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교육의 본질 바뀌지 않아”
모집인원 자율조정 가능성 ‘모집 유보 정원제’ 제안
‘개개인 역량 이끌어내는 대학’ 주문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이 12일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석해 '코로나 시대와 대학'을 주제로 발제 중이다. (사진=한명섭 기자)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이 12일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석해 '코로나 시대와 대학'을 주제로 발제 중이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홍근 기자]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세상이 아무리 바뀐다 할지라도 개인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대학의 변화는 교수학습방법에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법적으로 이미 마련돼 있지만, 정작 대학들은 ‘평가’라는 한계에 부딪혀 도전하지 못한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12일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0 일반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이하 서밋)’ 5차 컨퍼런스에서 ‘코로나 시대와 대학’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 사무총장은 대학들이 코로나를 겪으며 새로운 흐름에 따른 변화를 필요로 하지만, 기본역량진단과 같은 대학 평가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재정 문제로 정책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대학의 주체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지만, 대학 수가 많기에 일부 대학을 폐교해야 된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에 대해서 “오해가 있다”며 “폐교해야 하는 대학은 소위 ‘비리’를 저지른 일부 대학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은 대학, 특히 지방 소규모 대학들은 폐교해야 할 마땅한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전체 대학 모집인원에서 소규모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구조개혁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황 사무총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모집인원 1000명 미만 대학, 즉 소규모 대학은 61개교로 2만5184명을 모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4001명 이상 모집하는 소위 대규모 대학의 경우 대학 수는 8개교에 불과했지만, 모집인원은 3만5414명에 달했다. 황 사무총장은 “굳이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면 오히려 대규모 대학의 모집인원을 줄이는 것이 맞지 않냐”고 역설했다.

자율적인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집 유보 정원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모집 유보 정원제’란 대학이 상황에 따라 모집인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허용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학교를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는 대학이 충원율이 낮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다.

우리나라 현 교육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했다. “고출산·산업화 세대 관점에서 초저출산·디지털 세대의 교육을 평가하고 있다. 국민 하나하나가 똑똑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임에도 우리나라 교육은 여전히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서열구조’와 ‘구조조정’에 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해결방안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 △독립성·사회성·공동체성 △성실과 책임감 △도전정신 등을 대학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필요 덕목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시대에서 바라보면, 이제는 개인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는 학생들 개개인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대학이 돼야한다”는 게 황 사무총장의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발표를 종합하면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고등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전제로 △주체성 △다양성 △자율성 △공동체성 △대학 재산 운용의 탄력성 △안정적 재정 지원을 내세웠다. 한편으로는 대학의 책무를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주제발표에 나선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의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대학은 대학이니까 스스로 할 건 해야 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대학 스스로의 책무성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발제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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