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연한 다양화’ 발의한 의원 낙선…정부입법으로 방향 전환 고려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여소야대 체제가 16년 만에 구축된 가운데 그간 홀대 받던 전문대학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전문대학가의 희망 섞인 관측이 나왔다. 또한 ‘능력중심사회’ 등 현 정부의 고등직업교육 정책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전문대학가에 따르면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등에 방점을 둔 야권이 커지면서 그동안 고등교육정책에서 우선순위에 밀렸던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정표 한양여대 교수는 “학력·학벌중심사회 탈피 등을 얘기하면서도 온갖 재정지원사업은 일반대학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는 결국 가진 자들이 훨씬 더 힘을 발휘하게 되고 더 좋은 교육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고등교육을 통해 금수저, 흙수저가 대물림되는 구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고등교육정책에 있어서 전문대학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뒤로 밀려 굉장히 소외된 영역이었다. 전문대학에 오는 학생들도 보면 상당부분 취약계층”이라면서 “야권에서 강조하던 게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등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라는 차원에서 전문대학에 대한 확실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여소야대가 되면서 현 정부의 정책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능력중심사회, 산업·사회 맞춤형 교육,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한 교육 등 현 정부에서 제시한 교육목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군장대학 총장)은 “이는 여야에 상관없이 앞으로 21세기 선진사회에서 우리 교육이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대학의 최대 숙원사업이던 ‘수업연한 다양화’ 법안은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상정 여부조차 불투명하게 됐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창식 의원(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탓이다. 이 개정안에는 현재 2~3년인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을 1~4년으로 다양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이에 전문대학가는 의원입법에서 정부입법을 촉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이승우 회장은 “법에 집착하지 않고 체제를 바꾸는 걸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의원입법보다는 정부입법을 촉구할 것”이라며 “차기 대선에서의 공약으로 반영되게끔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대학과 산업대학·전문대학·폴리텍 대학을 망라하는 직업대학 등 크게 두 개의 분류를 두는 식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전반적인 체제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그러다보면 수업연한 다양화는 그 안에서 당연히 추진돼야 할 하나의 부속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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