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에리카 건축공학전공 3학년 때 창업 시장에 도전
평소에 관심 있던 예술 분야, 소규모 창업가 위한 플랫폼 부재에 창업 결심
‘현대 미술 혁신가’ 뒤샹의 ‘샘’처럼…예술 창작자를 위한 아트 플랫폼 선봬
“‘레디 메이드’처럼 이전에 없던 창의성으로 다채로운 활동 보여주고파”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바로 실행해야 다양한 경험과 도전 할 수 있어”

강웅교 레디메이드 대표 (사진=본인 제공)
강웅교 레디메이드 대표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현대미술의 거장인 프랑스의 예술가 마르셀 뒤샹은 1917년 뉴욕의 앙데팡당전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일반 소변기 제품에 ‘샘(Fountain)’이라는 제목을 붙여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기존의 물건에 어떠한 변형이나 디자인을 가하지 않고 제목만 새로 붙인다는 ‘레디 메이드’ 개념이 처음 제시된 순간이다.

강웅교(한양대 에리카 건축공학전공·4) 레디메이드 대표는 이전에 없었던 생각을 통해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뒤샹과 그의 ‘레디 메이드’ 작품에 큰 감동을 받았다. 2학년까지도 창업을 생각하지 않았던 강 대표는 3학년이 되자 예술가를 위한 아트 플랫폼 창업을 목표로 학생 창업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 강 대표는 원활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네트워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예술 플랫폼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함이다. 이처럼 전에 없던 시도로 새로운 창업과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를 지난 14일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 시험 후 버려지는 과제물에서 얻은 창업 영감 = 강웅교 대표는 평소에 예술과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아 직접 만들거나 관련 전시회에 찾아가곤 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건축학도로 대학 생활을 즐기던 그가 산업디자인학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하면서 달라졌다. 그는 “산업디자인학과 수업에서 자신이 생각한 산업디자인 작품을 선보여야 할 때가 있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과제물이 과제 기간이 끝나면 없어진다는 사실이 억울했다”며 “공들인 작품을 왜 버려야만 하는가라는 간단한 물음에서 창업을 처음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리마켓에 직접 참여해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는 강웅교 대표. (사진=본인 제공)
플리마켓에 직접 참여해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는 강웅교 대표. (사진=본인 제공)

평소에 관심이 많던 예술계를 살펴본 그는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해가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함께 조사한 ‘2022년 미술 시장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 시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유통액 1조 377억 원을 달성해 2021년 7563억 원 대비 37.2%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발전하는 미술시장이 소비자 중 특정 계층만을 소비되고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는 예술 창작자들이 작품 판매 공간과 활동 공간이 부족해 과제가 끝난 과제물 같이 그들의 작품이 낭비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 맹점을 파고들면 예상외의 사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수업을 같이 듣던 학생 2명과 함께 예술가를 위한 아트 플랫폼 ‘레디메이드’ 팀을 꾸려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 “뒤샹의 ‘샘’ 같이··· 기성 플랫폼에서 더 나아간 플랫폼” = 남들보다 1~2년 늦은 창업이었지만 창업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교육 매니저를 둬 관리하는 등 학교의 지원 아래 빠르게 창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이미 일반 대중을 위한 아트 플랫폼은 여럿 있었지만 강 대표는 기존 플랫폼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플랫폼을 꿈꿨다. ‘레디메이드’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그는 “예술가에게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으로,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며 “예술 창작자들이 개인의 작품을 자유롭게 등록해 판매하고 전시의 기회를 제공해 보다 쉬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있는데 일반 관람자들이 이를 자주 볼 수 있게끔 발굴하는 역할도 겸한다고 설명했다. 플리마켓에 직접 참여한 이유도 예술 창작자들이 제품 유통 및 판매 과정에서 얼마나 고충을 겪고 있는지 알기 위함이었다.

이런 노력으로 ‘레디메이드’는 교내 창업아이디어 ‘SID-AUDITION’ 결선 진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안산시 지역강소특구 이노폴리스 사업 스타트업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더불어 ‘학생 창업유망팀 300’의 성장트랙에 선정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우수 학생 창업 30개 팀 중 하나로 뽑혀 ‘2022 산학협력 EXPO’에 참가해 사업 아이템과 가능성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강 대표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하기엔 아직 멀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앞으로 레디 메이드가 가져올 파급력을 더 키운다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디메이드’ 팀의 모습. 왼쪽부터 김현서 디자이너, 김도연 마케터, 강웅교 대표 (사진=강웅교 본인 제공)
‘레디메이드’ 팀의 모습. 왼쪽부터 김현서 디자이너, 김도연 마케터, 강웅교 대표 (사진=본인 제공)

■ 믿을 수 있는 팀원들과 함께 ‘대체가능한 사업가’ 꿈꾼다 = 현재 ‘레디메이드’ 팀은 강 대표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창업을 결심한 팀원들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그는 “같은 수업에서 만난 사이다 보니 대표와 사원의 관계가 아닌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처럼 소통하고 있다. 창업에 대한 실패가 문득 떠오를 때가 있는데 팀원들을 믿을 수 있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창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빠르게 창업을 도전해봤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3학년부터 창업을 시작하다보니 아쉬움이 있다. 조금만 더 빠르게 일을 시작하거나 팀을 결성했다면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많고 기회도 빨리 다가 왔을 것”이라며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마음 먹은대로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사업가로서 목표로 그는 ‘대체가능한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워도 변함없이 운영되는 단단한 사업체의 사업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대체가능한 대표가 되고 싶다”며 “미술의 ‘레디 메이드’ 개념처럼 ‘레디메이드’ 팀도 계속 발전해나가겠다. 아트 플랫폼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레디메이드 팀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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