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공동기획] 고등교육혁신 골든타임,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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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규제’에 대학 위기 심화, 국가경쟁력 ‘적신호’”
대교협 정기총회 모습(한국대학신문 DB)
대교협 정기총회 모습(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대학은 국가의 경쟁력이며 미래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학이 인재 양성, 연구성과 창출, 산학협력, 봉사를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미래사회 대비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어떤가?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가? 미래사회 대비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정답은 ‘No!’ 주요 선진국 대학이 자율과 지원을 기반으로 혁신의 시대로 나아갈 때, 우리나라 대학은 재정난과 규제에 가로막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경쟁력 없이 국가의 미래도 없다. 따라서 고등교육혁신은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그리고 지금이 고등교육혁신 골든타임이다. 본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고등교육혁신 골든타임, 지금이 기회다’를 주제로 3회에 걸쳐 공동기획을 연재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의 현주소와 위기, 세계 주요 선진국의 대학 위기 극복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대학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등교육혁신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위기의 대학들, 국가경쟁력이 흔들린다
②선진국은 어떻게 대학의 위기를 극복했나
③대학이 미래다, 고등교육혁신 이렇게 준비하자

■ ‘3중고’에 재정난 심화 = ‘재정난’, 우리나라 대학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상징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입학생 감소 △등록금 동결·인하 △입학금 폐지의 재정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입학생 수는 올해 대비 2020년 4만2000여 명, 2021년 3만7000여 명 감소가 예상된다. 학령인구(초등학교 입학 대상)가 감소하면서 대학 입학생 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더욱이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비, 구조조정정책을 통해 대학의 입학정원을 감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특히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높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17년 사립대 등록금 의존율은 60%대를 기록했다. 이성은 대교협 연구1팀장은 “2020년과 2021년 입학생 수 감소로 사립대 1교 평균 등록금 수입이 2년간 21억14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등록금 동결·인하는 반값등록금정책의 여파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반값등록금의 영향과 정치경제학’, 2014년 4월 발간)에 따르면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은 2006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정책조정위원장 재직 당시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이는 정책’을 발언했다. 이것이 반값등록금정책의 시발점이다. 이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반값등록금이 검토과정을 거쳐 2011년 도입(본격 시행은 2012년)됐다.

다만 반값등록금정책은 명목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소득과 연계, 국가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쉽게 말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실질 등록금 부담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반값등록금정책을 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Ⅱ유형(대학연계지원형)과 연계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학은 재정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등록금을 동결·인하했다.

이성은 팀장은 “반값등록금정책에 따른 등록금 동결·인하로 사립대 1교 평균 학부등록금 수입이 2011년 대비 2017년 명목적으로 19억원 이상 감소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66억원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소재 A대학은 등록금 수입이 2011년 2779억원에서 2017년 2217억원으로 562억원 감소했다. 지방 소재 B대학은 2011년 1277억원에서 2017년 1073억원으로 등록금 수입이 204억원 줄었다.

국·공립대는 지난해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했다. 사립대는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한다. 입학금 폐지에 따른 수입 감소액은 국·공립대 117억7000만원, 사립대 2109억원(매년 약 430억원씩)이다.

추가 위기도 다가오고 있다. 강사법 시행(8월 1일)이 대학의 재정난 가중을 예고하고 있다. 강사법이 시행되면 강사에게 방학 기간 임금이 지급된다. 대교협 분석 결과 2020년부터 年 방학 기간(4개월) 임금으로 2000억원 이상 소요된다. 사립대 기준으로 1교당 평균 8억원, 최대 60억원이다.

■ 재정난 심화에 교육여건 악화 = “지난 수년간 대학은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동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교내장학금은 대폭 증대시켜 왔다. 이러한 노력 뒤에는 교육여건 악화 등 대학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암울한 결과도 함께 나타났다.”(강낙원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

대학의 재정난은 교육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직접교육비 감소로 확인할 수 있다. 대교협에 따르면 기계기구매입비는 2011년 3622억원에서 2016년 2978억원으로 644억원 감소했다. 연구비는 5397억원에서 2016년 4655억원으로 742억원 감소했다. 실험실습비는 2011년 2145억원에서 2016년 1940억원으로 205억원 줄었고, 도서구입비는 2011년 1511억원에서 2016년 1387억원으로 124억원 줄었다.

직접교육비 감소뿐 아니라 실험실습기자재 노후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이후 2017년까지 연구수행주체별 3000만원 이상 연구장비 구축 현황을 보면 전체 5만9830건 가운데 지자체출연연구소 25.7%(1만5366건), 정부출연연구소 24.1%(1만4398건)를 기록했다. 반면 대학은 0.8%(478건)에 불과했다. 재정이 열악하니 연구장비 구입에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다. 실험실습기자재 노후화는 교육여건 악화와 직결된다.

강낙원 소장은 “등록금 동결과 인하, 국가장학금 확대에 따른 정부의 대학재정지원 축소 등으로 대학의 재정 수입이 감소했다. 직접교육비 지출 축소는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면서 “대학이 1990년 중·하반기부터 구입한 고가 기자재들은 이미 노후화가 진행됐다. 하지만 노후 기자재 교체를 위한 대체 실험실습기자재 가격은 이전 기자재에 비해 고가여서 예산 증가가 없으면, 기자재 노후도가 더욱 급속히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규제에 규제, 혁신은커녕 ‘뒷걸음질’ = 애리조나주립대(ASU; Arizona State University)는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가장 혁신적인 대학(The most innovative schools)’에 4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혁신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선정 이유를 소개했다. 동시에 크로 총장은 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지평선 너머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오늘을 기반으로 미래는 어떤 모양으로 다가올지 상상하기 바란다. 그러고 나서 현재 교육 시스템 설계 전반을 살펴본 뒤 스스로에게 ‘우리는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질문하기 바란다.”

우리나라 총장들은 공통적으로 고개를 젓는다. 혁신은 시급하다. 어찌 보면 늦었다. 하지만 규제 중심의 정부 정책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규제 중심의 정부정책으로 반값등록금정책을 비롯해 구조조정정책, 입시 정책 등이 꼽힌다. 정부는 ASU를 우리나라의 혁신모델로 제시한다. 그러나 각종 규제로 '그림의 떡'이다. 재정난도 문제이지만 규제도 문제다. 규제 역시 대학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박기수 한양대 에리카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대학은 학생 선발, 재정, 교육과정, 학사운영 등에서 자율성이 보장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대부분 정부 통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각종 규제나 재정지원 볼모의 정부 주도 대학교육으로 대학 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기수 교수는 “천문학적인 자체 펀드를 운영하는 미국 주요 대학들과 세계 대학 순위를 비교하면서 그들의 선진 모델을 우리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일방적 폭력에 가깝다.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은 교육의 끝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 대학 위기에 국가경쟁력 추락 = 우리나라 성인(2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2017년 기준 48%다. OECD 평균 37%보다 11%p 높다.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로 2008년 이후 OECD 국가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등교육 이수율은 상위권이지만 대학교육 경쟁력은 하위권이다. 지난해 IMD(스위스 로잔 소재 국제경영개발연구원)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 대학교육 경쟁력은 63개국 중 49위에 그쳤다.

대학교육 경쟁력이 하위권을 기록했는데 국가경쟁력 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 WEF(World Economic Forum·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 대학의 고등교육경쟁력 순위와 국가경쟁력 순위가 동반 하락했다. 국가경쟁력 순위는 2011년 24위에서 2017년 26위로 하락했고, 고등교육경쟁력(대학시스템의 질 부문) 순위는 2011년 55위에서 2012년 44위로 상승한 뒤 2013년 64위, 2017년 81위로 급락했다.

강낙원 소장은 “WEF 국가경쟁력평가 지표에서 대학시스템의 질 부문 순위가 2013년 20단계 크게 하락했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 우리나라 고등교육경쟁력이 위기 상황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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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2019-05-27 14:53:12
좋은 기사입니다. 교육부 당국자가 꼭 읽었으면 하는 기사입니다.

푸른산 2019-05-28 10:31:36
규제...규제도 문제지만, 엉터리 평가 정책이 문제이지요...얼마 안되는 지원금 주면서 대학의 기본 교육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평가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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