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예산, 보조성 인건비 지급 거점국립대 1위

경북대(총장 함인석)가 예산 지출 규모를 부풀리고 쓰지도 않을 사업 예산을 미리 편성하는 등 기성회계를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기성회비로 공무원 급여 보조성 인건비(보조비)를 과다 지급한 점도 문제가 됐다.

2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는 2010년도 기성회계 순세계 잉여금과 보조비 수당 지급액이 10개 거점국립대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는 2010년 기성회계 결산 결과 168억원의 순세계 잉여금이 발생했다. 이는 거점국립대 중 최대 규모로 기성회계 수입 총액의 13.9%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북대가 지난해 기성회비를 13.9% 인하했더라도 회계가 정상 운영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과는 경북대가 당초 세출 예산을 과다 편성하는 등 지출 규모를 부풀린 탓으로, 경북대의 2010년 세출 예산 중 사용되지 않은 금액은 157억원에 달했다. 특히 시설사업비는 전년도 이월액인 136억원과 비슷한 규모인 138억원이 다시 이월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기성회계 예산 방만 운영의 대표적 사례”라며 “경북대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노력을 기울였다면 과다 예산이 책정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기성회비가 공무원 보조비로 지급된 규모가 큰 점도 문제가 됐다. 경북대는 기성회비에서 보조비 수당을 지급한 금액 역시 거점국립대 중 최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5급 15호봉 사무관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북대 보조비 지급 수당은 연간 1409만원이다. 동일한 직급과 호봉의 사무관이라 해도 보조비가 지급되지 않는 교과부 공무원보다 연간 약 1400만원을 더 받게 된다. 거점국립대 중에서 수당이 가장 적은 제주대(922만원)보다도 약 490만원을 더 받는 것이다.

권 의원은 “보조비 수당은 모두 학생들이 낸 기성회비에서 나온 것으로 공무원 월급을 학생들이 주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기성회비로 보조비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21.7%의 등록금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의원은 “지출 규모가 예측 가능한 인건비나 시설사업비에 대해 적정하게 예산을 편성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급여 보조성 인건비 지급 문제도 관계기관이 수차례 지적하며 기성회비 폐지 및 수업료 일원화를 권고한 바 있다. 국립대총장협의회 차원 논의를 거쳐 교과부와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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