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00억 걸린 비수도권 대학 최대 정부 사업
10개大 ‘환호’…통합 전제로 한 공동형 지원 대학 모두 선정돼
단독형에서만 5개 대학 고배…국립대 중 전남대만 탈락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2023년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두산 기자)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2023년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두산 기자)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비수도권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하던 글로컬 본지정 대학이 마침내 최종 발표됐다. 5년간 1000억 원이라는 지원금이 걸린 만큼 예비지정 대학들은 지난 5개월 동안 66.6%라는 선정 확률을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 대학은 웃었고, 5개 대학은 울었다.

이번 글로컬 본지정 평가의 특징은 통합을 전제로 공동형으로 신청한 4개 대학이 전부 선정됐다는 점과 강원과 경북지역에서 각각 두 개 대학이 최종 선정됐다는 점, 국립대 중 전남대가 유일하게 탈락했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3일 ‘2023년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지역 및 지역대학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갈 대학(30개 내외)에 대해 일반재정지원을 집중 지원해 글로컬대학으로 육성하고, 지역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입됐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대학에는 한 대학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한다.

2023년 글로컬 본지정 대학은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 등 총 10개 대학이다. 이번에 고배를 마신 대학은 △순천향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한동대다.

(자료=한국대학신문)
(자료=한국대학신문)

■ 본지정 평가의 핵심은 실행계획의 ‘구체성’ = 이번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에서는 예비지정 대학이 혁신기획서를 구현하기 위해 지자체, 지역 산업체 등과 공동으로 수립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본지정 평가에서는 혁신기획서를 구현하기 위해 수립한 구체적인 세부 실행계획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집중 점검했다”며 “특히 본지정 평가에서는 대학뿐만 아니라 지자체, 지역 산업체가 실행계획에 직접 당사자로 참여하도록 해 평가 과정에서 교직원,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얼마나 혁신 비전을 공유하고 혁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본지정 평가는 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진행됐으며, 실행계획의 적절성, 성과관리, 지자체 지원 및 투자 등 3개 영역에 대해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의 공정성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본지정 평가위원회는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독립적으로 구성‧운영됐으며, 예비지정 평가 등에 참여한 전문가는 배제했다. 본지정 평가는 철저한 보안을 위해 비공개 합숙평가로 진행됐다.

구체적인 평가는 대학 실행계획 70점, 지자체의 지원 및 투자 계획이 30점으로 진행됐으며, 실행계획 평가는 계획의 적절성 50점, 성과관리 적절성 20점으로 세부평가가 이뤄졌다.

그 결과 예비지정 평가를 거친 15개 대학 중 본지정 평가에서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 등 총 10개 대학이 축배를 들었다.

■ 공동형은 모두 선정…국립대 중 유일하게 탈락한 ‘전남대’ =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글로컬대학 평가는 대학을 통합하거나 지역 특화 산업과 밀접한 실행계획서가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통합을 전제로 신청한 공동형 대학들은 4곳 모두 선정됐다.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등 4곳은 실행계획서 제출 당시 통합을 통한 혁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지표를 보면 통폐합에 대한 배려사항은 전혀 없었다”며 “평가지표는 실천 가능성 50점, 성과관리의 적절성 20점, 지자체 지원 및 투자계획 30점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위원회에서 통합이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통합을 전제로 제출한 대학들은 혁신 계획들이 선도적인 특성을 가진 부분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글로컬대학 평가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지역은 강원과 경북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에서는 ‘강원대-강릉원주대’, ‘한림대’가, 경북지역에서는 ‘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대’ 등 각각 두 곳이 선정됐다.

반면 충남, 광주의 경우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던 순천향대, 전남대가 탈락하면서 지역의 모든 대학이 글로컬대학에서 떨어졌다. 특히 전남대의 경우 이번 본지정 평가에서 유일하게 탈락한 국립대가 됐다.

■ 올해 미지정 대학 내년 재도전 가능해지나 =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이번 본지정 평가에서 미지정된 대학들이 혁신의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내년에 한해 예비지정 대학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이럴 경우 2024년 본지정 평가대학은 2023년 미지정 대학 5개 및 2024년 예비지정 대학 15개 내외 등 총 20개 내외가 된다.

이와 함께 글로컬대학위원회는 2023년 글로컬 본지정 대학들의 세부 추진내용 등은 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 전문가 컨설팅 등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각 대학은 기 제출한 실행계획서를 토대로 1차 연도 이행에 착수하지만 내년 2월까지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실행계획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 대학별‧연차별 지원액 규모도 실행계획서 수정사항을 감안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은 매년 이행점검을 실시하며, 3‧5년차에는 중간‧종료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 실행계획이 미이행됐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글로컬대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협약 해지, 지원 중지 등이 조치되며, 필요 시 사업비 환수까지 이뤄진다.

아울러, 교육부는 내년에는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2차 연도인 점을 감안해 전체적인 일정을 앞당겨 내년 1월 중 ‘2024년 글로컬대학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4월 예비지정, 7월 본지정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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