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플라워 데몬스트레이션·디제잉이 어우러진 개막식
100% 예술·디자인 특성화… 동시대성·실험성 공존한 전시
조형예술제 앞두고 ‘제3회 ESG 친환경 예술 다짐식’ 개최

위드워크숍(창작·제작)에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주민들 모습. (사진= 계원예대 제공)
위드워크숍(창작·제작)에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주민들 모습. (사진= 계원예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계원예술대학교(총장 김성동)가 올해로 32회를 맞은 ‘계원조형예술제(32nd Kaywon Art & Design Festival, Degree Show)’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창조인을 위한 특별한 장소, 크리에이터의 세계를 지향해 온 계원예대 캠퍼스는 나흘간 학생들의 창작물로 빼곡히 채워지며 하나의 거대한 예술 실험실로 탈바꿈했다.

이번 조형예술제는 행사 상징색인 블랙과 그린을 활용한 머플러를 두른 학생·교수·동문·지역 주민들의 행렬 속에서 막을 올렸다. 계원예대는 국내 유일의 100% 예술·디자인 특성화 대학으로, 개교 이후 실기 중심의 교육과 융합적 사고를 기반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크리에이터’를 배출하는 데 힘써 왔다.

올해 조형예술제는 지난 21일 사립미술관 쿠마(KUMA)에서 열린 오프닝을 시작으로 지난 24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이번 전시 작품은 △학과별 졸업작품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졸업작품 △졸업우수작품 △ESG 우수작품 등으로, 졸업 예정자 1200여 명이 지난 1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학생들의 작품은 5개 계열 16개 학과, 1개 학부(2전공), 전공심화 9개 학과의 모든 전공을 망라한다. 공간연출, 사진예술, 순수미술, 융합예술, 광고브랜드디자인, 시각디자인, 게임미디어, 디지털미디어디자인, 애니메이션, 영상디자인, 리빙가구디자인, 스마트프로덕트디자인, 플라워디자인, 건축디자인, 실내건축디자인, 전시콘텐츠디자인, 미래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전시됐다.

졸업우수작품과 일부 전시는 온라인 플랫폼 ‘계원조형예술제 사이트’에서도 공개됐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은 이들이 계원예대 학생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2회 계원조형예술제 졸업우수작품 KUMA전시. (사진=계원예대 제공)
32회 계원조형예술제 졸업우수작품 KUMA전시. (사진=계원예대 제공)

■ 지속가능 창작문화 확산 위한 캠퍼스 실천 기반 마련 = 계원예대는 조형예술제에 앞서 파라다이스홀 1층 로비에서 ‘3회 ESG 친환경 예술 다짐식’을 열고, 창작 전 과정에 ESG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캠퍼스 차원의 실천 의지를 다졌다.

다짐식에는 학생·교직원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김성동 총장을 비롯해 김성은 기획조정처장, 최정심 교육혁신처장, 전나현 산학취업처장, 송아영 학생성공처장, 이충호 사무처장 등 대학 주요 보직자도 자리해 ESG 기반 창작문화 조성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김성동 총장은 “창의적 교육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지속가능한 창작이야말로 미래 예술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오늘의 다짐이 여러분의 일상과 작품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때, 대학 전체 예술 생태계가 더욱 건강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ESG 서포터즈 대표 학생들이 ‘ESG 실천 다짐문’을 낭독하며 △작품 제작 과정에서 폐기물 감축 △업사이클·리유즈 기반 전시 운영 강화 △친환경 재료 사용 장려 △지역사회와 연계한 나눔 활동 확대 등을 약속했다.

또 참석자들은 ESG 실천 문구를 친환경 종이에 적어 다짐 배너에 부착하는 참여형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계원예대는 조형예술제 준비·설치·철거 전 과정에서 폐기물과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자재 활용과 재사용·업사이클링 확대 등을 포함한 ESG 실천 체계를 더욱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동 총장을 비롯해 주요 참석자들이 계원조형예술제 오프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계원예대 제공)
김성동 총장을 비롯해 주요 참석자들이 계원조형예술제 오프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계원예대 제공)

■“졸업작품은 새로운 창작 인생의 출발점” = 지난 21일 진행된 오프닝은 공연·퍼포먼스·디제잉이 어우러진 복합 예술 무대로 꾸며졌다.

식전 퍼포먼스로는 ESG 학과졸업우수작에 선정된 융합예술과 이현호 학생의 작품 ‘Plug in the Site’가 소개됐다. 이 작품은 CDEU-2라는 일체형 책상 구조에 다양한 기계 장치를 결합해, 가시화되지 않거나 무심코 지나치는 행동과 상황을 포착·증폭하는 퍼포먼스형 작업이다. 관객이 의식하지 못한 움직임과 소리, 반응이 장치를 통해 재구성·확대되면서, 일상적인 몸짓이 하나의 사건이자 기록으로 변모한다. 작가는 “너의 증언이 나의 사건이 되고, 나의 증언이 너의 사건이 된다”는 메시지를 작업 구조에 녹여,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냈다.

이어진 개회사에서 김성동 총장은 계원예대의 정체성과 학생들의 노고를 함께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와 자유로운 상상, 창조적 마법은 계원예대가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대학으로 자리잡는 원동력”이라며 “캠퍼스를 넘어 온라인 공간까지 전시장을 확장한 학생들의 도전과 노력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졸업작품은 단지 학업의 결실을 넘어, 앞으로 사회와 현장에서 펼쳐질 여러분의 창작 인생을 예고하는 출발점”이라고 격려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축사에서 지역사회와 예술대학의 상생을 강조했다. 김성제 시장은 “계원예대가 있는 의왕시가 예술과 교육, 도시가 어우러지는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데 계원예대의 역할이 크다”며 지역 주민들이 조형예술제로 예술을 가깝게 접하고, 학생들은 지역과 소통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오프닝에서는 학과별로 선발된 졸업우수작 수상자에게 상장과 함께 작품당 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수상작은 쿠마에서 별도의 우수작품으로 전시됐다. 오프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플라워디자인과 학생들의 플라워 데몬스트레이션이었다. 현장에서 꽃의 색감과 질감, 구성, 조형 요소를 활용해 즉석에서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완성작 전시를 넘어 제작 과정 자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관객들은 꽃이 한 송이씩 올려지고, 구성과 균형이 맞춰지며 하나의 조형물로 완성되는 순간까지 지켜보며 창작의 긴장감과 몰입을 함께 체험했다.

축하공연으로는 성기완 융합예술과 교수의 디제잉이 이어졌다. 조형예술제가 단순히 작품을 ‘보는’ 전시가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 설치가 어우러진 복합 예술 축제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오프닝 행사에는 최성욱 학교법인 계원학원 이사장, 김성제 의왕시장, 김학기 의왕시의회 의장, 홍지연 경민대학교 총장, 양현승 리원컨설팅그룹 대표이사 등 외빈을 비롯해 대학 주요 보직자, 전공 교수진, 졸업작품 출품 학생, 동문, 지역사회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플라워 데몬스트레이션 현장. (사진=계원예대 제공)
플라워 데몬스트레이션 현장. (사진=계원예대 제공)

■ 환경·기후위기부터 메타버스까지 = 32회 계원조형예술제 전시장은 환경과 기후위기, 지역사회와 공공성, 일상과 인간성,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메타버스와 가상공간 등 동시대의 주요 이슈를 다양한 매체와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로 가득했다.

실기 기반의 조형 작업뿐 아니라 영상·사운드·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한 작품들도 다수 눈에 띄어,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계원예대 교육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학생들은 회화·조형·사진·영상뿐 아니라 프로그래밍, 센서, 투사 장치 등 다양한 매체를 결합해 관객 참여형 작품과 새로운 형태의 서사 구조를 제안했다.

조형예술제 기간에 계원예대를 찾은 학생, 학부모,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위드워크숍(창작·제작)’에서는 친환경 수성 잉크를 활용한 공판화(스텐실, 실크스크린) 프린팅, 숨 쉬는 화분 만들기 등 가족 단위 관람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직접 이미지를 그리고 오려내 에코백·파우치·패브릭 포스터 등에 프린팅하며,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몸으로 경험했다.

‘위드 플프마켓(Flea + Friend + Market)’은 학생·졸업생·지역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플리마켓으로 꾸려졌다. 사전 모집으로 선발된 15개 팀이 다양한 창작품과 중고 소품을 내놓고 판매했다. 학생들은 창작과 유통, 브랜딩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고, 지역 주민들은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생활소품부터 독창적인 아트 굿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계원예대 학생이 작품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계원예대 제공)
계원예대 학생이 작품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계원예대 제공)

■ 크리에이터를 길러내는 예술교육 플랫폼으로 = 계원예대는 조형예술제를 기반으로 대학이 지향하는 비전과 교육 방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크리에이터의 세계’를 표방하며 사회·환경·기술 변화를 읽어내고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창의적 실천가’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2회 계원조형예술제에서 선보인 작품에는 학생들의 일상과 지역사회, 동시대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반영돼 있었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 역시 전통적 매체와 디지털 기술, 참여형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다채롭게 펼쳐졌다.

32회 계원조형예술제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한 단계 성장을 확인하는 무대이자, 지역사회와 관람객에게는 예술·디자인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계원예대는 내년에도 조형예술제를 비롯한 다양한 창작·전시 프로그램으로 ‘크리에이티브 플레이어(Creative Player)’를 길러내는 예술교육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5 산학협력 EXPO·지산학얼라이언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계원예대 제공)
2025 산학협력 EXPO·지산학얼라이언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계원예대 제공)

■ 2025 산학협력 EXPO·지산학얼라이언스 개최 = 계원예대는 이와 함께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파라다이스홀 2층 메이커스 파라다이스와 정보관 X-Space에서 ‘2025 산학협력 EXPO·지산학얼라이언스’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 공공기관·산업체 관계자, 교육기관, 산학협력단 파트너 등 100여 명이 참석하며 지역혁신 중심 산학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EXPO는 지역사회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 성과를 공개하고, 대학-산업체-연구기관-지자체가 함께하는 지·산·학·연·관·민 협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진행됐다.

특히 디자인 기술 지원과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분야별 교수와 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 애로기술 자문단’도 출범했다. 산학협력 사업성과 보고에서는 계원예대가 올해 추진 중인 산학협력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기반 사업의 주요 성과와 지역사회 파트너십 사례가 소개됐다.

지산학얼라이언스 MOU 협약식에서는 라이즈에 기반해 대학·지자체·산업체·교육지원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들이 공식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번 협약은 지역 신산업 분야 인력양성, 실무형 교육과정 개발, 지역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 추진 등 지속 가능한 지역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지역 현안 해결 혁신 성공사례 발표와 기업수요 분석 발표 등이 진행됐다.

메이커스 파라다이스에서는 △산학협력 △혁신지원사업 △라이즈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COSS) △소상공인지원 △지역사회 연계 △창업지원 △고용노동부 지원사업 성과 등이 전시됐다.

전나현 산학취업처장은 “계원예대는 예술·디자인 특화 교육 기반 위에 지역 연계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산·학·연·관·민이 참여하는 공유·협력을 바탕으로 지역경제와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 정주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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