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의 제2차 컨퍼런스가 20일(현지 시각) 오후 5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이날 전문대 총장 서밋 연수단은 
‘2023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의 제2차 컨퍼런스가 20일(현지 시각) 오후 5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이날 전문대 총장 서밋 연수단은 △빅토리아대학(University of Victoria) △밴쿠버필름스쿨(VFS, Vancouver Film School △밴쿠버 커뮤니티 칼리지(VCC, Vancouver Community College) △콴틀란 폴리테크 대학(KPU, Kwantlen Polytechnic University) △BCIT(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등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캐나다 고등직업교육 혁신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사진=김준환 기자)

[캐나다 밴쿠버=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우리나라의 고등직업교육을 책임지는 전문대가 가야 할 좌표는 어디일까. 전문대 총장 서밋 연수단이 캐나다 고등직업교육 혁신 현장에서 비쳐본 국내 직업교육 현주소와 정책 과제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본지가 주최·주관하고 주한 캐나다 대사관이 후원하는 ‘2023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의 제2차 컨퍼런스가 20일(현지 시각) 오후 5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는 서밋에 참여하는 총장단이 브리티시 콜롬비아주(British Columbia, 이하 BC주) 산하 교육부를 비롯해 △빅토리아대학(University of Victoria) △밴쿠버필름스쿨(VFS, Vancouver Film School △밴쿠버 커뮤니티 칼리지(VCC, Vancouver Community College) △콴틀란 폴리테크 대학(KPU, Kwantlen Polytechnic University) △BCIT(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등을 방문, 캐나다 고등직업교육기관의 혁신 현장을 탐방한 후 이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이번 서밋 총장단은 캐나다 밴쿠버의 대표 고등직업교육기관을 둘러보고,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과 유연성 있게 디자인된 학습 과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개별 대학이 아닌 ‘지자체-산업체-대학’이 고등직업교육 협력 모델을 함께 구축해 미래 고등직업교육의 혁신을 이끌어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용섭 서밋 프레지던트 원장(본지 주필 겸 편집인)은 개막사를 통해 “지난 1차 컨퍼런스에서 유익한 논의가 이뤄졌다. 우리나라 전문대가 처한 상황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과 고충을 겪고 있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런 부분들이 반영되어 보도화되면, 이게 다시 여론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캐나다 서밋 일정이 끝나면 교육부에 고등직업교육 혁신 방안에 대해 건의안을 따로 작성해 회람 후 올릴 예정이다. 캐나다 현지에서 느꼈던 좋은 경험들을 말씀해주시고 우리나라 고등직업교육 정책의 향후 방향과 함께, 대학이 어떻게 변해야하는지 등의 관점에서 말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캐나다 직업교육의 다양한 학제 확인, 산업체와의 네트워킹 중요” = 이번 서밋 기간 동안 캐나다 직업교육 체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교육부에서 강조하는 코업 교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했다.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캐나다의 직업교육에 대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형 실습을 비롯해 단기간 과정을 만들거나 기술박사과정까지 만드는 대학도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교육 정책이 규제보다는 자율성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코업 관련해건 여러 대학의 의견을 들어보니,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의 현장 경험을 주요한 목적으로 삼으면서도 산업체와의 네트워킹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 보였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우리 교육부는 형식과 체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안타깝다. 현장실습에서 임금을 받으라는 제약이 있다는 측면에서도 코업의 실질적인 의미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 다양성을 바탕으로 융통성있게 코업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신철호 인하공전 입학학생처장
신철호 인하공전 입학학생처장

■ 신철호 인하공전 입학학생처장 “산업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 ‘어드바이저’ 제도 실현됐으면” = 5개 대학을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게 산업체와 네트워킹을 하면서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습 위주의 직업교육을 기업과 유연하게 같이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사실 학교라는 제도적 틀이 있지만 그 안에 있다보면 유연성이 떨어져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게 많다. 우리도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범위 내 외부 기업과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캐나다 대학에서 만났던 교직원분들의 자긍심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던 것 같다. 제가 몸담은 학교에서도 그랬을까 자문해보면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 캐나다에서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을 보면서 타성에 젖어있는 부분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업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과 함께 ‘어드바이저’ 같은 제도가 실현됐으면 한다. 사실 겸임교수 등 여러 제도가 있지만 실질적 측면보다는 명분에 치우쳐 있는 부분이 많다. 경험을 가진 교수자가 현장에서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직업교육 구조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왕덕양 송곡대 총장
왕덕양 송곡대 총장

■ 왕덕양 송곡대 총장 “유학생의 정주·이민 여건 두 가지 같이 고려해야” = 밴쿠버 내 5개 대학에 다니면서 우리나라 대학과 다른 부분을 확인했던 것 같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유학생들의 움직임과 표정부터 각 학교의 시스템까지 안정감 있게 보였다. 국제화가 잘 되어 있다고 느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제화 시스템이나 정책이 초보적 단계로 보인다. 유학생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기술인력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책 입안자들이 유학생의 정주여건이나 관련 정책들을 안정감 있게 결정해줬으면 한다.   
대학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국제화 정책과 관련된 시스템을 잘 개발하고 국제적 수준에 맞는 차원으로 올려서 유학생에게 필요한 길을 제대로 열어주길 바란다. 캐나다의 경우 노동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캐나다에서는 정주여건과 이민여건을 같이 갖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런 측면에서는 좀 뒤쳐져있지 않나 싶다. 나이에 상관없이 대학에 언제든지 진학하려는 국민의 정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평생교육 시대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문화일 뿐만 아니라 확산시켜야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심윤숙 세경대 총장
심윤숙 세경대 총장

■ 심윤숙 세경대 총장 “전문대교협이 개별 대학의 직업교육 실현 위한 구심점 역할 해주길” = 캐나다에서 가장 부러웠던 게 실용학문과 연구중심 학문이 잘 나눠져 있다는 점이었다. 정부 지원이 각 학교마다 맞춤형으로 이뤄져있다는 점이 우리와는 비교됐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기업 마인드를 갖고 학교의 실용학문을 키우겠다는 구상이 엿보였다. 우리가 많이 배워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우리가 어떤 직업이 필요한지, 미래세대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에 국가의 정책 방향을 녹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산업계-기업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직업교육의 실현을 위해 학교와 기업이 각자 맡고 있는 역할이다. 학교는 학교가 해야할 일을, 기업은 기업이 해야할 일을 충실히 해야 한다.  
전문대교협과 같은 협의체의 역할도 필요하다. 개별 대학이 같이 모일 수 있도록, 중요한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개별 대학이 다르면서도 하나의 비전을 갖고 교육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직업교육 인재 양성을 위해 힘을 모은다면 지역이 처한 문제도 같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

■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 “교육 수요자들이 원하는 단기 프로그램 연구·개발해야” = 전문대학 현실에 비춰 느낀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우선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체계의 다양성이다. 일례로 단기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실무적이고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심화 교육을 받고 싶으면 정규교육과정으로도 인정해준다. 필요할 경우 학점 인정도 해준다. 앞서가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도 이러한 노력을 하지만 대학 자체도 단기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자격증 발급뿐만 아니라 교육 수요자들을 위해 대학 정규과정과 연계되는 학점 인정을 도와줄 수 있으면 직업교육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음으로 코업 교육에 대한 부분이다. 캐나다 코업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나라와 캐나다 간 현장실습에 대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지도교수 체제 하에서 업체를 선정 받아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학생들이 직무 괴리가 생기는데 아쉽다는 후기가 나온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직무에 매칭이 된다고 들었다. 학교 내에 코업 전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구가 있어 학생들은 세밀한 지도를 받고, 원하는 직무를 선택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각 대학마다 편차는 있겠으나 코업 교육을 실시하는 데 방향성 제시가 됐다. 이번 서밋 연수단 일정을 통해 전문대가 가야할 발전적인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전문대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권두승 명지전문대 총장
권두승 명지전문대 총장

■ 권두승 명지전문대 총장 “모든 학과에 장·단기별 다양한 직업교육 프로그램 만들어 운영 시도해봐야” = 몇몇 대학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전문대가 지향해야 할 모델이 KPU, BCIT 직업교육 모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대학은 학과 중심 체제, 전문학사 체제로 운영되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캐나다는 학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커뮤니티 칼리지, 폴리텍 커뮤니티 모두 이러한 방식이 적용된다.
제가 총장이 된 이후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모든 학과에서 다양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었다. 모든 학과에 6개월짜리, 1년 혹은 2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교수들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해 현실화시키는 게 어려웠다. 이제 우리나라의 전문대가 캐나다의 이 같은 모델을 잘 정착시키는 데 우리 대학이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교직원 역량 개발 체계 구축이다. 개별 대학 단위에서 추진하기보다 전문대교협이나 다른 차원에서의 역량 개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앞으로 전문대교협이나 교수 직원 연수가 있으면 중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 참여시킬 생각이다. 교직원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보고 듣고 배우는 과정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를 반성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저 역시 그동안 이러한 연수 프로그램에 잘 참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포지티브 씽킹’의 자세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겠다.     

임해규 두원공대 총장
임해규 두원공대 총장

■ 임해규 두원공대 총장 “취업까지 고려한 유학생이라면 전문대 선택할 수 있게끔” = 전문대 총장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전문대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이나 커리큘럼을 아직까진 세세히 모른다. 이 자리에 계신 총장님들이 말씀하는 것들 들어야 알 정도다.
솔직히 우리 대학 상황이 너무 어렵다보니 위기의 해법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다. 캐나다 대학을 돌면서 시사점이 어떤 게 있을까 하고 살펴봤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교육 영토 확장이다. 우리나라도 제3세계에서 유학 오길 선망하는 모델로 생각하는 그런 나라다. 캐나다 대학을 둘러보니 이러한 점이 새삼 느껴졌다. 캐나다는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치열한 역사를 지닌 나라는 아니다. 주변 강대국이 있고 넒은 땅을 보유한 이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뤄왔다. 우리나라를 따라오려고 하는 개발도상국에 교육 차원에서 뭔가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제외하곤, 우리나라만큼 유학생을 받아서 잘 교육시켜 그들 나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나라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가 2개인 두원공대 입장에서 국제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연수의 수확이다. 즉,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볼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공학 계열도 탄탄하고 교수진도 우수하기 때문에 잘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 우리 두원공대는 기숙사가 좋고 지리적 여건으로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나 취업할 수 있기에 유리하다. 취업까지 고려한 유학생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대보다 직업교육에 강점이 있는 전문대에서 공부하고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까지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교협이나 정부에서도 유학생 유치를 국가정책으로 생각하고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이민숙 동강대 총장
이민숙 동강대 총장

■ 이민숙 동강대 총장 “직업교육의 경쟁력 높이려면 지·산·학 상생 협력 체계 구축을” = 이번에 캐나다 연수에 와서 많이 배웠다. 우리 대학에 돌아가서 적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시사점도 얻을 수 있었다. BC주 산하 교육부를 방문해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직업교육-취업 연계’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밴쿠버 내 5대 대학을 방문하면서 산업체 현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접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구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대학은 이러한 흐름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냐라는 걱정도 한편으론 들었다.
지자체 차원에서 산업체와 연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점과 관련해선 대학들이 산업체와 지자체가 잘 연결이 되게끔, 체계적으로 현장실습이 이뤄지고 서로 윈윈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또 다른 우려도 있다. 지방소멸 위기가 커간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주인구가 없으면 향후 국가 생존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 준비 중인 라이즈 사업에서 지자체와 대학 그리고 산업체와 어떻게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즉, 지·산·학 협력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캐나다 코업은 국내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교육 수요자인 학생 입장에서 학업과 실무지식을 동반 습득할 수 있도록 코업 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다. 우리나라도 코업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교육부 차원에서 규제를 확실히 풀어줘야한다. 덧붙여 유학생을 받는다고 할 때 학점인정도 되고, 자격증 취득도 되는 등 서로 공유·협력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캐나다 간 교환학생 교류, 인턴십 구축 등 긴밀한 파트너십이 형성돼 우리나라 학생들의 글로벌 직업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직업교육 선진국에 가면 항상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율성과 특성화를 기반으로 한 직업교육 미래인재가 많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이 실현이 된다면 국내 전문대 학생들이 양질의 직업교육을 받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윤갑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장
김윤갑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장

■ 김윤갑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장 “캐나다 고등직업교육의 경쟁력, ‘학생 중심’에서 답을 찾았다” =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연수 일정을 소화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곰곰이 곱씹어봤다.
그동안 방문한 5개 대학이 우리나라 대학보다 뛰어날 게 뭘까? 왜 많은 학생이 이 대학에 몰리는 걸까? 그렇다면 어떤 경쟁력이 있어서일까? 사실 시설 측면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보다 뛰어난 게 없었다는 게 제 판단이다. 이 지점에선 우리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하지만 뭔가 찝찝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게 있는데 과연 그게 무엇일까?
질문의 해답은 모든 게 ‘학생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 실례로 학생들이 쉽게 들어와 얘기할 수 있도록 사무실이 열려져 있었다. 편의시설도 학생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만들어졌다. 사실 저는 뒤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우리 학교에 돌아가면 제가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학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제 우리 대학으로 돌아가면 캐나다 밴쿠버의 고등직업교육 시스템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생각이다.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서 벤치마킹해 유학생 인바운드 전략을 새롭게 짤 것이다. 

허정석 거제대 총장
허정석 거제대 총장

■ 허정석 거제대 총장 “직업교육법 통과 눈앞…일반대와 전문대 역할 구분 명확해졌으면” = 여기 계신 총장님들 모두 느끼는 바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BCIT에 가서 제가 갖고 있는 의문점을 확인했다. 다 아시겠지만, 우선 ‘디플로마(diploma)’에 대한 개념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실습 현장직무학습으로 짜여져서 하는 것을 ‘디플로마’라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전문대 졸업, 대학 졸업, 전문직업과정 등이 모두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디플로마가 없다. 직업학교에서 보면 제일 처음 ‘써티피게이트(수료증)’을 주는 것이다. 단위직무만 가르친다. 2년짜리 4년짜리 디플로마가 나눠져 있다. 나중에 이걸 마스터과정까지 올라가면 ‘마스터테크널러지’를 준다. 학문교육보다는 현장중심교육이라고 봤다. 
우리가 방문했던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캐나다에서 1,2위를 다투는 대학이다. 그런데 BCIT 교수들은 UBC에 못지 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학과 이름도 학문 중심이 아니라 현장직무중심 학과용어를 쓰더라. 직업중심의 이름으로 쓰고 교육을 개선하면 4년제와 경쟁할 만하다고 본다.
70%가 학령자원이 아니다. 산업현장에서는 BCIT 출신을 요구한다. 다시 일하기 위해서 여기에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직업교육법이 발의됐고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직업교육법이 제정된다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해 직업교육 과정에서 비효율이 개선됐으면 한다. 또한 직업교육법을 모체로 해서 국내에서도 고등직업교육 체계가 잡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서밋이 굉장히 유익했고, 이 자리에서 나왔던 내용들이 직업교육법에 고스란히 녹여냈으면 한다.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캐나다 직업교육 벤치마킹 위한 전문대교협 역할 중요…‘밴쿠버 구상’ 해야하지 않나” = 전체 대학을 관장하는 전문대교협의 관점에서 한국 대학과의 차이점을 살펴봤다. 캐나다 직업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학제의 유연성, 산업과의 연계성, 리서치대학과의 차별성, 네트워크의 개방성이다.
먼저 학제의 유연성은 커리큘럼이 수직적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직업교육을 받는 70%가 학위를 받는 사람이 올 수 있는 대학으로 일반대가 상상할 수 없는 컨셉이다. 다음으로 산업전문가가 교수 요원, 일명 ‘인스트럭터’라고 불린다. 이들이 현장에서 코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 게다가 외국인 정주여건을 연결시킴으로써 유학 후 정주정책도 잘 되어 있다. 한국은 현지에서 데려오는 정책으로 운영하다보니 정주여건이 약하다. 정부에 건의할 때에도 유학하고 정주하는 전략, 즉 캐나다 정책과 비슷하게 가야한다.
종합대학과의 차별점으로 ‘응용하는 대학’으로서의 교육 방향성을 추구하는 BCIT, 커뮤니티 어플라이드 유니버시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대학은 빅토리아대학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학생들이 빅토리아대학이 아닌 BCIT를 선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개념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캐나다의 직업교육이 빅토리아대학과 교류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가고 있다. 시설이나 인프라는 우리가 훨씬 낫지만 체제나 시스템은 우리가 뒤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전문대교협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국회에서 전문대교협의 정체성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문대 서밋이 모든 전문대 구성원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십 있는 자리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삼성에서 근무할 때 1993년 ‘프랑크푸르트 구상’(마누라 빼고 바꿔라)이 있었는데 우리도 밴쿠버 구상을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유학생 유치와 아웃바운드를 해서 해외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개별 인력을 갖고 하기가 어렵다. 협의체 형태로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유맵’ 얘기도 있었고, ‘스터디 코리아 3.0’ 사업이 5월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유학생 사업은 인증제와 실태조사 때문에 전문대가 늘 불이익을 받는다. 전문대 유입 유학생들의 불체율이 상당히 높아서다. 전문대와 일반대 인증제를 분리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됐는데, 다행히도 ‘스터디 코리아 3.0’ 사업에 이같은 ‘분리추진’ 용어가 이번에 들어갔다. 산업인력을 정주시키는 데 우수인증대학 요소가 된다. 오는 2025년부터 분리 추진이 되므로 실무 차원에서 지금부터 미리 준비를 할 것을 제안해본다. 

박소희 주한 캐나다 대사관 교육상무관
박소희 주한 캐나다 대사관 교육상무관

■ 박소희 주한 캐나다 대사관 교육상무관 “철저한 실무중심교육·직업교육 높은 자부심, 한국에도 확산됐으면” = 교육상무관으로 캐나다를 알리고 한국 교육기관 연계를 도우면서 1년 남짓 근무했지만 캐나다 내 직업교육기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단히 뜻깊은 일로 기억될 것 같다. 
캐나다 고등교육 분위기를 보면 칼리지나 유니버시티나 디그리 졸업 여부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어떤 일의 중요성을 먼저 본다. BCIT를 방문했을 때에도 회계 전공인 학생에게 회계 관련 내용만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다른 영역은 아예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실무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짠다는 얘기다. 밴쿠버필름스쿨도 사립으로 운영하는 직업학교라고 해야하는데 여기에 다니는 학생들도 대학이나 칼리지로 굳이 가지 않고 본인이 공부하는 커리큘럼에 자부심이 있고 이 포지셔닝을 지킨다는 것을 느꼈다.
‘더글러스 컬리지’라는 교육기관도 꽤 큰데, 정부나 주정부에서 대학으로 바꿔보는 게 어떻냐고 더글러스 컬리지에 제안했지만 유니버시티 전환을 거절한 것으로 안다. 실무중심으로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그만큼 학교 포지션닝이 중요하다.
코업 관련해선 빅토리아대학의 ‘코업 에듀케이터’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교육자 마인드로 트레이닝을 같이 했다는 게 와 닿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업교육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한국 내에서도 확산됐으면 한다. 
이민자와 유학생 관련해서도 잠깐 짚겠다. 캐나다 유학 후 이민 제도가 있다. PGWP라고 하는데 캐나다 학교에서 공부하면 유학 후 3년까지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준다. 1년 과정으로 공부했을 때는 1년 체류를, 대학의 경우 4년제를 공부하면 최대 3년까지 일할 수 있는 제도다. 학생 신분으로 일하는 자격도 주어지지만 캐나다 현장경험을 하고 체류하면서 이민까지 설계를 해놓은 비자제도다. 유학 온 학생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캐나다에 머문다.
PGWP를 활용하면 1년 후 영주권을 신청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민을 고려해 정착한다. 코로나 때 유학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어서 이민정책을 바꾸고 있다. 최근 바뀐 정책 중 하나는 국제학생들이 최대 20시간으로 일하게 되어있는데 올해 말까지 이러한 제한을 없앴다. 이민자를 위해 교육업계와 이민부와도 긴밀한 소통을 하면서 정책을 같이 만들어간다. 한국도 이러한 부분을 참고하면 좋겠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

■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 “직업교육법 국회 통과 눈앞…미래 고등직업교육 혁신 위해 도전할 만한 목표 세워야” = 지금까지 나온 얘기를 종합하자면 캐나다는 고등직업교육의 중요성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밴쿠버 내 여러 대학들을 돌아보면서 다양한 직업교육 형태와 산업계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직접 보았다.  
실제로 캐나다에는 여러 형태의 고등교육기관들이 혼재한다. 공립대학교, 칼리지, 커뮤니티 칼리지, 유니버시티 칼리지, 폴리테크닉 등이 있다. 우리가 밴쿠버에서 방문했던 교육기관을 보더라도 콴틀란 폴리테크 대학처럼 지역사회가 원해서 변화를 추구해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우리 전문대학이 추구해야하는 바를 잘 보여준 BCIT 등 직업교육을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장점이 있다. 고교를 졸업한 학생 70% 이상이 직업교육을 받아야하는 잠재적 자원이다. 문제는 우리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전인교육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학과 단위가 아니라 프로그램 베이스로 일자리 및 직무능력의 세분화를 염두해 미래 직업교육대학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인구감소에 대한 부분도 짚고 가겠다. 인구감소는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데 BC주 산하 교육부 이름이 ‘Ministry of Post-Secondary Education and Future Skills’라는 점을 우리 눈으로 확인했다. 이는 대학의 지속가능성이 산업의 지속가능성이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으로 읽힌다. 캐나다의 이민 정책도 유학 이후 비자까지 연결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교육부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작금의 교육부는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일에 그치고 있다. 가령 ‘어떤 사업에 대해 이렇게 해라’식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만간 직업교육법이 통과되면 동시에 5년마다 직업계획을 세워야하는데, 고등직업교육이 도전할 만한 교육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워야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CEO가 읽을 만한 추천도서로 선정한 《이기는 습관》을 보면 5년 동안 우리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고등직업교육 모델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좋은 인프라와 함께 교사와 실습실 등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나를 고민하게 된다. 달성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가능한 액션 플랜과 실천가능한 성과를 내는 게 필요하다. 대학들도 측정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만들고 창의성과 차별화를 담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5년마다 기본계획을 세울 때, 한 대학만 나설 게 아니라 협의체와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모아야 한다. 우리 전문대는 계속 같이 가야 할 파트너다. 
재차 강조하건데, 교육부가 직업교육 정책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다. 정책이나 재정 배분 그리고 사회적 의지도 약한 상황이다. 전문대 고등직업교육 정책을 밀도 있게 개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국내 고등직업교육 발전 위해 정책 및 협력 과제 발굴 필요” = 고등교육계 판이 흔들리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통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대학이 처음 맞이하는 환경이다. 전문대 나름대로 어떻게 가야할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지난 1차와 2차를 통해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연수단은 일본에서는 전문직 대학, 대만에서는 대만과학기술대를 집중 탐구했다. 이곳에서는 직업교육대학 선도대학 면모를 확인활 수 있었다. 캐나다 밴쿠버 대학에서는 직업교육의 유연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마이크로디그리, 마이크로크레데셜을 비롯해 1년제·2년제·3년제 등 유연하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고착화된 틀이 있다. 이제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전문대가 힘을 합쳐 선진 직업교육을 연구하고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우리는 내세울 만한 고등직업교육 전문학자가 없다. 전문대 구성원들이 고등직업교육 혁신에 필요한 연구를 설득력있게 제시해야 한다. 사실 전문대 교수들이 나서서 얘기하면 교육학적 백그라운드 없이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오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 
전문대교협에서 연구 인력이 같이 함께 해 전문대 직업교육에 필요한 제안과 정책 과제 등이 나왔으면 한다. 아울러 본지가 주관하는 서밋과 같은 자리에도 총장들께서 적극 참여하고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정론지인 한국대학신문에서도 고등직업교육의 활성화와 전문대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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