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글로컬대학 신청서 제출 코앞, 대학들 연합 움직임
지난 2월 동남권 소재 A 전문대, ‘2개 연합대학 참여’로 혼선
교육부 “연합대학은 대학 간에만 가능해, 단과대 연합은 불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한국대학신문DB)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신청서 제출 마감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연합’ 개념에 대한 해석 차이로 한 대학이 두 개 이상의 연합체에 포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해당 대학이 한 개 연합체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교육부가 밝힌 ‘연합’ 개념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연합대학’에서는 기관 간 연합만 허용하겠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글로컬대학30’에서는 ‘기관 간 연합’만 허용한다고 강조했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은 “단과대 연합으로 신청할 수 없다. 중복 신청도 불가능하다”며 “‘연합대학’이라는 게 미술대 따로, 인문대 따로 각각 다른 대학과 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라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진행하면 컨소시엄 형태다. 대학끼리만 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러한 설명이 나온 데에는 최근 한 대학이 두 개 연합체에 동시에 포함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동남권에 소재한 A 대학은 같은 지역에 있는 전문대 8개교와 연합대학 형태(이하 B연합)로 글로컬대학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이들 대학 중 1개교가 제외돼 7개교가 연합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연합대학의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의 고등직업교육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앞선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약 이틀 뒤 A 대학이 광역 지자체 단위로 묶인 연합체(이하 C연합)에도 참여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C연합은 A 대학을 포함한 전문대 3개교로 구성됐다. 이들 3개교는 지난 2월 초 연합대학 구성에 합의하고 지난 2월 22일 교육부에 사업신청 의사(가지정 신청서)를 밝혔다. 이들 대학은 광역 지자체 특성을 살려 제조업 생산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었다.

A 대학 관계자는 2개의 연합체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한 배경에 대해 “지역에 있는 전문대 간에 연합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먼저 광역 단위 연합을 생각하고 준비 중이었다”며 “C연합을 추진하던 중 지역에 있는 전문대가 연합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먼저 논의 중이던 광역 단위 연합체에서는 공학 대학 연합 형태로 진행하고, 인문·보건 등의 계열은 같은 기초 지자체에 있는 대학들과 연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A 대학 관계자는 “최근 재정지원사업과 관계된 간담회 장소에서 교육부 관계자에게 단과대 연합에 대해 의견을 물었는데 좋은 방안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 D씨는 “그렇게 답변한 기억은 없다. 글로컬대학 사업 계획서에 보면 ‘대학 간 연합’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좋은 방안’이라는 말을 놓고 대학과 교육부 관계자 간의 해석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 관계자는 ‘좋은 방안’이라는 말을 현재 정책에 단과대 연합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 ‘좋은 방안’이라는 표현을 향후 지원 정책을 개선한다면 해당 의견을 반영해봐도 좋겠다는 취지로 썼을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2024년 글로컬대학 지정계획’에서 대학 간 연합 수준과 유형에 대해 ‘포괄적 연합’ 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포괄적 연합은 두 개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일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연합 체제다. 연합으로 만들어진 거버넌스는 대학 운영과 관련된 포괄적인 결정 권한을 갖게 된다.

결국 A 대학은 ‘연합대학’에 대한 교육부 설명을 들은 뒤, B연합에 남기로 결정했다. C연합 대학 관계자에게는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A 대학이 빠진 C연합은 기존에 연합을 결정한 2개교가 신청서를 준비하고 있다. A 대학 관계자는 “연합 형태로 지원하는 전문대 가운데 선정 대학이 나와 성과를 내주길 바란다”며 “연합체의 성과가 다른 대학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글로컬대학 선정 절차는 우선 오는 22일까지 예비 지정 신청서를 접수받고, 이후 4월 중 예비 지정대학을 선정하게 된다. 본 지정(최종 선정) 결과 발표는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