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부띠끄 대학’ ‘ESG 실천 사례’ 등 구체적 혁신 모델 검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 배출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할 가능성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여한  전문대 총장들과 발표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여한 전문대 총장들과 발표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강릉=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전문대 교육 수장들이 모여 진행된 ‘2022년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President Summit)’이 2박 3일간의 긴 여정을 성황리에 끝맺음했다. 이번 서밋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교육 대전환기, 대학경영’이었다.

본지 프레지던트 서밋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강릉 스카이베이 호텔에서 진행됐다. 20여 명의 전문대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대 혁신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 대전환기, 대학경영’이라는 주제에 해답을 찾는 시간이 됐다는 평이다.

이번 서밋은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기존 개념을 벗어난 ‘네오부띠끄 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 제시 △대학에서의 ESG 필요성과 운영 사례 △정보통신 시대의 인력수급 전망 △디지털 에듀케이션 시대에 적합한 전문대 위기극복 사례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서밋 1일차인 지난 25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과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영상으로 개회를 축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배용 위원장은 “대학 혁신이 성공하지 않으면 국가 미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번 서밋에서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의 틀을 마련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기홍 위원장은 “대전환 시기에 전문대는 역할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방향을 제대로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번 서밋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은 개회사에서 “이번 서밋에서도 혁신을 중요한 주제로 삼고자 한다”며 “제가 한국대학신문에 들어온 이후 18년의 세월 동안 변화의 노력을 하루하루 쌓아온 것이 이제야 조금씩 혁신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결국 혁신의 핵심은 지속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가한 전문대 총장들이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가한 전문대 총장들이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어진 세션1에서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전 인천대 총장)은 ‘네오부띠끄 대학’의 개념을 빌려와 국내 전문대학들이 기존과는 다른 방향의 교육기관으로 성장해야 함을 시사했다.

네오부띠끄 대학은 1~2개의 고도화·전문화된 전공에 특화한 교육기관이다. 주로 기업이나 성공한 창업가, 컨설턴트·교수가 설립한 경우가 많고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펼치는 곳이다. BBQ가 세운 ‘제너시스치킨대학’이 네오부띠끄 대학의 대표적 예다.

조동성 이사장은 “미래에는 획일적 교육, 전통적 개념의 대학들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기업의 요구에 맞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일차 오전에 진행된 세션2에서는 4명의 발표자가 등장했다. 김정태 MYSC 대표이사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비재무적 지표인 ESG는 대학의 장기적인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대학가에 ESG가 필요한 이유를 역설했다.

특히 하버드대가 ESG 흐름에 동참하는 의미로 지난 10년간 이어왔던 학교 운용자산의 화석연료 산업 투자를 중단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ESG에 대한 시대적 요청은 국내 대학으로도 향하고 있다. 대학 차원의 방향을 설정해 ESG 경영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문형남 국가 ESG위원장은 국내 대학에서 ESG 도입 속도는 세계 대학에 비해 많이 뒤처진 편이라며 국내 대학 수장들의 각성을 요구했다. 그는 “ESG 경영 측면에서 세계 대학과의 격차를 줄이고, 선진국의 일원으로서 모범적으로 ESG를 도입·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은 자신이 몸담은 대학의 ESG 실천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SHU STOR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운영할 수 있는 ESG 활동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이 소속 기관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한국ESG경영원의 역할은 대학 내의 ESG경영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ESG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2일차 오후에는 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센터장이 중장기 인력 수급의 전망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시균 센터장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자동차, 운수업 등 분야의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반면 정보통신기술 관련 산업에선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여 총장들은 “앞으로 전문대가 배출해야 할 인재상이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3일차에 총장단은 강릉영동대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이상철 강릉영동대 총장은 총장들에게 디지털 에듀케이션 시대에 걸맞은 전문대 혁신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학생들의 디지털 지능지수(DQ: Digital Intelligence Quotient)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 총장들은 ‘네오부띠끄 대학’ ‘ESG경영’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 등의 아이디어를 통해 각 대학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총장단은 정부 규제, 학령인구 감소 등 시대적 난제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전문대들이 힘을 합쳐 의기투합할 것을 다짐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혁신하려 해도 규제 때문에 혁신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로 지원금을 받고자 경쟁하는 체제가 아니라 전문대학들이 함께 갈 수 있는 길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대 총장들이 하나로 마음을 모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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