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액공모제도, 문화콘텐츠 관련 업무 등 창업 밑천…국내 최초의 K-콘텐츠 투자 플랫폼 ‘기대’
정직이 중요한 가치, 정보 투명성 강조…18년 이상 금융권 콘텐츠 투자하며 느낀 “자본 불균형 해소”에 기여 밝혀
창업 5년차 작년 12월 기준 회원 수 10만 명, 이중 54.4%가 MZ 세대, 서비스 론칭 2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180억 돌파
창업 초기에 온라인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자금 등 온라인 전환에 필요한 요소 고민…“처음엔 무조건 작게 시작해야”
“창업 아이템 구체화, 아이템 구현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비즈니스 모델 작동 위한 필요 자원 확보 ‘관건’

윤성욱 펀더풀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창업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자신의 역량의 크기를 알고 있어야 수준과 규모에 맞게 일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윤성욱 펀더풀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창업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자신의 역량의 크기를 알고 있어야 수준과 규모에 맞게 일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본지는 대학생들의 기업가정신을 높이고 창업친화적 대학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콘텐츠 협업을 추진하다. 포럼 산하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창업 경험 노하우와 솔직한 조언 등을 듣는 연중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창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유익한 피드백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젊은 청년들이 유입되고 대한민국 청년 창업 붐도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K-콘텐츠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투자 시장을 개척하며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국내 최초 K-콘텐츠 투자 플랫폼을 지향하는 ‘펀더풀(funderful)’이 그 주인공이다. 펀더풀은 콘텐츠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를 위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펀더풀은 기존의 금융 모델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 콘텐츠에 특화된 새로운 금융 방식을 제시하며, 콘텐츠 사업자를 위한 파이낸싱과 마케팅이 결합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윤성욱 펀더풀 대표는 “전 세계 누구나 K-콘텐츠를 조회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콘텐츠에 특화된 버티컬 사업 영역까지 확대하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밸류체인 전반에서 투자자를 연결해나가고 있다. 나아가 콘텐츠 산업에 관심있는 젊은 대학생들에게도 우리의 서비스를 적극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펀더풀은 최근에 《서울의봄》 《범죄도시3》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범죄도시3》 수익률은 약 175%에 달했다. 새로운 문화 콘텐츠 금융모델 구축에 한창인 펀더풀의 윤성욱 대표를 지난달 2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공유 오피스에서 만났다.     

- 창업하게 된 계기는.
“첫 직장이 영화사였는데,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영화사에서 근무한 이후에도 대기업에서 콘텐츠 투자 업무, 은행에서 문화콘텐츠 부서에서 일할 수 있었다. 직장을 옮기면서도 콘텐츠 투자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계속 쌓았다. 2016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온라인 소액공모 제도가 만들어졌는데 당시 ‘와디즈’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기업에서 온라인 소액공모제도에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콘텐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공모 서비스 관련 창업에 대한 주변의 권유와 함께, 자연스럽게 동료와 엔젤투자가를 만나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와 핀테크까지 발전하면서 사업자나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런 덕분에 창업에 탄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펀더풀이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하다.
“펀더풀은 국내 최초의 K-콘텐츠 투자 플랫폼으로, 콘텐츠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를 위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통사, 금융사, VC 등 오프라인에서 소수의 전문기관만 참여할 수 있었던 K-콘텐츠 투자 시장에 온라인 공모 방식을 적용해 전 세계 누구나 매력적인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투자자는 검증된 K-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재미있는 경험과 함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콘텐츠 사업자는 보다 쉽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고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 펀더풀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나.
“‘펀더풀(funderful)’은 ‘fun investment wonderful contents’의 조어로 재미있는 투자, 훌륭한 콘텐츠를 뜻한다. 하지만 회사 서비스의 특성상 ‘fund’를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펀더풀’이라는 이름을 짓기 전에 초기 창업 멤버들 간에 작명을 했었다. 당시 5가지 네이밍 후보가 있었는데 ‘펀더풀’은 3~4번째 순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지막 브랜딩 디자이너에게 회사 이름에 대해 의견을 구했는데 ‘펀더풀’을 제안해주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사업이 갖고 있는 재미요소나 사업자와 투자자 입장에서도 펀딩을 받고 돈을 모아야한다는 측면에서 ‘펀더풀’이란 이름이 잘 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5년차에 접어든 스타트업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꼽는다면. 
“2019년 5월 법인이 설립됐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는 2년 6개월, 팀이 만들어진 지는 3년이 조금 넘었다. 아직 초창기 멤버들이 5명이나 있다. 서로 매일 같이 보니깐 특별한 비전이나 가치를 공유한다는 생각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하지만 20명까지 규모가 커지면서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왔다. 스타트업은 한명 한명이 시스템이고 그 역할을 십분 해줘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조직문화의 비전 공유도 필요하겠지만 펀더풀 서비스의 특성과 관련해서 보면 정보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정직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이것은 사실 플랫폼 서비스를 하면서 회원들에게 투자서비스, 콘텐츠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는 측면이 중요해서다. 또 하나는 대표의 리더십과 마음가짐이다. 서비스 3년차에, 규모도 커진 상황에서, 대표가 비전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큰 조직에서도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 조직이 갖춰지면 설정된 목표 안에서 움직이는데, 스타트업에서 잘못된 정보와 방향을 갖고 있을 경우 팀이 내는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전체 목표 달성에 도움이 안 된다. 대표인 제가 더욱 부지런히 움직이고 팀원들과도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해나갈 것이다.”    

- 그동안 이룩한 성과와 비즈니스 구조도 궁금하다.
“펀더풀은 2021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인가 등록을 완료했으며, 2021년부터 2년 연속으로 온라인 소액공모 시장에서 투자자 수 및 투자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2022년 투자자 수 기준 65%, 투자금액 기준 37%). 2회 이상 재투자율은 약 37%, 1인 평균 투자 금액은 약 97만 원으로, 서비스 론칭 2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180억 원을 돌파했다. 또한 2023년 12월 회원 수 약 10만 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회원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 중 약 54.4%가 2030 MZ 세대이며, 새롭게 재미있는 대체 투자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펀더풀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투자 중개 서비스와 콘텐츠 커머스 ‘띵스’로 구성돼 있으며, 지속 성장을 위해 전략적 제휴와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해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펀더풀은 국내외 회원 확보, 서비스 고도화 그리고 토큰증권(STO) 기반 문화콘텐츠 투자계약증권 발행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업성장(Scale-Up)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투자자를 유치해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으로 자금 유입을 촉진할 계획도 수립 중이다.”

윤성욱 대표는 “전 세계 누구나 K-콘텐츠를 조회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본인 제공)
윤성욱 대표는 “전 세계 누구나 K-콘텐츠를 조회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본인 제공)

- 창업 이후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이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사실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을 시작했다. 콘텐츠 투자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자신이 있었다. 콘텐츠 투자 절차, 리스크, 소싱 등 이쪽 분야의 업무는 줄곧 해오던 영역이라서 누구보다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했다. 다만, 온라인 전환을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온라인 전환에 필요한 온라인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자금 등이 필요했다. 창업 아이템은 있는데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지 따져보는 것은 창업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제가 구상한 아이템이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테스트를 해보면서 알아내야 했다. 창업 초기에는 이걸 잘 몰랐다. 제가 생각한 아이템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른바 ‘자기객관화’가 안 되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강연 프로그램도 접하고 먼저 경험한 선배 창업가 얘기를 들으면서 제게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신뢰’의 중요성이다. 제가 은행이나 대기업에 있을 때에는 윤성욱이 한다고 하면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해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니 믿어주지 않는 것이었다. 비즈니스 모델 정립이 안 되어 있고 검증도 안 된 상태니 투자자에게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배달의민족’이나 ‘토스’ 서비스도 처음에는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소액공모를 통해 콘텐츠에 대해 투자하고 자금조달하는 독특한 영역이다보니, 어떻게 작동이 되고 돈이 얼마나 벌릴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매번 외부 투자자에 설명하고 또 내부적으로 팀원 내에서도 설득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
운 좋게도 저를 처음 믿어줬던 투자사가 계셨다. 케이씨벤처스의 김승현 대표님이셨다. 제 살아온 이력과 경력을 알고 계셔서 이걸 보고 초기 시드머니 투자를 해주셨고, 이를 발판으로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었다. 감사한 분이 또 계신데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신진호 대표님이셨다. 처음 뵀을 때, “여기(펀더풀)에 몇 명이 근무합니까?”라는 물음에 “6명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온 게 맞냐”라고 재차 물어 “혼자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좋은 경력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라고 말씀드렸다. 신 대표님은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신뢰해 기꺼이 도움을 주셨고 창업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 회사에 다니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처음에는 무조건 작게 시작하면 된다. 막상 창업을 해보니까 회사에서 좀더 빨리 나와서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실패에 대한 부담도 덜하고 창업을 하는 데 준비하는 과정을 아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본인이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잘 하는 일을 갖고 본인이 시도할 텐데 최악의 경우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보통 창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크게 겪는 이유도 어찌보면 단순하다. 창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저 역시 그랬다. 인기리에 종영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더라도 원가계산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식당 사장이 허다하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하고, 원가가 얼마인지 파악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하지만 아이템만 갖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가는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창업 이후 예상치 못한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창업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자신의 역량의 크기를 알고 있어야 수준과 규모에 맞게 일을 벌일 수 있다. 원가계산법은 물론이고 사업의 수준과 규모를 제대로 모르는데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쓰는 경우에는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사진=펀더풀 제공)
펀더풀은 국내 최초의 K-콘텐츠 투자 플랫폼으로, 콘텐츠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를 위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펀더풀 제공)

■ 윤성욱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쇼이스트에 입사해 영화 제작 및 투자 업무를 진행했다. 이후 한화, IBK기업은행, 와디즈에 근무하며 영화 <명량> <베테랑> <올드보이>, 뮤지컬 <캣츠> 등 수많은 콘텐츠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18년 이상 금융권에서 콘텐츠 투자를 담당하며 느낀 자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최초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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