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공정한 대입 평가 요소는 수능…정부의 수능 ‘킬러 문항’ 출제 배제 방침에는 반대 의견 높아
대학생들의 69.8%, 챗GPT 이용 경험…대학의 ESG 경영 필요 공감하지만 등록금 인상은 이해 못해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잘 못하고 있다’ 평가 압도적…가장 선호하는 OTT는 ‘넷플릭스’

2023년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본지가 창간 35주년을 맞아 대학생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2023년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본지가 창간 35주년을 맞아 대학생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기획취재팀] 한국대학신문은 매년 10월 15일 창간 기념일을 맞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창간 35주년 기념 ‘2023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는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국 대학생 1176명(한국대학신문 대학생평가단 패널)을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PC)과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 최대 표본오차는 ±4.4%다. 응답자의 성별 비율은 남녀 동일하며 연령대는 만 20~24세 87.2%, 만 25~29세 12.8%다. 전공계열은 인문·사회 분야 40.4%, 자연·공학 분야 50.8%, 예체능 분야 8.8%다. 

■ 사회의식 분야 조사 = 역대 정부마다 ‘공정의 가치’를 강조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문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교집합은 ‘공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공정의 가치와 거리가 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공정의 가치를 흔들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논란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직접 공정의 가치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치권에서 공정의 퇴색되자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23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57.6%가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매우 심각하다(10.8%)’ 응답 비율까지 합치면 대학생 10명 중 7명(68.4%)이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낙제점을 줬다. ‘2022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5.8%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대체로 불공정하다’, 5.6%가 ‘매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지속적으로 불공정하다고 바라보고 있어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대학생들은 ‘뇌물·부정부패 척결(34.4%)’을 1순위 개선과제로 꼽았다. 2순위 개선과제는 ‘내로남불(15.6%)’, 3순위 개선과제는 ‘집단이기주의(14.8%)’, 4순위 개선과제는 ‘특권의식(13.4%)’, 5순위 개선과제는 ‘혈연·지연(11.4%)’이었다. 사실 순위와 무관하게 ‘뇌물·부정부패’, ‘내로남불’, ‘집단이기주의’, ‘특권의식’, ‘혈연·지연’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 개선을 위해 모두 척결 대상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합계출산율)은 0.778명이다. 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뒤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출산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각종 문제도 양산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가 대표적이다. 

대학생들도 출산율 저하 현상과 심각성에 대해 57.2%가 ‘잘 안다’, 29.4%가 ‘매우 잘 안다’고 답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은 다양했다. 47.4%는 결혼과 아이(출산)를 모두 희망했고 29.6%는 결혼만 희망했다. 21.4%는 결혼과 아이 모두 희망하지 않았고 1.6%는 아이만 희망했다. 아이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 ‘키울 자신이 없어서(33.3%)’를 1순위 이유로 지목했다. ‘앞으로의 한국의 교육 환경에 대해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아서(23.6%)’도 응답 비율이 높았다.정부가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주목할 대목이다.  

■ 교육 분야 조사 = 과거에 대학은 지성의 전당, 상아탑으로 불렸다. 하지만 취업난 장기화가 대학의 현주소를  바꾸고 있다. 대학생들의 대학 진학 목적이 취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성의 전당, 상아탑 으로서 대학의 시대는 이제 옛말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2022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 이어 ‘2023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도 대학생들은 ‘취업에 유리한 조건 획득(48.6%)’을 대학 진학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14.8%)’, ‘다양한 경험 가능(13.8%)’, ‘학문 연구(9.0%)’, ‘부모의 권유(6.0%)’ 순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명 윤석열표(表) 대학 정책과 입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대학 정책과 입시 정책에 대해 대학생들은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다. 응답자의 절반 수준(49.8%)이 현 정부의 대학 정책, 입시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 응답 비율은 7.0%에 불과했다. 대학 정책, 입시 정책에서 1순위 개선과제로는 ‘입시제도(37.8%)’를 꼽았다. 2순위는 ‘대학 서열화(27.6%)’다. 특히 ‘대학 서열화’ 응답 비율은 수도권(24.5%)보다 강원권(42.9%), 충청권(34.7%) 등 지방에서 높았다.  

대학생들은 ‘가장 공정한 대입 평가 요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선택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 배제 방침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응답자의 50.2가 ‘반대한다’고 밝힌 것. 또한 정부는 ‘킬러 문항’ 출제 배제가 사교육 과열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68%는 사교육 과열을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11%만이 정부의 기대와 생각이 동일했다. 

■ 생성형 인공지능(AI), ESG 분야 조사 =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텍스트·오디오·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특히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한다.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대표 모델로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chathot)이다. 미국의 오픈에이아이(OpenAI)가 2022년 12월 1일 공개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딥러닝 기반으로 대화를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학에서도 챗GPT 사용 범위와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대학생들의 69.8%는 ‘무료로 챗GPT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용 목적은 ‘학업’이 가장 많았다. 대학생 의식조사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챗GPT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보통이다(48.6%)’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29.2%는 ‘높다’, 18.8%는 ‘높지 않다’고 답했다.

챗GPT를 비롯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확산은 과연 약일까? 독일까? 대학생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51.2%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확산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9.6%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학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함께 ESG도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는 영어로 ‘Environmental(환경)’, S는 ‘Social(사회)’, ‘G는 Governance(지배구조)’를 뜻한다. ESG는 환경 보호와 이해관계자 존중의 투명·윤리 경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 ESG 경영은 아직 개념이 생소하다. ESG 경영을 ‘들어본 적 없다(33.8%)’와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알지 못한다(33.6%)’ 응답 비율이 70%에 육박했다. 다만 대학생의 절반 이상(52.8%)은 대학에도 ESG 경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45.2%는 대학이 ESG 경영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한다면 ‘이해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 생활의식 분야 조사 = 대학생들은 재테크에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51.3%)’와 ‘재테크를 한다(48.7%)’ 응답 비율이 사실상 동률이다. 바꿔 말해 대학생 2명 중 1명이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다. 재테크 금액은 ‘50만원 이하(32.5%)’가 가장 많았다.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가 25.8%로 뒤를 이었다. 재테크 수단은 ‘주식 또는 펀드(50.1%)’와 ‘은행 예·적금(40.1%)’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지난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73.4%)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해양·수산물 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봐 걱정되는지’ 질문한 결과 ‘매우 걱정된다’ 62%, ‘어느 정도 걱정된다’ 16%로 78%가 ‘걱정된다’고 답변했다. ‘2023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대학생들의 31.9%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을 소비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 오염 우려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69.8%는 현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학생들은 스마트폰 이용 시 ‘유튜브·넷플릭스 등 OTT앱(41.6%)’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넷플릭스(65.2%)를 최애(最愛·가장 사랑함) OTT로 선택했다. 이어 티빙(12.4%), 쿠팡플레이(6.4%) 순이었다. 

■ 아르바이트·취업 분야 조사 =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일상이다. 주로 대학 등록금 마련이 목적. ‘2023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대학생의 33.2%는 1개, 12.6%는 2~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시간은 ‘주 10시간 초과 20시간 이하(42.4%)’가 가장 많았다. ‘주 5시간 초과 10시간 이하’가 32.0%로 2위를 기록했다. 

대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취업이다. ‘취업에 유리한 조건 획득(48.6%)’을 대학 진학 이유 1순위로 꼽았다는 점에서도 명확히 알 수 있다. 대학생들의 직장 선택 기준으로는 급여가 32.2%의 응답 비율을 기록, 1순위로 꼽혔다. 이어 근무 분위기(17.2%), 적성과 능력(15.5%), 안정성(14.6%) 순이다. 취업 시 선호군은 삼성·LG 등 대기업(35.5%)이 1순위로 꼽혔다. 한전·공항공사 등 공기업(18.8%),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15.8%)가 각각 2순위, 3순위를 차지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채용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대학생들은 하반기 대졸 신규 취업예정자 채용환경이 상반기와 비슷(39.0%)할 것으로 전망했다. 28.2%는 상반기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대학생들은 AI 기반 서류심사·역량 평가 채용 증가(25.6%), 경력직 채용 강화(24.6%), 반도체·빅데이터 등 첨단산업 분야 인재 채용 증가(20.4%) 등을 하반기 채용시장의 변화상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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