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밀착형·수요자중심 ‘학생-기업 매칭시스템’ 구축

금오공대(총장 우형식)가 현장밀착형 산학협력교육으로 체질을 바꿨다. 금오공대는 설립 당시부터 구미국가산업단지 고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된 만큼 산학협력 기반이 탄탄한 대학이다. 특히 지난해 개교 30주년을 맞아 ‘창조적인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특성화 대학’이란 새 비전을 선포한 뒤 산학협력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 발전의 포커스를 산학협력 강화와 취업 촉진에 맞춰 수요자 중심 교육에 힘 쏟고 있다. 산업체와 학생들의 수요를 십분 반영한 대학교육으로 틀을 바꿔가는 중이다. 기업의 요구 뿐 아니라 학생들의 관심사까지 면밀히 파악해 양쪽을 매칭(matching)하는 노력이 눈에 띈다. 대학이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맡아 한 단계 더 높은 산학협력교육에 나선 것이다.


■ 포럼·인턴십·컨설팅… 끈끈한 산학협력 = 산업체와의 긴밀한 연계가 산학협력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가능케 했다. 금오공대는 그동안 지역 산업체들과의 포럼을 꾸려 통로를 만들었다. 포럼의 결과물로 5개 기관이 함께 인턴십 협약을 체결해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 애로기술 해결을 넘어 지역기업 수요를 반영한 기술·경영 컨설팅에까지 나섰다.

2009년 말 출범한 ‘kit+산학연 포럼’은 대학·산업체·지자체·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정기적 조찬모임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1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금오공대·한국산업단지공단·중소기업진흥공단·구미전자정보기술원·구미중소기업협의회가 손을 잡은 게 대표적이다. 회원 회사 105개를 확보하는 등 상호신뢰에 바탕한 지역산업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별도의 웹관리시스템을 개설해 학생과 기업 의견을 수렴토록 한 신개념 인턴십 매칭은 큰 효과가 기대된다. 금오공대가 지난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올해 여름방학부터 본격 가동된다. 학생과 기업이 자유롭게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평가·선발 절차를 거쳐 양쪽을 매칭시키는 게 최대 장점. 철저한 데이터 관리로 인턴십 후 취업 연결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대학이 나서 기업체 기술과 경영 컨설팅까지 힘쓰는 점도 눈에 띈다. 애로기술 발굴 수준을 넘어 아예 컨설팅대학원 R&D센터에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지난 5월 (사)한국경영컨설팅협회와 공동개설한 ‘사내 컨설턴트 양성과정’은 지역기업의 생산혁신 분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생산혁신 능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 학제·커리큘럼 개편으로 현장밀착 강화 = 금오공대의 산학협력교육으로의 체질 전환은 학제 개편과 커리큘럼 변화에서 뚜렷이 감지된다. 학부제를 보완해 전공 특성에 따라 학과제·학부제를 병행하는 것으로 바꾸고, 공학교육인증제를 도입해 업그레이드에 힘썼다.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학과 신설 등도 눈에 띈다.

유수의 대기업들과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점도 주목거리다. 금오공대에는 삼성전자와 연계한 계약학과로 모바일공학과·산업경영학과가, LG전자와의 계약학과로 경영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와 함께 STX솔라(주) 사업장에 ‘산학캠퍼스’를 조성키로 하는 등 여러 기업과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산학협력·교류 활성화는 물론, 산업체 의견을 수렴한 교육과정 연구·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방학기간을 이용해 학생들이 120시간 이상 교육을 받도록 한 ‘산업연계형 집중교육’은 산업체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결과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인턴십·현장실습 등 기존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해 특성화·집중화 교육을 실현했다. 취업에 초점을 맞춘 장기 집중교육으로 특정 분야 취업률 향상 효과가 큰 장점이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전자공학부 4학년을 대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교육과정을 실시, 수료인원 54%가 LG전자 등 대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 대형 국책사업 연속선정 ‘가시적 성과’ = 금오공대의 실력은 잇따른 대형 국책사업 유치 실적에서 확인된다. 우선 4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으로 학부교육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린에너지 분야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으로 5년간 250억원, 의료기기상용화센터로 5년간 1377억원을 확보해 산업연계교육과 취업 촉진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사업 선정은 지역 유망산업 맞춤형 과정과 미래형 융복합과정 개설 등 교육과정의 변화로 이어졌다. 금오공대는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융복합 연계교육 커리큘럼 ‘그린에너지트랙 교육과정’에 8개 학부 1493명의 학부·대학원생을 참여시키고 있다. 내년 신설 계획을 갖고 있는 메디컬IT융합공학과 역시 의료기기상용화센터와 연계해 필요 인력을 길러내겠다는 복안이다.

이영훈 기획처장은 “국책사업에 연속 선정돼 산학협력과 함께 산학연계교육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학연계교육은 단순히 양쪽을 이어놓는다고 되지 않는다. 업체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시스템 구축과 수요를 반영한 장기집중교육에 사업 금액이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각종 지표와 수상 실적도 빼놓을 수 없다. 금오공대는 교육과학기술부 발표 취업률에서 5년 연속 정규직 취업률 우수대학(졸업생 1000~2000명)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지속적 산학협력 시스템 토대 정립을 위해 산학협력단·창업진흥센터·구미산업기술정보센터 등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는 활발한 산학협력 활동으로 대통령상(1997년), 과학기술부총리상(2004년), 중소기업청장상(2009년) 등을 휩쓸었다.


웹시스템 통해 학생·기업 요구 수용

kit+산업체 인턴십 관리시스템 “효과 클 것”

금오공대는 학생들의 산업체 인턴십에 전산관리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 학생들과 기업들이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마련, 서로의 요구사항에 걸맞은 회사와 학생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충분히 반영돼 자연스레 인턴십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학생·기업체의 신청과 데이터 관리, 적격기업·학생들의 배정으로 나뉜다. 인턴십 매칭 플랫폼 역할을 맡는 셈이다. 학생들은 이 시스템에 원하는 분야·직종·지역·기간을 비롯해 인턴십·현장실습 후 하고 싶은 일까지 입력할 수 있다. 기업체 역시 인턴십 참여 학생들이 맡을 업무 내용부터 성적, 업무 성격상 필요한 수업 수강 여부까지 기입 가능하다.

단순히 통로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금오공대를 비롯한 한국산업단지공단·중소기업진흥공단·구미중소기업협의회·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협력 5개 단체로 꾸려진 선발위원회가 학생·기업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심사해 인턴십을 배정한다. 양쪽의 역량을 평가해 실적과 눈높이에 맞추기 때문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훈 기획처장은 “시스템의 핵심은 ‘쌍방향 수요자 중심’이라는 데 있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학생과 산업체 요구를 적절히 반영한 인턴십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연 매출 2억~3억원 되는 업체에 학생들을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 외관상 활성화보다 해당 기업이 실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정확히 평가해 학생들을 매칭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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