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 발표…반도체 관련 학과 인기
정부 정책 변화로 원자력 관련 학과 선호도 상승 추세 이어질 듯

첨단산업 관련 학과가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유망 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첨단산업 관련 학과가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유망 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정시모집 원서 작성에서 대학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학과’다. 적성이나 소질과 관계없이 대학 간판만 보고 진학할 경우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를 택하거나 중도에 자퇴하는 학생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을 찾기 위해 대학에서의 전공 선택은 중요한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전공을 선택할 때 정부정책이나 유망산업 등과 연계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7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에 따라 첨단산업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올해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이 변화하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원자력 관련 학과의 경쟁률이 지난 수시 모집 당시 상승한 점도 눈에 띈다. 

■ 졸업 이후 취업을 노린다면…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주목’ =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이전부터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해왔는데, 2023학년도에 고려대는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스마트모빌리학부(현대자동차), 연세대는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를 추가로 신설했다. 서강대와 한양대도 SK하이닉스와 협약해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반도체공학과를 각각 신설했다. 고려대의 스마트모빌리학부는 ‘학사과정 3.5년+석사과정 1.5년’의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

자료 = 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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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특수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삼성전자와 협약해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신설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시에서 군외로 선발해 가·나·다군 3회 지원과 관계없이 복수 지원할 수 있다.

높은 합격선 예상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전년도 입결과 경쟁 대학군 비교해야 =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취업이 보장되고 주요 대학에 개설된 만큼 높은 합격선이 예상된다. 전년도 주요 대학의 정시 입학 결과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상위권 대학·학과의 입결과 비교해서도 비슷 또는 우위의 결과를 보이는 만큼 세심한 지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자료 = 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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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전년도 정시전형 세부 결과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올해 신설된 학과의 경우 해당 대학의 비슷한 모집단위의 예년 입결과 비교해 보거나, 다른 경쟁 대학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입결을 참고해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확인해 수험생에게 유리한 대학 찾아야 =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기본적으로 정시 일반전형과 평가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에 일부 상위권 대학의 공학 대학과 경쟁 혹은 중복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별 정시 전형방법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검토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자료 = 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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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전형방법은 전년도와 동일하지만, 모집인원이 5명 늘어 경쟁률과 입결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균관대의 경우 전년도보다 국어 반영비율은 5% 증가, 수학 반영비율은 5% 감소했다. 영역별 반영비율의 격차가 줄면서 영역별로 성적 편차가 적을 경우 유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영역별 반영비율이 달라진 만큼 입시 결과 또한 전년도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입결 확인 시 이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

자료 = 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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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전년도 전형방법을 유지하지만, 영어를 전형 총점에 반영한다. 등급 간 점수 차도 큰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어 경쟁력을 고려해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서강대도 전년도와 동일한 전형 틀을 유지하나, 경쟁 대학과 비교했을 때 수학의 영향력이 가장 커 수학 성적에 따른 점수 유불리를 고려해야 한다. 한양대는 과탐 과목 간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으며, 과탐Ⅱ 과목에 응시할 경우 3%의 가산점을 부여해 과탐Ⅱ 과목 응시자는 가산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료 = 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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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관련 학과 선호도 상승세 여전할 듯 =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되면서 원자력 관련 학과의 선호도도 상승하는 추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 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 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수시 때부터 원자력 관련 학과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원자력 관련학과를 운영하는 전국 5개 대학의 2023학년도 수시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8.7대 1에서 9.4대 1로 상승했다. 이 중 서울권 3개 대학인 △서울대 △세종대 △한양대의 경우 지난해 평균 경쟁률 10.1대 1에서 2023학년도 11.7대 1로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자료 = 종로학원 제공
자료 = 종로학원 제공

실제로 수시 논술고사 경쟁률에도 이런 선호도가 반영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원자력 관련 학과 중 전국 최고 경쟁률은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로 6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세종대 논술우수자 양자원자력 공학과 32대1, 경희대(국제) 논술우수자 원자력공학과 20대1 순이었다.

미래 필수 자원 ‘에너지’ 분야 학과 지원해볼만 =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 산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300년 후면 고갈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자원에 기대는 사회는 불안정하다. 이런 불안정성 때문에 태양광, 수소에너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다. 향후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수험생 입장에서도 에너지 관련 학과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20년 신설된 고려대 융합에너지공학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과 사람 중심의 공학 디자인, 광전기 에너지기술, 바이오 에너지 기술 분야를 공부하는 학과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13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신설된 성신여대 화학에너지융합학부도 물질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화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화학의 응용분야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화학과 에너지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유망 성장 동력인 응용화학과 스마트에너지 두 가지 전공 트랙을 운영한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15명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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