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줄고 졸업생 수능 지원자 증가…‘N수생’ 영향력 확대
상위권 일부 대학 정시모집 확대 추세…일부 대학은 반영 영역 축소

지난 16일부터 열린 정시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열린 정시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2022년 12월 29일부터 2023학년도 일반대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원서접수가 시작되기 전까지 자신의 성적과 각 대학 평가 전형에 맞춘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매년 발생하는 정시 관련 이슈를 체크하는 것이 지원 전략 준비에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수험생들을 위해 이번 정시에서 눈여겨 볼 이슈 등을 정리해봤다.

■ 수능 재학생 응시자는 줄고, 졸업생 응시자는 늘어…‘N수생’ 영향력 확대 =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응시한 수험생 수가 감소했으나 졸업생·검정고시생의 수능 응시가 증가해 ‘N수생’의 강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0만8030명으로, 지난해 50만9821명보다 1791명이 줄었고, 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71명 감소한 35만239명이, 재수생·반수생 등 졸업생은 7469명 증가한 14만2303명이 지원했다.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만5488명으로,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을 합하면 수능 응시자의 31.1%를 차지한다. 이처럼 졸업생 수능 지원자의 증가 폭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나타나면서 자연계열 상위권 비중이 큰 졸업생의 영향력이 커져 의·약학계열 및 상위권 주요대 자연계열 학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탐 지원자 감소 폭도 커 자연계열보다 인문계열 학과의 정시 경쟁률 하락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졸업생 확대 효과가 작고 수험생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방 소재 중하위권 대학은 수시 미충원 인원이 확대되면서 수시모집에 이어 정시모집에서도 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과 지방 소재 대학 간 양극화 현상이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언어-수학 영역 간 표준편차 클 것으로 예상돼…“교차지원 늘어날 것” =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에 따른 상경계열 합격선 상승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해에는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이 시행되며 이과생들이 통계학과, 경제학과, 자유전공학부 등에 교차지원하면서 합격선이 상승했다.

더불어 올해는 선택형 수능 체제 하의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할 수 있게 되면서 교차지원으로 인해 입시 결과가 크게 상승한 학과들의 합격선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다만 현행 수능에서는 여전히 인문계열로의 교차지원 시 상위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으며, 언어와 수학 영역 간 표준점수 편차가 10점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11월 7일부터 16일까지 수험생 1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고등학교 3학년 이과생 851명 중 63%가 문과 교차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N수생들은 53%가 교차지원을 할 것이라 답했다.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할 경우 희망하는 계열은 고3 기준 상경계열이 66.4%로 가장 많았고, 학과 무관(19%), 사회과학계열(9.1%), 사범계열(2.2%), 어문계열(2.1%), 인문 일반학과 계열(1.1%) 순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열 학과인데 수학 점수가 전년보다 올라갔다면 이과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한 학과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상위권 주요대 일부 정시모집 증가 = 2023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은 34만9124명으로 2022학년도보다 2571명이 증가했으나 정시모집에서는 전년 대비 7493명, 2.3% 포인트 감소한 7만6682명(22.0%)을 선발한다. 다만 상위권 대학 중 일부 대학에서 정시모집 확대 추세가 이어져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는 정시 선발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에 정시 선발 비율이 30.9%에 불과했던 서울대는 정시모집 인원을 1071명에서 1418명으로 347명 늘렸다. 전체 선발 인원의 40.8%를 정시에서 선발하는 것이다. 서울대에 이어 정시모집 비율의 확대 폭이 큰 대학은 중앙대다. 중앙대는 정시에서 2178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422명 늘어난 수치다. 경희대도 지난해 2240명에서 올해 2409명으로 정시모집 인원을 확대했다. 정시 선발 비율은 45.3%다.

발표 모집요강(2022.11) 기준이며, 최종 요강은 홈페이지 참조. 자료=유웨이
발표 모집요강(2022.11) 기준이며, 최종 요강은 홈페이지 참조. 자료=유웨이

■ 일부 대학들, 반영 영역 축소해 지원자 확대 = 올해도 일부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에 변화가 있다. 서울시립대는 영어 영역 반영 비율을 축소했으며, 아주대도 영어 반영 비율을 5%씩 줄이고 탐구 반영 비율을 확대했다. 한국외대(서울)도 ELLT 등 일부 학과에서 영어 반영 비율을 줄이는 등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영향력을 축소했다.

반면 동덕여대는 인문계열 수학 영역 반영 비율을 25%에서 20%로 줄이고 영어 비율을 확대했다. 약학과를 제외한 탐구 과목 수를 2과목에서 1과목으로 축소했다.

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지표 등에 따라 최종 반영 점수가 달라진다.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만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 반영 변경사항을 살펴 합격 가능성을 진단하고 최대한 나에게 유리한 수능 반영 방법을 찾아 모집군별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들은 국/수/영/탐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 가운데 반영 영역을 축소해 지정 영역을 줄이고 학생 선택 영역을 늘리는 등 반영 영역 제한을 폐지하고 지원자 확대를 유도해 눈에 띈다.

작년까지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던 서울여대는 올해 국/수/영/탐 중 우수한 3개 영역을 반영하며, 수학과는 수학 영역을 필수 반영하고 국/영/탐 중 우수 2개 영역을 반영하도록 수능 반영 영역을 축소했다.

강릉원주대도 4개 영역 반영을 국/수/영/탐 중 우수 3개 영역 반영으로 변경했으며, 대진대는 국/수/영/탐 중 우수 2개 영역 반영으로 반영 영역 수를 줄였다. 안동대·원광대·금오공대·대구가톨릭대 등도 수능 반영 영역 수를 축소했으며, 평택대는 국/수/영/탐 중 택3 반영으로, 협성대는 탐/국·수·영 중 택2 반영으로 변경했다.

수능 반영 영역 축소는 특정 영역에서 부족한 성적을 받은 수험생까지 지원권이 확대되면서 합격선도 높아진다. 기존의 입시결과를 그대로 참고하면 불합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입시결과보다 합격 가능권 범위를 상향 예측하고, 모의지원 결과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중하위권 대학과 정시 선발 인원을 확대한 일부 주요 대학 등에서 수험생 감소 현상이 맞물리면서 정시 경쟁률과 합격선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 지원권대별 수험생들의 연쇄 이동으로 수도권 대학 및 지역 거점 대학을 제외한 대학들의 점수 하락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수험생 감소, 졸업생 증가, 정시모집 확대 등 인원 변화는 대학별 지원자의 연쇄 이동, 그에 따른 합격선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나의 지원권 대학 뿐 아니라 상향·하향 지원권 대학의 모집인원 변화 역시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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