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의 선출제 전환 요구는 일축…“임명제 폐혜 많다면 법인이 판단할 것”

“법인, 구성원 의견 수렴해 총장 선임”...사퇴할 이유없다 선 그어

▲ 기자간담회 답변을 준비하는 김창수 중앙대 총장(오른쪽)과 조성일 행정부총장. 김창수 총장은 26일 출입기자단을 학내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교수협의회로부터 사퇴 요구와 함께 총장 ‘법인 지명제’를 ‘선출제’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김창수 중앙대 총장이 26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대학 구성원 모두가 총장 선출제를 요구하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수협의 선출제 요구를 즉시 수용할 뜻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김창수 총장은 이날 학내 R&D센터 11층 Univercity Club에서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류중석 교학부총장, 조성일 행정부총장, 방재석 안성부총장 등 주요 보직자들이 동석한 간담회에서 김 총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총장 불신임 △선출제 전환 요구 △부채 △QS세계대학평가 조작사건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 총장은 선출제 전환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으나, 전환을 추진하는 주체는 법인 이사회에 있다며 공을 넘겼다. 그는 “총장을 임명하는 방법은 환경과 문화가 바뀌면 이사회도 (그에 맞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논의의 방식은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법인의 이번 임명은 학칙과 정관에 기반해 이뤄진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임명제라고 해서 단순히 법인 이사회 입맛에 맞는 사람만 선택한다고 보는 것은 오해”라며 “이사회에서 학내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임기 동안 거둔 지표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총장은 “교수협의회는 구성원 중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당장은 총장 선출제 도입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구성원 전체의 의사결정을 수렴하는 투표 등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견 수렴 방식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아래는 김창수 총장, 부총장들과의 일문일답.

- 중앙대 법인 이사회는 연임을 결정하며 총장이 "대내외적 경쟁력을 한 단계 더 강화했다"고 했다. 그런데 교수협에서는 "대학평가 조작으로 인해 대내외적인 평가가 실추됐다"고 하지 않나.

“지난 2년간 제가 무엇을 했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재정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올 한 해 중앙대가 수주한 재정은 467억원이다. 단일 햇수로 중앙대가 수주한 재정 지원 규모로는 최대다. 외국인 학생 수도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물론 QS 대학평가 조작 사건이 제 발목을 잡은 것은 사실이다. 자체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관계자들을 조치했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가 사퇴하는 것인데, 그런 것을 갖고 사퇴한다면 누가 총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겠으며 외려 학내 혼란이 야기된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이 대학 발전에 노력한 점을 (법인 이사회가) 높이 평가한 것 같다.”

- 교수협이 선출제 전환을 요구하는데 지금이 논의 시기라고 보지 않나.

“교수협이 주장한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수협은 구성원들 중에서 일부라고 생각한다.”

- 학생들이 요구한다면 받아들일 생각은 있나.

“제가 말한 환경은 학내 환경을 말하는 것인데, 학내 환경이 임명제가 갖는 폐혜가 더 많다고 하면 법인 이사회가 합리적인 답변을 할 것이다.”

- 법인이 총장을 임명하면서 내외부에서 많은 추천을 받는다고 하지만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

“임명제냐, 간선제냐 그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로서 선출된 총장이 구성원을 대표해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는 맹세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의사를 결정했고 소통을 강화해 왔다. 임명제에 문제가 있다면 임명된 총장이 특정인만을 위한 총장인지, 학내 구성원 모두를 위한 총장인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 구성원 전체로 범위를 넓혀 투표할 생각은 없나.

“논의의 방식은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

- 소통을 강화했다고 했는데, 교수협에서는 대표자회의를 일방적으로 없앴다고 하지 않나.

(행정부총장) “대표자회의는 지난 2015년에 학사구조조정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만든 기구인데, 현재 원래 취지대로 운영돼 오지 않았음은 물론 학내에 구조개혁 관련 현안이 없기에 굳이 이 기구를 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총장) “보충하자면 대표자회의는 아직 존재한다. 없앤 적이 없다. 논의할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 교수협과 대화할 계획은 없나.

(총장) “교수협에 지속적인 대화 요청을 하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야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나.”
(교학부총장) “교수협과 지난 9월 중순부터 진지하게 대화를 진행하다가 의견의 차이가 있어서 잠시 중단된 것이다. 저희는 교수협을 회피한 적이 없다. 방학 중 여러 차례 만날 계획이 있으며, 대학 발전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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