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실시…44만8228명 응시
N수생’ 17만 7942명 시험 치러…1996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
국어,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려워…적정 난이도 확보 주력
수학, 최상위권 변별력 갖춘 문제 다수 출제…중상위권 학생 체감 난이도 높아
영어, 풀이 까다로운 문제 다수…올해 9월 모평과 비슷

학생들이 2024 수능에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6일 치러진 가운데 지난 9월 모의평가(9월 모평)에 비해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됐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배제됐지만 과목별 변별력 확보에 주력, 수험생 체감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2022 수능에서는 국어, 2023 수능에서는 수학의 표준점수 분포가 각각 수학, 국어에 비해 높아 정시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만큼 2024 수능에서는 두 영역의 표준점수 편차를 줄이려 노력이 보였다고 평가됐다.

2024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수험생 50만 4588명을 대상으로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일반 수험생은 오후 5시 45분에, 시험 편의제공 대상 수험생은 오후 9시 48분에 시험을 마쳤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 4588명이 원서를 냈고, 44만8228명이 응시(1교시 기준)했다. 결시율은 10.6%다. 원서접수자 중 졸업생 등 이른바 ‘N수생’(검정고시생 포함)은 17만 7942명(35.3%)으로, 1996학년도(37.4%)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 국어, 킬러문항 배제됐지만 선지 까다롭게 구성해 변별력 갖춰 = EBS현장교사단과 입시업체에 따르면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평보다 어려웠으나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4 수능 국어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소재가 활용됐으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EBS 연계율은 51.1%다.

국어 영역 출제 경향을 분석한 EBS 현장교사단 소속 윤혜정 덕수고 교사는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의 경우 소위 ‘킬러문항’이 배제됐으며, EBS 수능교재를 상당히 밀도 있게 연계하고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이나 개념을 바탕으로 문항을 설계해 공교육 내에서 변별력 높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어 “‘킬러문항’이 배제되면서도 공교육 과정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기존 출제 경향이 유지돼 수험생들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출제돼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윤 교사는 변별력이 높게 출제된 문항으로는 독서 10번 문항, 15번 문항, 문학 27번 문항, 작문 40번 문항, 언어와 매체 39번 문항 등이 꼽으며 “독서는 EBS 수능교재의 지문이 상당 부분 연계돼 출제됐고, 선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특히 독서 지문 4개 모두 EBS 수능교재에서 연계대 체감 연계도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입시업체에서도 9월 모평과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외형상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 있게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는 점도 뜻을 같이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학 6개 작품 중 3개 작품, 독서는 4개 지문이 EBS와 연계됐으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언어와 매체 중 문법은 9월 모평보다 많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외형성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 있게 어렵게 출제됐고, 전반적으로 시간도 9월 모평보다 부족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3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에 그쳐 국어의 불균형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4 수능에서는 국어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져 변별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 9월 모평과 유사한 경향으로, 9월 모평에 대한 학생들의 분석과 학습 정도에 따른 익숙함이 최종 체감 난이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 수학, 올해 9월 모평과 비숫한 수준…최상위권 변별력 갖춘 문제 다수 출제 =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과 비슷했지만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이 배제됐고, 교육과정을 따르면서도 최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문항들이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2024 수능 수학 영역은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 기본적인 계산력과 논리적 추리력을 평가하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종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을 피하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수학 영역 출제 경향을 분석한 EBS 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문제가 출제됐다”며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부합하며 공교육 학습 내용요소와 관련성이 매우 높고, 공교육 과정 및 EBS 수능교재 등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는 내용으로 공교육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문항이었다”고 설명했다.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는 수학Ⅰ 15번, 수학Ⅱ 22번,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꼽혔다. EBS 연계율은 50%로 수학Ⅰ과 수학Ⅱ에서는 12문항이, 선택과목에서는 각각 3문항이 연계됐다.

심 교사는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여부, 주어진 상황에서의 문제해결 및 추론 능력, 분석 및 탐구력을 묻는 문항들을 골고루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이 지닌 다양한 수학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말했다.

입시업체에서는 전체적으로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는 흐름의 출제였으나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문제는 더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난이도 문항이 많아져 중상위권 학생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병진 소장은 “수학공통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6월 모평과 9월 모평과는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고난이도 문항의 난이도가 지난 수능보다 쉬워져 전체적으로 많이 어렵지 않게 느꼈을 것”이라며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의 난이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이는데, 실제 학생들의 적응 능력은 어떠했을지 채점 결과를 통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9월 모평 수학 만점자가 2520명이 발생해 수능에선 최상위권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현재 출제 패턴으로는 이과 학생이 문과 학생보다 표준점수를 높게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웨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난도 문항이 많아져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영어, 올해 9월 모평과 비슷…정답 고르기 어려운 문제 다수 =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지만,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다만 9월 모의평가 당시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아 올해 수능 영어 영역 역시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2024 수능 영어 영역은 교육과정이 정한 어휘 수준에서 듣기 능력, 독해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또한 2015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달성 정도’와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출제됐다.

영어 영역 출제 경향을 분석한 EBS 현장교사단 소속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단순 문제 풀이 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독해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선택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답을 찾을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됐다”며 “‘킬러문항’의 요소는 배제하면서도 공교육 과정 안에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24번(제목 추론), 33번(빈칸 추론), 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39번(문장 삽입) 문항 등을 꼽혔다. EBS 연계율은 53.3%로, 2023 수능보다 약간 높고 올해 9월 모평과는 비슷했다.

김 강사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에서 출제 기조가 가장 잘 나타난 문항은 33번”이라며 “논리적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는 문제로, 제대로 독해를 하지 않고 요령으로 답을 고르려고 하면 정답을 오인하기 쉽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에서는 다양한 소재 지문이 출제돼 문장 해석에 어려움이 있고, 시간 부족을 느낀 학생이 많았을 것으로 봤다.

김 소장은 “듣기에서는 6월 및 9월 모평에 이어서 3번 문항이 신유형(담화의 요지)으로 출제됐으며, 독해에서 추상적 내용의 지문은 줄어들었으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생각을 요하거나 매력적 오답을 포함한 문제들이 많아서 문제 풀이가 까다로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독해의 난이도보다는 문제, 특히 선택지의 난이도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임 대표 역시 “킬러 문항은 배제됐지만 선지 구성에 매력적인 오답이 포함돼 있어 정답을 고르기에 어려운 문제가 다수 있었다”며 “평소 접하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의 지문이 출제돼 문장 해석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 부족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는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평보다는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영역은 EBS 연계도 잘 됐고, 너무 어렵거나 꼬아서 낸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36, 37번을 어려운 문제로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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