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50개교 이상의 대학들이 하나의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개별 캠퍼스를 구축하고, 입학식·졸업식은 기본이고 실제 수업까지 구현하는 국내 사례로는 여전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의 ‘메타버시티 2.0’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개별로 진행해선 절대 불가능할 이 일을, 모두가 함께하니 3년 만에 이룰 수 있었다. 교육부에서도 해당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욱 큰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시티 2.0 컨소시엄 전문대학 노고가 빚어낸 굉장한 결실이다.”

조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의융합콘텐츠개발원장(서정대 부총장)은 21일 대전 인터시티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교육혁신의 미래, 메타버시티와 ESG의 융합’을 주제로 한 학회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훈 원장은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추진하는 메타버시티 구축 프로젝트 총책임자로서 지난 3년간 역할을 맡아왔다.

이날 행사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주관하고, 교육부·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한국직업능력연구원·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한국디지털교육협회·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한국대학신문 등 후원으로 열렸다. 또한 레코스와 글로벌컴퍼니, 마이크로러닝, 잇츠제이랩 등 에듀테크 기업들도 함께했다.

이번 성과보고회는 지난 2021년부터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역점 추진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시티 구축 사업의 올해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학회가 올해 메타버시티에 학습관리시스템(LMS)를 조기 구축하고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교육 당국에서도 해당 프로젝트를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메타버시티 프로젝트는 메타버스(Metaverse)와 대학(University)을 합친 말로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주도한 교육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전문대들이 연합해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내에 개별 캠퍼스를 구축하고 입학설명회·입학식·졸업식 등 대학 행사뿐 아니라 실제 이론강의·실습수업 등도 이뤄진다.

조훈 원장은 “대학마다 물론 생각의 차이, 기술 활용 정도의 편차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로 비교하며 우열을 가리지는 말되 잘하는 대학은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우수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교육혁신의 시발점이 된다. 메타버시티 시스템 내 일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지만 큰 틀에선 완료됐다. 이제는 우수사례를 통해 활용 전략을 고민·공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메타버시티 프로젝트는 지난 2021년 시작된 이래 3년 만인 현재 ‘메타버시티 2.0 버전’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학회는 당초 사업 목표 중 일부를 조기 달성함에 따라 프로젝트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내 대학 간 학점공유와 디지털 배지 적용 등 교육 기술 혁신을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인덕대 교수)은 “내년부터 컨소시엄 참여대학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메타버시티 수업이 적용된다”며 “최근 학회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오픈배지 어워드에서 아시아퍼시픽 골드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년간 메타버스 컨소시엄이 보여준 노력이 모인 성과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학회가 메타버시티를 비롯해 오픈배지 발전·보급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회의 이 같은 교육 분야에서의 디지털 혁신은 현 정부 교육부에서 강조하는 사항과도 상당 부분 결을 같이하는 만큼 내년 학회가 거둘 성과에도 교육계 이목이 더욱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추진하는 메타버시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전국 전문대 50여 개교가 자발적으로 구축한 교육용 플랫폼 구축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며 “맞춤형 고등직업교육 학습을 실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교육부는 올해를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으로 삼고 대전환 사례를 만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며 “정부는 오는 2025년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를 도입할 예정이며, 전문대가 이 같은 상황에서 수준별 역량 교육, 재직자 교육 등 주도적인 고등직업교육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메타버시티 등 교육혁신 정보가 교육계 전체에 적극적으로 공유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메타버시티 플랫폼은 내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추진할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과 ‘캐나다 유아교육 교사 파견사업’을 비롯해 한·일 양국 간 인턴십 교류 프로그램 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조훈 원장은 “내년 전문대교협 내에 국제업무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회의·논의 일부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이뤼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국내 네트워크뿐 아니라 해외 대학 간 수업 모델을 연결할 수 있는 것도 메타버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회에서는 메타버시티 구축을 추진·완료하는 데 공로가 큰 인물·기관·대학에 대한 공로상 수여식도 함께 열렸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이 이날 공로상을 받았다. 박 총장은 지난 2021년 학회장을 역임하며 임기 중 ‘메타버시티 구축’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교육계에선 지금의 메타버티 성과를 거두게 된 데 박 총장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조훈 원장 역시 이날 공로상을 수상하며, 지난 3년간 총책임자로서 시스템 구축에 들인 노고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이번 성과보고회에서는 배상훈 성균관대 교무처장의 ‘대학의 담대한 혁신을 위한 글로컬대학30’ 기조강연을 비롯해 노원석 레코스 대표의 ‘디지털 배지 소개’를 주제로한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