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5.15%·조선대 4.9% 등 등록금 인상 결정
교육부 눈치 보기는 여전 “아직까진 동결 기조”

지난달 31일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들.(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지난달 31일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들.(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재정난 악화를 이유로 지역 사립대에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시작됐다.

부산 영산대는 지난달 초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평균 등록금을 5.15% 이하로 올리는 방안을 가결하고 총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 등록금을 인상하게 되면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경성대도 최근 등심위에서 등록금을 5.6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계명대는 학부 등록금을 4.9% 올리기로 하면서 등록금 인상으로 지원받지 못하게 되는 국가장학금Ⅱ유형은 인상한 등록금으로 충당키로 한 것이다.

조선대도 15년 만에 등록금을 4.9% 올리겠다고 밝혔다. 경동대 역시 등록금을 3.75% 인상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등록금 동결로 인한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교직원 임금을 대거 삭감하지 않는 이상 학생들에 대한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등록금은 2009년부터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정부가 등록금을 동결 혹은 인하한 대학에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금 지급을 연계하면서 대학들은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등록금 상한선이 5.64%까지 오르면서 등록금 인상을 통한 수익이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금 수익을 넘을 가능성도 생겼다. 실제 조선대는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약 60억 원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장학금Ⅱ유형으로 받게 되는 22억 원을 제외해도 약 38억의 수익이 더 생기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각 대학에서 등록금 동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대다수 대학은 여전히 등록금을 동결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등록금을 인상하지 말라는 전화도 돌린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겠느냐”면서 “아직 등심위가 진행 중이라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기조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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