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회복 벼르는 연세대, 광운·한양·경희도 "올해 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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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의 수성인가, 연세대의 탈환인가. 올해 대학 아이스하키 최강을 다투는 양교의 자존심 다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사진=고대신문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오랫동안 대학 아이스하키의 최강자는 단연 연세대(감독 이재현)였다. 벼르고 벼르는 정기전에서조차 라이벌 고려대는 16년 동안 승리하지 못하는 치욕을 견뎌야 했다. 스카우트 전쟁에서도 언제나 승자는 연세대였고 대학 아이스하키의 중심은 연세대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다른 대학들이 우승컵을 챙기며 ‘반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연세대처럼 꾸준하게 최강의 자리를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연세대가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결과는 고려대의 승리였다. 가을 정기전에서 16년 만에 무승의 고리를 끊은 것은 물론, 대학무대에서도 무패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욱 예측이 힘들다. 고려대는 패자의 자리를 지키려하지만 절치부심한 연세대도 만만치 않다. 아직 연세대의 전력이 앞선다는 분석도 있다. 광운대, 한양대, 경희대 등 다른 대학들도 올해 한방을 노리고 있다.

▲ 연세대에게 16년 동안 무승의 치욕을 겪었던 고려대는 지난해 17년 만에 연세대를 물리치고 정기전 승리를 맛봤다.(사진=SPORTS KU 제공)

■ 고려대 “이젠 우리가 최강...조직력도 우리가 한 수 위,  자리 지킨다”
고려대(감독 김희우)는 개인의 기량보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플레이가 팀의 전통이다. 선수들 각각이 좋은 기량들을 가지고 있어도 원활한 시스템 속에서 발현해야 승리를 만든다. 지난해 돌풍을 몰고 온 고려대는 올해 패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당장 2주전까지 일본에서 현지 대학들과 실전경험을 쌓고 왔다.

학년별로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들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점도 낙관적이다. 4학년 이승원, 이재규는 수비를, 유신철은 공격을 지휘한다. 3학년 황두현, 황예헌이 이를 뒷받침한다. 2학년 서형준, 서경준도 대표팀으로 거론되고 있는 재원이다. 공격수도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연세대보다 조금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대신 연세대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수비수들이 연세대의 공격을 먼저 끊고 이후 공격을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희우 감독은 “아직까지 경험적인 면에서 완성도는 부족하다. 4월 1일 대학선수권대회에서 그 완성도를 끌어올릴 것이다”며 “기본적인 체력은 물론 시즌 동안 간과할 수 있는 나쁜 습관들을 없애는 것에 올해 첫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매년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결과가 좋았지만 자만하지 않고 올해도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연세대 선수들의 기량은 여전히 고려대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세대 이재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 성숙이라 이야기했다.(사진=SPORTS KU 제공)

■ 연세대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
모든 스포츠 종목마다 라이벌로 언급되는 연세대와 고려대지만 아이스하키 무대에서만큼은 연세대가 고려대보다 오랫동안 한 수 위라고 평가됐다. 최고의 위치에서 군림하던 연세대였기에 스카우트 전쟁에서도 언제나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늘 승자의 자리에 섰다. 최강자였다는 자존심은 지난해 고려대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상처가 났지만 상흔은 그 자존심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연세대가 최강으로 꼽힌다. 특히 공격수들은 팀 연계와 함께 개인 기량이 중시되는 만큼 더 앞선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재현 감독은 오히려 그것이 지난해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다들 에이스라고 평가받던 선수들이다보니 모든 것을 개인의 기량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연세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이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2월 동계체전에 이어 4월 1일 열리는 대학선수권대회도 부상자들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일부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그럴수록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비난하지만 경기에 다시 나설 때 필승의 컨디션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최선을 다한다면 언제든 다시 최고의 위치에 오를 것”이라 말했다.

▲ 2012년 재창단한 광운대는 올해 4학년까지 선수들이 찼다. 올해에는 최소 한 개의 우승컵을 챙기겠다는 각오다.(사진=SPORTS KU 제공)

■ 광운대 “우승컵 하나는 꼭 따내겠다”
광운대(감독 김한수)는 2012년 재창단한 팀이다. 올해에 와서야 처음으로 4학년까지 선수가 찼다. 재창단 과정에서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가족적이고 조화로운 분위기가 팀 컬러로 자리 잡은 만큼 올해에는 다 같이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양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수비를 견고히 하면서 전 학년이 라인에서 호흡을 맞춰보려고 계획 중이다.

4학년 주장으로 어렸을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반한수가 팀을 이끈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동기 배병준이 주장인 반한수를 돕는다. 새내기들의 기량도 좋다. 김민철은 지난해 전 고교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에이스다. 성실함을 앞세운 전천후 이규성과 함께 루키로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김한수 감독은 “올해 드디어 1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팀 모양새가 갖춰졌다. 매 게임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꼭 우승컵 하나는  들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한양대는 경희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저학년들의 기량이 뛰어나 내년을 대비해 올해 경험들을 더 쌓게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사진=한양대 제공)

■ 한양대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도약할 것”
한양대(감독 조형준)는 앞서 언급한 학교들에 비해 선수들의 수가 적다. 1년에 5명씩 선발하다보니 선수를 고르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성실함과 꾸준함이 한양대의 팀 컬러인 만큼 정신력을 더욱 무장해 상위권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조형준 감독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체력도 문제가 되겠지만 주전 경쟁이 없다는 것에서 출발한 안일함이 팀 내에 자리했다 점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조 감독은 “모든 선수가 경기에 참여해도 숫자가 부족하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경기에 출전하니까 게으름 피우는 선수들이 종종 생기는데 그 부분을 고치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주축은 저학년들이다. 그러다보니 올해보다 내년을 도약의 계기로 삼고 내실을 다지려는 분위기다. 최윤석과 정형수에게서 한양대 에이스의 모습을 감지할 수 있고 골리 서준영은 어리지만 듬직한 모습으로 골문을 지킨다. 지난해 선전하며 긍정적 평가를 받은 2학년 이승준도 파이팅 넘치고 성실한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 경희대는 현재 골리를 포함한 선수가 총 13명이다. 2개조 밖에 운영하지 못하는 불리한 조건이지만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사진=경희대 제공)

■ 경희대 “모든 면에서 부족....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
경희대(감독 김영곤)는 선수가 고작 13명이다. 골리 2명을 빼면 11명으로 2개조 밖에 운영하지 못한다. 경기 동안 4개조까지 운영하며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막는 대학들과 대등하게 3피리어드까지 경기를 플레이하기에는 열세일 수밖에 없다. 수비력을 다져 실점을 최소화하고 찾아오는 득점 찬스를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장 큰 주안점을 둔 훈련은 역시 체력훈련이다.

경희대는 4학년 이강모를 주축으로 2학년 5명과 1학년 5명이 필드 플레이어로 나선다. 다른 팀에 비해 경기 경험이나 성숙도는 떨어지지만 젊은 패기를 앞세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지난해 9명이 뛰다보니 2개조도 운영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래도 사정이 나아진 것이라 위로도 한다.

김영곤 감독은 “지난해 워낙 사정이 좋지 않아 일단 성적보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득점을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올해 시즌만 잘 마감하면 내년에는 다른 팀에 못지않은 플레이가 가능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올해 경기를 뛰는 1, 2학년 선수들은 많이 뛰는 만큼 경험도 더 많이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1, 2, 3학년이 고른 활약을 보이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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