이를 믿고 맡기고 우리 사회가 회복 수 있다.

고대혁 교수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시대가 변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물은 적이 있다. 학생들은 ‘학습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 ‘배움에 진지함과 열정을 가진 사람’ ‘배우려는 자세를 지닌 사람’을 이야기한다. 교사를 희망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이런 태도를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학부모의 경우 우리 사회의 인식 문제도 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회의 인식이 떨어진 배경은 경쟁 중심 사회 분위기에 있다. 오직 자신의 아이 관점에서만 바라보면서 ‘내 아이가 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학교라는 교육 공동체에 들어오는 순간, 교사들은 아이들을 키워내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꿈을 심어줘야 한다. 학부모는 학교의 보조 교육자가 돼야 한다. 즉,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있어 학교 교사만이 아니라 기성세대 모두가 교육자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배용 위원장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 교육의 ‘이상’이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현재를 제대로 진단하고 바로잡으며 나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교육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김현구 교사
고등학교는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올바른 미래 교육의 방향은 성적이 아닌 성장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소수만 살아남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존중받고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켜 각각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클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학생과 교사가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교육 환경이면 좋을 것 같다.

송가은 교사
‘온고지신’을 강조하고 싶다. 너무 미래를 위한 것만 가르치다 보니 휴머니즘에서 점점 멀어지고 지식만 강조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탄탄히 다져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건물을 지을 때 시멘트만으로는 완성하지 못한다. 철골, 비계 등 저마다 역할을 통해 튼튼한 건물을 완성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사는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황수진 교사
아이들에게 ‘공감’을 가르치려고 한다. 교실에서 자신의 감정에만 치우쳐 다른 친구를 배려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많이 본다. 예전엔 대부분 형제자매가 있으니 서로 주고받는 것들이 있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본인의 행동으로 친구가 기분 나빠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역지사지로 반대의 상황이라면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질문을 하다 보면, 스스로 깨닫고 우는 아이들도 있다. 화를 내던 친구가 미안해하며 사과하는 때도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 자체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르고, 어려워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하고,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판단력과 공감 능력을 키우려면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교실 밖으로 나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한 현실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력과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자리 잡길 바란다.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
신경화 서울은로유치원 교사

신경화 교사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가 책임지고 가르친다고 하지만, 사실 교육이란 국가가 온전히 24시간 돌본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어린아이일수록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져야 할 일이다. 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무엇을 배우든 재미가 있어야 또 배우고 싶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고대혁 교수
우리 사회에 공동체 정신이 사라진 것 같다. 논어에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나치게 자신의 권리와 이익에만 집중하는 시대가 됐다. 조금이라도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이 강조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배용 위원장
앞으로 과제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하다. 현재 입시 제도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독서다. 글을 읽고 생기는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법이다. 또한 수업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논리를 형성하고 판단력을 키울 수 있다. 미래로 가는 교육은 보다 멀리,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 오늘 청취한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신뢰할 수 있는 미래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겠다. 혼자 가는 길은 외롭고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함께하는 교육을 위해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 충분한 물과 햇빛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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