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ESG 경영 위한 구체적 해법 모색…‘의견 교환의 장’ 열려
안규철 안산대 총장 “ESG 경영 사례 공유, 공감대 형성 중요”
박홍석 인덕대 총장 “조직 스스로, 작은 실천부터 이뤄져야”

25일 열린 ‘‘2022 전문대 UCN President Summit’에서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의 ‘미래 교육혁신과 대학경영’ 발제 이후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26일 ‘‘2022 전문대 UCN President Summit’에서 ‘ESG와 대학경영’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강릉=한국대학신문 우지수·정은아 기자] 전문대학이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행 대학들의 적극적인 사례 공유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지방대학은 현실을 고려해 지자체와 협력하고 ESG 경영원의 도움을 받는 등 실질적인 대책들도 제시됐다. ESG 경영 프로그램을 실천 중인 학교들은 대학이 외부 강압에 의한 실천이 아닌 자발적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25일 개최된 ‘2022 전문대 UCN President Summit’이 행사 이튿날을 맞았다. 이른 아침 시작된 두 번째 세션은 ‘ESG와 대학경영’을 주제로 한 4명 연사의 강연으로 출발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총장 지정토론에서는 육근열 연암대 총장이 좌장을 맡고, 안규철 안산대 총장과 박홍석 인덕대 총장이 ESG 경영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진 총장들의 의견도 잇따라 펼쳐졌다. 

안규철 안산대 총장
안규철 안산대 총장

■ 안규철 안산대 총장 “ESG 경영의 방향성 찾기 어려웠으나 우수한 사례 공유하며 실마리 찾았다” = “사실 ESG에 대해 우리나라에선 작년부터 이슈가 되고 화두가 됐다. 올해 초부터 ESG에 대해 공부를 했다.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학은 ESG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올해 초까지 답을 찾기 어려웠다. 투자자들이 ESG경영에 평가등급이 없으면 투자를 하지 않으니 기업의 생존과 연결, 환경, 소셜, 거버넌스에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팔 수 없어서다. 그러면 대학은 학생이 오지 않으면 생존에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생각해서 ESG에 접근했다. 최근까지 확신이 없었는데 대학에서 보직자 워크숍을 할 때 화두인 ESG경영을 50주년을 기해서 선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좋아지는지 기획처장이 물어봤었는데 대답을 못 했다. 인식 부재의 문제였다. 발빠르게 움직은 여러 대학들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세우면서 행해온 걸로 보인다.
일반대학에서는 ESG를 과하게 말해 돈벌이 수단으로, 경영학과의 과목 개설을 위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일부는 ESG 워싱을 하는 사례도 보인다. 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경영 이 세 가지를 안 해왔는가에 대해 고민해봤다. 그동안 한국은 ESG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가 최근에 화제가 돼서 관심을 가졌다. 미국의 대학은 이전부터 여러 학교들이 채권을 발행하는 등 열심히 실행하고 있었다. 고려대가 2020년에 채권 발행을 시도했고 2016년에는 포항공대가 시도했다. 목적성이 분명하고 명분을 얻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러면 평가가 걸린다. 평가 가이드라인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만 600개 이상의 평가지표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대학에 대한 평가는 없다. 각 지표마다 기준이 달라 기업들이 어느 장단에 맞출지 모른다고 한다. 대학은 이를 어떻게 평가받을지도 중요하다. 건양대가 ESG에 대해 ‘ESG 규제가 강화되고 공시가 활성화 될 것이다. 대학 평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기관평가인증에 ESG 지표가 들어간다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들은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결국 ESG는 사회적 트렌드고, 이미 대학에서 실천해 오던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를 얼마나 체계화하고 집중화하는지가 핵심일 것이다. ESG 경영원에서 대학의 ESG 경영을 도와준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해야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실천적 방안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미래에 사회구성원이 될 학생에게 ESG 교육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또 대학이 ESG에 대해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다면 지역 중소기업에 ESG 컨설팅을 제공할 인재도 길러내야 할 것이다. 작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K-ESG 가이드라인을 기업 대상으로 발표한 바 있다. ESG가 만약 기관평가인증에 들어가게 되면 이를 위해 대학이 노력해야하고 인력 배치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때가 오기 전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박홍석 인덕대 총장
박홍석 인덕대 총장

■ 박홍석 인덕대 총장 “정부 강압에 의한 실천이 아닌 자발적 ESG 계획 수립이 중요” = “안 총장이 말씀하신 청지기론이 와닿았다. 환경은 후손의 미래를 빌려 쓰는 것이라고들 한다. 채무자로서 갚을 자세가 돼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지속가능하다’라는 단어가 핵심을 꿰고 있다. 시스템이 굴러가기 위해서는 ESG 모두 책임을 다 해야 한다. 삼각형으로 만들었을 때 어느 변이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 이 세 변이 균형을 이룰 때 지속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 균형을 이루긴 힘들다. 발전은 혁신을 동반하고, 이는 각 시스템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총장들의 지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정태 MYSC 대표가 무형의 자산이 유형의 자산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작년 어느 NGO 단체에서 불투명한 운영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대학 역시 이를 경계하고 투명경영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인덕대도 올해 ESG를 선언했고 여기에 대한 고민 역시 많다. 탄소 ZERO 엑스포를 방문했을 때 은행까지도 탄소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ESG 인재를 기르지 않으면 학생들이 선택할 진로가 줄어들겠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우리가 가진 개념을 공유하고 확산한다면 더 효율적인 ESG 경영이 이뤄질 것이다. 정부의 강압으로 ESG를 시도하는 것인지, 조직 스스로 실천하려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혁신 문제, 탄소 중립, 친환경 제조 환경 등으로 여러 신사업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기업들에 재직하는 사람들과 ESG 개념을 공유하고 실천할 것인가. 우리는 교육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고 각 대학별로 공유해야 한다. 작은 실천부터 이뤄져야 ESG와 대학 성장 발전이 시작될 것이다.”

왼쪽부터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육근열 연암대 총장,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사진=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육근열 연암대 총장,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사진=한명섭 기자)

■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지방대학 ESG 경영 시작, 지자체 협력이 필요할 것” = “시대적 화두로 ESG 경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지금 삼육보건대, 인덕대, 경인여대는 수도권 대학이다. 학생모집이라는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한 상황에서 ESG 경영까지 실천하려 하니 피로감이 생긴다. 지방대학은 하고 싶어도 급한 문제가 떡 버티고 있으니 힘들다. 그래서 ESG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지자체와 협력하자는 제안을 했다. 지역 학교별로 묶어서 선언식을 하는 등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육근열 연암대 총장(좌장) “대학 협력 통해 ESG 경영 의지 다져야” = “아바타라는 영화를 1333만이 관람했다. 당시 아바타를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으로 나눠질 것이라고 평이 나왔었다. ESG에서도 장기적으로 스마트팜 등이 일환인데 정리할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리를 지어서 활동할 때 힘이 난다. 전문대교협에서 주관해 전문대 전체가 참여한다든가, 권역별 협의회에서 ESG 경영 결의를 확산하는 등 협동해서 대학 홍보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ESG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지금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 “학교 구성원 모두가 ESG 경영에 참여해야 의미 있는 활동” = “우리대학 역시 ESG 경영을 선언했다. 삼육보건대는 1월, 경인여대는 4월에 선언했다. 작년 가을부터 ESG에 대한 이슈가 화두로 될 때부터 주시하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배달음식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고 환경 문제를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30주년 기념식에서 ESG 경영을 선포했고 텀블러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세척을 학생들이 힘들어해서 교내에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했다. 학생들이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축제에서 학생회와 함께 종이컵, 종이접시 없는 축제를 진행했다. 학생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냈다. 삼육보건대 또한 학생들을 동참시키면서 많은 활동이 이어지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 일단 잘하는 학교에서 배우면서 독자적으로 새로운 활동을 만든다면 다른 대학들도 ESG 경영에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한국대학신문·한국ESG경영원·대학, 긴밀한 협력 통해 ESG경영 실현 기대” = “한국대학신문의 역사를 보면 항상 시대정신을 반영한 여론선도기능을 가열차게 해왔다. 1980년대 사회주의가 맹위를 떨칠 때 본지가 연수단을 꾸려 1989년 중국으로 보내 대학 언론을 맡은 선생들이 사회주의의 모순을 체험하도록 했다. 이후 학생운동권 역시 같은 연수를 보내 이데올로기 분쟁이 잦아드는 데 역할을 했다. 또 윤동주 시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때가 있었다. 시인 옥사 50주기에 후쿠오카로 50명의 학생을 보내 추모기념식을 진행하고 윤동주의 관심을 발화했다. ESG도 마찬가지다. 홍남석 본지 창업자가 대학이 ESG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한국ESG경영원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세션의 ESG와 대학경영은 앞으로의 이정표를 내건 중요한 주제다. 한국ESG경영원이 대학의 ESG경영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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