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제공, 4차 산업혁명 선도 인재 양성

학생이 최우선인 대학, 교수 학생 비율 1 대 10의 작지만 강한 대학
뉴욕주립대 최고 프로그램인 ‘스토니브룩’ ‘패션기술’ 그대로 운영
신입생들 기숙사 입사 ‘레지덴셜 칼리지’ 참여, 세계시민의식 함양
대학, 공동체 의식 키우는 곳이어야… 학생성장 위한 최선 다할 것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코로나19는 ‘우리’라는 단어를 지웠다. 옆 사람의 존재에 대한 불안은 앞만 보고 달리도록 만들었다. 대학은 어떨까. 코로나19 이전부터 ‘내’가 우선이었던 건 대학도 마찬가지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는 다르다. 학생들이 조교도 만나기 쉽지 않은 국내 대학들과 달리 교수와 학생이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학생들은 총장실에 거리낌 없이 드나든다. ‘나’보다도 ‘공동체’를 앞세우는 대학이라는 뜻이다. 그 중심에는 공직에 있을때도 “동료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던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이 있다. 옆을 돌아볼 줄 아는 민 총장과의 만남은 대학과 사회가 ‘우리’라는 단어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인재가 자라는 데 필요한 가지치기 역할을 하겠다”는 민 총장을 지난달 4일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 32년의 공직생활 후 한국뉴욕주립대에 오게 된 계기는
“한국뉴욕주립대만의 특성이 한몫했다. 한국이 일류국가로 성숙하려면 국제적 기준에 맞는 토양 조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뉴욕주립대가 갖는 의미가 있다. 한국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 주립대학이 제공하는 미국 교육을 80%의 한국 학생과 20%의 외국 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교수는 반 이상 외국인인 환경에서 받을 수 있다. 이런 환경이라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거라 봤다.

지역적 위치도 대학의 지역사회 공헌 면에서 중요한 요소다.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보려면 송도를 보라’는 말이 있다. 송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때 한국의 세계화뿐만 아니라 거꾸로 세계가 한국에 들어오는 좋은 장이 될 거라고 봤다. 세계화에 유리한 송도라는 환경에서 학생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키울 수 있겠다는 희망이 한국뉴욕주립대로 이끌었다.”

- 국내 대학들과는 학사 운영이나 교육 이념 등 다른 점이 많다
“남과 다르게 하겠다는 게 목표는 아니다. 학생들이 최우선이다. 학생이 고객인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학생 숫자가 늘어서 1200명인데 교수 대 학생의 비율이 1대 10이다. 이런 학교가 없다. 대학 다닐 때 교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조교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문제가 있으면 바로 교수한테 말한다. 그만큼 교수와의 사이가 가깝다. 제 방에도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온다. 가정 같은 분위기다.” 

- 이공계와 예술에 특화된 전공들로 학사운영 되는데.
“뉴욕주립대 안에서 제일 좋다는 프로그램인 스토니브룩(SBU)과 패션기술(FIT)을 그대로 가져왔다. 먼저 스토니브룩에는 기술경영학과, 컴퓨터과학과, 기계공학과, 응용수학통계학과, 경영학과 등 총 5개가 개설돼 있다. 응용수학통계학과는 미국 전체 응용수학통계학과 중 3위를 차지한다. 컴퓨터공학과도 15위 안에 들어간다. 컴퓨터공학과와 기계공학과는 미국 공학인증제(ABET) 인증을 받았다. 한국에 있는 공대 중 유일하다. 그만큼 양질의 미국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기술경영학과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기술과 사회과학을 접목한 전공이다. 

FIT는 전 세계의 패션스쿨 중 1~2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FIT의 패션디자인학과와 패션경영학과 2개를 운영한다. 한국에서 2년을 마치면 뉴욕이나 이탈리아에서 2년 동안 공부한 후 학사학위를 받고 졸업한다. 우리 대학의 7개 학과와 내년에 개설될 전자정보공학과까지 포함한 8개 학과는 지금의 디지털 경제 시대에 요구되는 필수 학문들이다. 이런 학문들을 1대 10의 교수-학생 비율을 유지하면서 100% 영어로 강의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을 포함한 석학들도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서 유일한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이다. 

- 미국 교육과정을 그대로 가져왔고 뉴욕캠퍼스에서 필수로 공부해야 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유학의 필요성을 못 느낄 것 같다
“FIT는 거꾸로 외국에서도 유학을 온다. 학교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스토니브룩 졸업생 중 미국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세계적 기업에 취업하는 학생도 많다. 이런 점에서 우리 대학이 최고로 좋은 대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대학과 차별화된 점이다.”

- 이공계 학과가 많은 만큼 실습시설이 필요할 텐데
“시설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문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이현순 전 두산 부회장이 스토니브룩 졸업생인데 두산 로보틱스에서 제작한 로봇을 기부했다. 내년에 전자정보공학과가 신설되면서 별도로 시설투자 예산도 마련할 예정이다. FIT도 시설 확충에 2억 5000만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입생들에게 말할 수 있는 건 다른 어느 대학보다 우수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 요즘 고등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친구의 목표가 우리의 목표, 내 목표가 돼야 한다. 전 총장께서 씨뿌리는 역할을 했다. 씨앗에서 나무들이 자랄 때 불필요한 나무들은 없애야 나무가 잘 큰다. 가지치기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대학이 인재 양성의 터전으로 알려지도록 하겠다.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어 한 걸음씩 걸어간다면 그리고 FIT와 SBU 등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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