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대 AI학부 재학 중, 학내에서 창업 자문 멘토 만나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 정보 수요도 증가
빅데이터·AI 활용한 자동 추천·시설 예약 등 맞춤형 정보 제공
“실패에 주눅들지 않고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 가져야”
“반려동물과 쉽게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세상 만들고파”

양혜리 위드미 대표. (사진=김한울 기자)
양혜리 위드미 대표. (사진=김한울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이미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2021년 3월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 가구 반려인은 약 1448만 명으로 한국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 산업도 덩달아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2018년 2조 6510억 원에서 2022년 4조 1739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 정도 추세라면 2027년에 이르면 그 규모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반려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양혜리 위드미 대표(용인대 AI학부·3)는 이런 상황 속 일상 속에서 반려인들이 느꼈던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같이가’ 앱을 선보였다.

일상 속에서 흔하게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창업이라는 양 대표는 현재 다른 플랫폼과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차별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창업 아이템이 삶 속에 있다고 강조한 그를 지난 3일 위드미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허현범 CTO가 지난해 열린 ‘2022 산학협력 EXPO’에서 부스를 찾은 사람들에게 ‘같이가’ 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위드미)

■ “반려동물과 함께 나가기가 너무 힘들더라” 말 듣고 창업 영감 얻어 = 반려인이 양육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처가 힘들다’와 ‘자유롭게 여행 갈 수 없다’는 점이다. 양 대표는 여기에 주목했다. 그는 용인대에서 운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코딩과 응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창업 및 자문 멘토를 만나 처음으로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고민을 하던 중 같은 연구실에서 일하는 한 팀원으로부터 반려인의 고충을 듣고 과감히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반려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을 하고 싶어도 정보도 부족하고 외출 시 불편한 점 때문에 자주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양 대표는 이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그가 다니던 용인대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창업을 꿈꾸고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이전에 만났던 멘토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운영에 필요한 서버와 도메인을 활용할 수 있었으며, 대학동문회회장을 통해 받은 사무실은 지금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앞서 적잖은 반려인들이 느끼고 있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둬야 했다. 양 대표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반려동물과 동행할 수 있는 시설과 이에 대한 정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정보들을 검색하고 찾아보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단점도 생겼다”며 정보를 사용자에 맞게끔 구분하고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 AI를 활용해 ‘같이가’는 플랫폼 기업 ‘위드미’ = 고심을 거듭한 양 대표의 선택은 AI(인공지능)였다. 이전에 양 대표는 ‘ITC-CSCC(회로·시스템·컴퓨터·통신 국제학술대회) 2022 Computer Vision’ 분야에 바둑 AI ‘알파고’에 활용됐던 학습데이터 셋(set)에 대한 알고리즘 논문을 게재한 적이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AI 지식을 기반으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반려동물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회사의 이름을 딴 ‘같이가’ 앱 개발에 나섰다.

그는 “현재 다양한 반려동물 플랫폼이 존재한다. 다만 단순 정보만 제공해서 막상 찾아갔더니 반려동물과 갈 수는 있지만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서비스의 질이 낮은 등 아쉬운 점도 많았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AI를 활용해 가게의 품질과 서비스를 동시에 확인함과 동시에 데이터를 구축해 사람들이 원하는 장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같이가’는 앱과 반려인이 함께하는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번거로운 검색과정이나 별도의 지도 앱을 사용하는 등 기존 플랫폼의 문제점을 파악해 △빅데이터 기반 추천 △맞춤형 서비스 △AI를 통한 맞춤형 정보 등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계획적인 동선을 짤 수 있고 각자 원하는 공간에 갈 수 있도록 매칭한다.

성과는 확실했다. ‘2022 산학협력 EXPO’에서 산학협력 우수성과로 전시된 학생 창업유망팀 30팀 중 하나로 뽑혀 사람들 앞에서 플랫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행사에 앞서 이용하던 차의 배터리가 나가 하마터면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지 못했을 뻔했던 과거를 회상한 양 대표는 “덕분에 해당 엑스포에서 인기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위드미 구성원들. 왼쪽부터 양혜리 대표, 허현범 CTO. (사진=김한울 기자)
위드미 구성원들. 왼쪽부터 양혜리 대표, 허현범 CTO. (사진=김한울 기자)

■ 사업 아이템이 왜 필요한가에 대답할 수 있어야 = 이런 노력과 성과에도 위드미 팀은 아직 담금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양 대표를 포함한 팀원 모두가 대중 앞에 ‘같이가’ 앱을 내놓기엔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반려인들이 마음 놓고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특히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그는 ‘같이가’만의 기반을 단단히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사용자와 함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준비부터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물론, 반려동물을 기르는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그의 초심은 여전하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 그는 자신이 가진 사업 아이템이 사람들에게 왜 필요한가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창업을 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할 때 사람들로부터 왜 이런 아이템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이럴 때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덕담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거나 창업 과정 중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활용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꺼냈다. 다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낄지언정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은 계속 갖고 있어야 한다”며 “아이템이 빛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졌던 아이디어에 대한 자부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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