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독서는 쉽고 문학은 어려워…EBS와의 연계율 높아 체감 난이도↓
수학, 4점 문항 난이도 전반적 상승하고 킬러문항 난이도는 낮아져
영어, 단어 및 어휘 난이도·체감 난이도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분석 엇갈려

서울 강북구 창문여고에서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는 학생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1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6월 모평)에서 국어,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 영어는 전반적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나 단어·어휘 난이도와 체감 난이도 등에서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렸다.

또한 올해 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능 출제 과정에서 ‘EBS 수능 연계 교재’와 ‘수능’ 간의 체감 연계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발표한 뒤 이번 6월 모평에서 EBS 연계율이 높게 출제돼 이에 대한 수험생들의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국어, 지난해 수능 난이도 비슷…EBS 연계율 가장 높아 =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과목별 난이도는 독서는 쉽게, 문학은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EBS와의 연계율이 높게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독서는 EBS 연계율이 높게 출제됐으며,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문학은 다소 평소보다 어려웠을 것”이라며 “독서, 문학, 선택과목(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모두 EBS를 충실하게 공부하고, 지난해 수능 수준 공부했던 학생들에게는 다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독서는 EBS 연계 강화로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며 “문학의 경우 현대소설은 접근이 다소 어려웠을 수 있다. 화법과 작문은 43~45 문항이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되며, 언어와매체는 중세 국어 문법에 대한 적응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독서 영역은 수능과 같이 지문이 4개 영역으로 구성됐으나 지문의 배치 구성, 문제 유형, 제제 등이 조금 달라졌다. 독서론, 사회, 과학, 인문(주제 통합형) 순으로 제시됐으며, 사회 영역에서 계속 출제되던 법이나 경제가 아닌 ‘공포 소구 연구’가 EBS 연계 지문으로 제시됐다. 내용 전개 방식 문제도 인문이 아닌 사회 영역에서 출제됐다. 과학의 ‘고체 촉매’, 인문의 ‘설의 기능주의 반박’ 등의 지문 역시 EBS 연계 지문으로 구성돼 작년에 비해 EBS 연계율이 높아졌으나 평소 잘 다뤄지지지 않은 제재가 출제됐다.

독서 영역 킬러문항으로는 6번, 11번, 16번을 꼽았다. 6번은 지문에 제시된 공포 소구 실험 및 위협, 효능감 수준의 상관관계 파악을 바탕으로 푸는 문제, 11번은 <보기>에 제시된 그래프를 이해하고 지문에 제시된 촉매활성 및 흡착 세기 간 상관관계를 파악해 푸는 문제, 16번은 <보기>에 제시된 상황을 파악해 지문의 정보를 연관 짓는 문제였다.

문학 영역은 갈래 복합이 연계 작품인 고전시가 한 작품과 비연계 작품인 고전수필 한 작품이 묶여 두 작품으로만 세트가 구성됐다는 점에서 변화를 보였다. 갈래 복합의 경우 연계 고전시가 작품의 학습에 충실했다면 어렵지 않게 풀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현대소설의 29번 문항의 경우 선지에서 판단해야 할 조건이 까다로워 정오판단에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시의 경우 비연계 작품의 해석 난도가 있어 학생들이 34번 문항 풀이를 다소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법과 작문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문제 유형, 지문 길이 및 정보량을 보이고 있어 모의고사 훈련을 열심히 한 학생이면 무난하게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언어와 매체 영역에서 매체의 경우 지난 수능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이 평이하게 출제됐다. 언어(문법)는 문법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돼 조금 까다로울 수 있을 것이라 분석됐다.

김병진 소장은 “국어에서는 EBS 체감 연계율 강화에 대응해 수능 연계 교재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문제를 푸는 것에 그치지 말고, 문학은 작품 분석과 정리, 독서는 핵심 제재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둬 학습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수학,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 =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이 선택과목보다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으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또한 킬러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기조에 따라 4점 문항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킬러문항의 난이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 영역에서는 기존에 항상 14번으로 출제됐던 합답형 문항이 21번 단답형 문항으로 출제됐다. 빈칸 추론 문항은 지난해 수능과 같이 이번에도 출제되지 않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6월 모평은 재수생 비율이 역대 최대인 점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고난도 문항이 없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다소 평이하게 느낄 수 있는 시험이었을 것”이라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계산 과정이 필요한 중상 난도의 문제와 익숙하지 않은 유형의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전반적으로는 쉬운 수준이 아닌 시험이었다”고 평했다.

선다형 문항 중 킬러 문항에 해당하는 15번 문항은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문제로 출제됐다. 수열의 귀납적 정의로 주어진 식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우를 나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연습이 잘 돼 있는 학생에게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20번 문항은 정적분으로 정의된 함수가 출제됐지만 함수 g(x)가 원점을 지나는 삼차함수임을 파악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2023 수능에서 선다형으로 출제됐던 <보기> 문항은 단답형 21번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단원에서 출제됐다. 이번에 출제된 단답형의 경우에는 7개의 선지가 생기는 효과가 있어 주어진 명제의 참, 거짓을 판별하는 유형을 단답형으로 출제하기 위해 명제의 참, 거짓에 따라 값을 주고 그 값을 더하는 형태로 출제했다. 문제가 어렵지는 않으나 단답형으로 출제돼 학생들이 다소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

22번 문항은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미분 단원의 평균변화율을 조건식으로 출제됐다. 조미분을 이용해 삼차함수의 그래프의 개형과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의 기울기를 파악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으로,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는 두 직선의 기울기의 곱이 음수가 되는 경우이므로 열린구간에 극값을 갖는 값이 포함돼야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과목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평이한 수준을 유지했다.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세 과목의 난도는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으며, 미적분의 경우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도형을 활용한 문항이 출제되지 않아 체감 난도는 조금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확률과 통계는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로 출제됐으며, 미적분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도형 문제가 출제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도형을 활용한 삼각함수의 극한 문항이 그래프를 이용하는 문항으로 출제됐고, 등비급수 문항이 기존 도형 문제가 아닌 다른 유형 문항으로 출제됐다. 기하는 2023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로 출제됐다.

한편 대부분의 입시업체가 전반적인 난이도가 평이하다고 한 가운데, 메가스터디교육은 이번 시험에서 수Ⅱ에 비해 수Ⅰ 과목이 더 까다롭게 출제됐으며, 선택과목의 경우 기하 문항이 평이하게 출제됐고 미적분 문항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돼 선택과목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영어, 전반적 난이도는 지난해와 유사…체감 난이도 등은 분석 엇갈려 = 영어 영역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2023학년도 수능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으나 단어 및 어휘 난이도와 체감 난이도는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분석이 엇갈렸다.

진학사는 전체적으로 지문의 주제나 문장의 난이도, 어휘 등이 대체로 쉬웠고 문단의 논리적 전개구조가 명확했으며, 학생들이 힘들어 할 수 있는 까다로운 선지가 많이 보이지 않아 정답을 구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1등급 비율이 7.83%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다소 쉬워졌다고 본 것이다.

우연철 소장은 “전반적으로 대의 파악(주제, 요지, 함축 의미 등) 유형의 문제도 부담스럽지 않은 난이도였고, 빈칸 전반부 문항도 어렵지 않아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6월 모평보다는 쉽게, 지난해 수능과 비교 시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돼 2~3등급대 중위권 학생들도 무난한 수준이라면서도, 빈칸추론 문제 중 33~34번은 상대적으로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대표는 “영어는 EBS 간접연계 방식 적용으로 수험생 입장에선 국어, 수학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감이 덜하다”며 “6월 평가원 영어 출제 패턴으로 볼 때 올해 영어 과목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매우 중요한 과목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영어 영역에 대해 어려운 어휘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등 전반적으로 단어의 난이도가 높고, 함정이 되는 선택지들이 있어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빈칸 추론은 전반적으로 선택지가 비교적 쉽게 구성돼 있어 지문의 내용을 잘 파악했다면 정답률이 낮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34번의 경우 빈칸이 포함된 문장을 포함해 지문의 해석이 어려웠을뿐 아니라 매력적인 오답 구성으로 인해 학생들이 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어휘는 최근 밑줄형으로만 출제되던 어휘 문항이 네모 안에서 문맥에 맞는 낱말을 고르는 형식으로 출제돼 학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문제 유형이었다고 평했다. 또한 지문 내용에 있어서도 해석과 단서 추론이 쉽지 않은 문항으로 봤다.

학생들이 풀기에 특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킬러문항으로는 34번(빈칸 추론), 36번(글의 순서)을 꼽았다. 이 외에도 31번(빈칸 추론), 39번(문장 삽입), 40번(요약문) 등도 실수하기 쉬운 함정들이 있는 문항이라고 짚었다.

대성학원도 독해에 시간을 요구하는 높은 난이도의 지문이 출제됐으며, 대표적인 고난도 유형인 빈칸 추론 유형이 여전히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원중 실장은 “2024 수능의 EBS 연계 문항은 전년도와 같이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되므로, 낯선 지문을 제한 시간 안에 빠르게 읽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의 지문을 꾸준히 접하면서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며 “고난도 어휘가 주석으로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꾸준한 어휘 학습이 필요하며, 청취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듣기 학습 또한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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