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규모 설문조사와 데이터 수집 플랫폼 ‘픽플리’ 앱 출시
평범한 동아리에서 법인 설립, 시드 투자 유치한 유망 스타트업 기업으로 발돋움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만드는, 공신력 있는 플랫폼 꿈꾸는 김 대표, “선한 영향력 퍼뜨리고파”
“지속가능한 아이템을 찾아야”, “확실한 비전과 동기를 갖고 창업 고려하길”

김동호 R2C 컴퍼니 CE0 (사진=김한울 기자)
김동호 R2C 컴퍼니 CE0 (사진=김한울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설문조사를 접한다. 대학생에게 설문조사는 과제를 수행하거나 논문을 작성할 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이나 소상공인들도 시작 전 데이터 수집을 위해 소규모 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김동호 R2C 컴퍼니 대표(고려대 경영학과·3)는 이런 설문조사를 진행할 때 참여자를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자료가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갖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는 사람이 끊임없이 참여할 사람을 찾아나서야 하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 결과 그는 투표 기반 커뮤니티이자 리서치 데이터 플랫폼 ‘픽플리(Pickply)’를 출시해 리서치 시장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설립한 회사 ‘R2C 컴퍼니’의 대표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김동호 대표를 23일 서대문구에 있는 ‘청년창업꿈터’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 “번거로운 설문조사, 바꾸고 싶었다” =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가 창업을 꿈꾸게 된 것은 군 복무 기간이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군대에 있으면서 창업을 통해 사회에 족적을 남기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어렸을 때 사업을 했던 아버지의 존재도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데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친 후 창업에 대한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평소 대학 강의에서 과제를 제출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리서치를 진행하곤 했던 그는 한명 한명에게 직접 조사를 진행한 번거로운 기억을 되살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고자 했다. 특히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이나 소상공인들도 비용, 시간 등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 제대로 된 설문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점도 그가 새로운 플랫폼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

■ 새로운 리서치 데이터 플랫폼 위해 하나로 뭉친 R2C 컴퍼니 =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꿈꿨지만 창업을 혼자서 이루기 어려웠던 그는 “창업을 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넘어 가지고 있는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자신과 함께 할 동료들을 찾기 시작했다.

크림슨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아 창업 동아리를 꾸려 다니고 있던 고려대 경영대학 스타트업 연구원이 운영하는 창업 경진대회에 나가거나 국가기관에서 진행하는 창업 관련 행사에 참여하며 자신과 같이 창업을 꿈꾸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자신의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할 비전에 공감하며 친구처럼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꾸준히 찾아 나섰다. 가졌던 생각을 다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가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공동창업자로 함께 일하고 있는 김하연 씨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김동호 대표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맨 처음에는 경쟁 회사가 될 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며 웃어보였다. 경계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있는 김 대표와 함께 일한다면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그와의 동행을 택했다.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마케팅 부문 총 경영자(CMO)로 합류한 강우성 씨도 마찬가지였다. 강 씨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도 똑같은 삶만 반복될 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김동호 대표가 갖고 있는 목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에 함께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을 거라 판단해 과감히 사직서를 내고 그와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고기술경영자(CTO) 김현웅 씨와 프로덕트 리드 이다영 씨가 합류하며 ‘R2C 컴퍼니’가 비로소 모습을 갖췄다.

R2C 컴퍼니 구성원들. 왼쪽부터 강우성 CMO, 김하연 COO/PM, 이다영 프로덕트 리드, 김동호 CEO, 김현웅 CTO (사진=김한울 기자)
R2C 컴퍼니 구성원들. 왼쪽부터 강우성 CMO, 김하연 COO/PM, 이다영 프로덕트 리드, 김동호 CEO, 김현웅 CTO (사진=김한울 기자)

■ 공신력 있는 플랫폼 그리고 선한 영향력 전하는 청년 사업가를 꿈꾸다 = 회사 설립에 이어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만들고 데이터를 모아 새로운 가치를 더한다’는 비전을 갖고 김동호 대표는 지난해 3월 설문조사 품앗이 플랫폼 베타 서비스인 ‘SurBay’를 선보였다. 이후 ‘2021 스타트업 익스프레스 서머 시즌’에서 장려상을 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2021 학생 창업유망팀 300 창업도전형 최종 선정 △2021 생애최초 청년창업 지원사업 우수 기업 선정 △SK LOOKIE 성과발표회 피칭 △2022 Spring CHOO CHOO DAY 발표 기업 선정 등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며 올해 6월 법인 설립과 함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열린 ‘2022 학생 창업유망팀 300 페스티벌’ 모의투자에서 목표 금액인 5000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4억 54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성장트랙에서 진행된 온라인 창업배틀 시즌 1과 2에서 연속 1등을 차지하는 등 큰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R2C 컴퍼니는 이번 9월에 정식으로 ‘픽플리’ 앱을 출시했다. 커뮤니티형 리서치 플랫폼임을 천명한 픽플리는 설문조사, 좌담회, 인터뷰이, 베타테스터 등의 설문조사와 대학생을 위한 다양한 상담 게시판, 스타트업 게시판 등에서 투표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주된 무기로 삼았다. 이전까지 거뒀던 성과와 사회에서 기대하고 있는 적잖은 성장가능성에도 그는 “아직 시작 단계에 들어섰을 뿐”이라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공신력 있는 설문조사 플랫폼으로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대학생 커뮤니티나 설문조사 시장에서 픽플리라는 이름이 바로 떠올리게끔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루고자 했던 창업 초기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있다. 단순한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와 함께 성장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자 각오”라며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청년 사업가로 뽑히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더불어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창업 그 자체가 목적이 되서는 안된다. 창업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조언했다. 맨 처음 창업을 꿈꾸고자 했을 때처럼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고 명확한 사업동기를 갖고 있어야 제대로된 창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순간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과 비전을 찾아야 한다”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에게 응원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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