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 해외대학으로부터 배운다 ① ] 철저한 지식기업… 대학 혁신 ‘아이콘’ 애리조나주립대(ASU)를 다녀오다 (中)
[창간기획 / 해외대학으로부터 배운다 ① ] 철저한 지식기업… 대학 혁신 ‘아이콘’ 애리조나주립대(ASU)를 다녀오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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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서밋 ASU 탐방기(1)

한국대학은 위기다. 전 세계적 흐름인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학들에 변화를 강요한다. 우리나라는 특유의 문제인 '학령인구감소'까지 여기에 더해진다. 당장 직면하게 될 신입생 유치에 대한 걱정부터 변화를 통한 미래 발전상 생각까지 대학들의 머리는 복잡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해외 대학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녹여낼 수만 있다면 악조건 속에서도 발전은 성큼 다가온다. 한국대학신문이 우리 대학들이 참고해야 할 해외 대학 성공사례를 선정, 그들이 가진 노하우와 성공의 밑바탕이 된 변화상들을 소개한다. 선행사례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적용함으로써 세계 어디에 내놔도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하게 될 국내 대학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애리조나주립대(ASU; Arizona State University) 현 시대 대학 혁신의 아이콘이다. 한때는 주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던 대학이 현재는 한 해 운영하는 예산만 6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사진=ASU 제공)
애리조나주립대(ASU; Arizona State University) 현 시대 대학 혁신의 아이콘이다. 한때는 주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던 대학이 현재는 한 해 운영하는 예산만 6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사진=ASU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UCN President Summit at ASU가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 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개최된 가운데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을 비롯해 국내 대학 총장·부총장, 교수단 및 교육 관계자 등 25명이 참가했다.  

3일간 진행된 서밋에서 첫째 날은 ASU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고 마이클 크로(Michael Crow) 총장으로부터 학생성공을 위한 어댑티브 러닝(△Advancing Student Success: Adaptive Learning at ASU)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받았다. 둘째 날에는 교육ㆍ연구ㆍ산학협력 등 파트별 담담 부총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토론이 진행됐다 (△Advancing Access at Scale and Speed △School of Human Evolution and Social Change △Innovation in Research: Driving ASU’s Research Strategy  △Biodesign Institute: Addressing today’s Global Challenges △School of Earth and Space Exploration: Advancing interdisciplinary research △Reflection & Discussion).  마지막 셋째 날에는 리더십 프로그랩에 대한 설명과 토론(Advancing leaders and institutional design capabilities △interdisciplinary collaboration and engaging faculty as knowledge entrepreneurs △Leveraging the University to Adnance Sustainability Goals △Advancing ASU through Strategic Partnerships)에 이어 ASU에 재학중인 한국인 박사과정 학생등과 자유 토론( △Discussion with ASU △Closing reflection & Discussion)으로 마무리됐다.  

다음은 ASU 서밋을 이끈 홍준 본지 대표이사의 탐방기이다. 

애리조나주립대(ASU; Arizona State University)는 현시대 대학 혁신의 아이콘이다. 최근 4년간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World Report)가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대학(The most innovative schools)’ 1위를 연거푸 차지한 ASU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학(World`s most prestigious universities) 1%’ 선정 등의 성과를 더하며 ‘혁신은 이러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예산만 보더라도 ASU의 ‘환골탈태’는 잘 나타난다. 주 정부 지원금이 전체 예산의 90%를 차지하던 열악한 대학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동일한 금액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제 주 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9%에 불과하다. 현재 ASU의 연간 운영 예산은 6000억원에 달한다.

ASU의 성공비결은 교육을 철저한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각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취임해 16년째 ASU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크로(Michael Crow) 총장. 그는 본지가 진행 중인 UCN프레지던트 서밋의 일환으로 프레지던트 서밋 ASU(President Summit ASU)에 참석한 국내 대학 총장단이 던진 “라이벌이 어디냐”는 질문에 차량 호출업체인 ‘우버(Uber)’를 들었다. 미국 전통의 명문대인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가 아닌 우버가 라이벌이라는 것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수 있는 답변. 하지만 애리조나주립대가 위치한 지역 여건을 보며 크로 총장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애리조나는 디트로이트처럼 자동차 산업이 있거나,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같은 첨단산업을 지역산업으로 보유하지 못한 곳이다. 애리조나 청년들에게 고교 졸업 후 면허증만 있으면 바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우버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ASU에 입학해야 할 청년층을 우버에 뺏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다른 대학과의 경쟁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ASU의 성공도 여기서부터 더듬어 나가야 한다. 크로 총장이 취임하고 가장 먼저 한 고민은 “어떻게 해야 애리조나주 내에 있는 ‘교육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였다. 그 결과물이 ASU가 표방하는 ‘지식 기업(Knowledge Enterprise)’이다. ASU는 철저히 서비스의 관점에서 지식을 포장하고 전달하며, 소비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혁신에 돌입했다.

ASU의 교육 서비스 혁신을 엿볼 수 있는 대표 사례는 GFA(Global Freshman Academy) 프로그램이다. GFA는 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ASU 1학년 학점을 부담 없이 편하게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면 2학년 과정부터는 캠퍼스에서 직접 들을 수 있는 일종의 ‘입학 통로’ 역할도 한다. 올해 기준 180여 개국 23만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할 정도로 ‘흥행’했다. 

GFA(Global Freshman Academy) 프로그램은 ASU의 교육 서비스 혁신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GFA(Global Freshman Academy) 프로그램은 ASU의 교육 서비스 혁신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국내대학들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학령인구로 인해 걱정이 많다. 그러나 크로 총장은 이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ASU도 애리조나 내 고등교육이 필요한 인구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이 필요한 인구는 1억4000만 명에서 4억 명 수준으로 조사된다. 한국 대학도 그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면 좋을 것”이라는 게 크로 총장의 조언이다. 결국 ASU의 GFA 같은 혁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ASU의 성공을 뒷받침한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학습 소비자의 수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역진행 수업(플립드 러닝, Flipped Learing)으로 잘 알려진 방식이다. 

적응형 학습의 적용 예시
적응형 학습의 적용 예시

ASU는 적응형 학습에 따라 수업을 두 갈래로 나눈다. 교실 밖의 수업을 ‘Adaptive System’, 교실에서의 수업을 ‘Active Class’로 구분한다. 수업 이론에 대한 부분은 교실에 들어오기 전 습득하고, 교실에서는 실험이나 실습, 토론 등을 통해 지식을 체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ASU가 적응형 학습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고 명확했다. 효율적인 교육을 통해 신입생들이 입학 후 학업을 이어나가는 비율을 뜻하는 신입생 유지율(Freshman retention rates)을 90% 이상 달성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ASU는 학습 부진 학생들을 2주 내에 식별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체계적인 분류를 통해 능동적인 학습을 도움으로써 재학생 90% 이상이 C이상의 학점을 취득하도록 하고, 수강 취소 비율을 5%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였다.  

적응형 학습 도입 이후 ASU는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고 있다. 16%에 달하던 중도 포기 학생비율은 7%로 낮아졌다. 신입생 유지율 90% 이상이라는 목표를 사실상 달성한 것이다. 

90% 이상 C학점 이상 취득이라는 목표도 이뤘다. 2014년 봄학기 기준 77%에 불과하던 생물학 개론 C학점 이상 비율은 적응형 학습을 도입하자 2015년 가을학기 들어 94%로 크게 올랐다. 이후에도 90% 이상의 비율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11%던 수업 취소율은 1.5%로 낮아졌다. 강사·교육과정을 그대로 두고 적응형 학습을 도입한 미시경제학의 경우 C학점 이상 비율이 2016년 63%에서 2017년 89%로 치솟았다. 

프레지던트 서밋 ASU에 참가한 총장단이 ASU를 둘러보고 있다.
프레지던트 서밋 ASU에 참가한 총장단이 ASU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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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2018-11-19 21:12:13
ASU 연간 운영예산 6,000억원이 맞는 것인지..그리고 어느 해의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사실 대학의 지속적인 연간 예산이 대학 발전의 가장 큰 동력이잖아요..물론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냐가 중요하기는 하지마는.....예를 하바드대학교의 2017년도 총 예산이 대략 6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스탠포드대학교는 4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