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신구대학교 마케팅학과 졸업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022년 전문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수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성별도,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큰 공통점이 있다. 사회 근간을 이루는 전문 기술인으로 성장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이다. 본지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공동으로 이 같은 열정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삶의 동력과 영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모전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신현준 신구대 마케팅학과 졸업생. (사진=본인 제공)
신현준 신구대 마케팅학과 졸업생. (사진=본인 제공)

전문대학 진학은 나의 진로와 삶을 현격히 바꾸어 놓았다. 현재 28살, 전문대학을 졸업한 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스물여덟,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경험과 연륜이 묻어나는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20대 초반일 때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과 주변의 조언으로 신구대학교 건축디자인 학과를 진학하게 되었다. 그 선택에 대해서는 거침없었다. 평소 건물이 설계되는 과정과 디자인을 보며 가졌던 어린 아이 같은 호기심을 바로 전문대 진학에 대입시켰다.

결과는 실패적이었다. 생각보다 건축은 미적인 감각 능력도 중요시했다. 그림이라곤 초등학교 시절 물감을 짜서 8절지에 풍경화를 그려본 게 다였던 나로선 적성이 다른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휴학하고 입대를 결정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진로에 대한 고민과 자기성찰을 통해 건축학과가 적성에 안 맞는다고 판단했다. 건축디자인 학과 진학은 다행히 100% 실패는 아녔다. 이로 인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부분이 적성에 맞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평소 남들과는 사뭇 다른 진로를 택하고 싶었던 나는 ‘창업’이라는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쉽게 말하면 나만의 사업, 장사였다.

나는 복학을 한 후 바로 ‘마케팅학과’로 전과했다. 확실하게 진로를 정한 덕분인지 학과 수업과 과제, 공부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이때 관심이 있고 없고는 무언가를 할 때 커다란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느꼈다. 전과한 후 성적이 좋아졌고 관심사가 같은 학우들과 함께 지내니 교우 관계도 좋았다. 행복한 전문대학교 생활이었다. 아직 가슴 한 켠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2년제 마케팅학과에 진학한 후 졸업을 앞둔 2학년이 되었을 때, 나에게 걸맞는 최고의 학부 강의가 만들어졌다. 바로 ‘판매 실무’라는 강의이다. 이는 실제로 온라인상으로 쇼핑몰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을 심도 있게 배우는 과목이었다. 학생들은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과 통신판매증을 발급받으며 강의보다는 실무에 가까운 수업을 3개월간 들었다. 창업에 관심이 있던 나는 좋은 성적을 받았고 ‘판매 실무’ 강의가 끝나갈 무렵 교수님께서 이 온라인 판매 실무를 응용해 외부에서 사업자를 교육하는 육성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하셨다. 강의가 끝난 후, 고민하지 않고 교수님에게 달려가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건은 까다로웠다. 전문 사업자 육성 프로그램이다보니 학업에 전념할 수 없었고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아침저녁을 반납하며 사업 구축과 실무에 투입돼야 했다. 교수님은 나에게 정말 하고 싶으면 교수 재량으로 취업계 실습을 통해 학업을 미루고 참여할 기회를 주신다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명목상 어긋나는 행위는 아니었다. ‘판매 실무’ 과목을 토대로 이론보다는 실무를 좀 더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여름 방학이 끝나는 시점에 과감히 학업을 뒤로 미루고 사업자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3개월 동안 사업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그 당시 25살이었던 나는 아무것도 몰랐고 주변에는 정말 경험이 많고 능력도 대단하신 분들이 많았다. 기가 죽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3년 전 그 3개월은 지금으로선 큰 도약이 되는 경험이 됐지만 외롭고 추운 겨울이었다. 항상 오전에 교육을 시작해 막차가 끊길 때까지 컴퓨터 앞에서 살았었다.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집 오는 지하철 막차에서 혼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나의 힘든 마음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버텼다. 그 메모는 아직 핸드폰 메모장 속에 간직하고 있으며 가끔 볼 때면 “잘 버텼다”라는 생각이 들며 웃기기도 하며 대견하기도 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온라인 위탁판매로 사업체 3개를 운영하고 있는 1인 기업의 3년 차 대표다.

아무것도 모르는 전문대 학생이 사업에 뛰어드니 크고 높은 벽이 많았다. 하지만 실무에서 하나하나 배워가며, 학과에서 배웠던 것들도 인용하며 점점 성장해 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만족하는 사업 매출과 결과를 만들고 있으며 떳떳하게 외부에서 사업하고 있는 1인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

감사하게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신구대 마케팅학과에서는 나를 성공적인 창업 사례로 꼽으며 마케팅 수업 강의에도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이 길을 같이 고민해주신 마케팅학과 교수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며 마케팅학과에서 공부했던 내용이 실무에 인용이 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신구대 마케팅학과에 대한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주변 가족, 친구, 지인들도 나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줬고 그로 인해 나는 현재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틈틈이 서비스, 경영,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상태이며 창업, 사업에 대해 점점 더 큰 욕심을 가지게 됐다. 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항상 겸손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나에게 신구대는 당당하고 자부심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첫걸음과 기로를 만들어준 존재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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