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에서 난 곡물 활용해 세대 아우르는 건강 잡곡 식품 선봬
붓과 스케치북 내려놓고 청년 기업 대표로…창업 공모전서 실력 입증
“창업 확신 생겨 과감히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편입 선택해”
“‘곡물톡톡’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청년기업 이미지 확보하겠다”
구체적인 창업 아이템 강조, “타당성 갖춰야 성공 가능성 높아져”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청년 취업난이 길어지면서 창업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9월 조사한 ‘MZ세대 미취업 청년의 창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 중 72%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디지털 시대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청년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김강 곡물:원 대표 (사진=김한울 기자)
김강 곡물:원 대표 (사진=김한울 기자)

김강(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3) 곡물:원 대표는 도전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식품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학년까지만 해도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에 다니던 학생이던 김 대표는 공모전 주제에 맞는 창업아이템을 적절히 선보이며 ‘2019 제1회 와디즈 대학생 크라우드 펀딩 콘테스트’ 본선 및 최종 진출을 시작으로 수많은 창업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다가 곡물과 관련된 아이템으로 도전한 ‘2020 학생창업 유망팀 300’에서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청년 창업가임을 입증했다.

미대 학생으로서 수많은 창업 공모전에서 실력을 드러낸 그는 창업을 위해 올해 초 과감히 인천대 편입을 결정해 7월 ‘곡물:원’을 창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그가 선보인 건강 잡곡식품 ‘곡물톡톡’은 인천시와 협업해 내년에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제품과 마케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는 그를 지난 21일 인천대 창업지원단이 운영하는 ‘창업다락’에서 만났다.

■ ‘왜 번거롭게 잡곡을 불리는거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창업 = 김강 곡물:원 대표가 청년 창업 기업의 대표가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학생 시절 가족의 암 투병으로 병원을 오고가며 고단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가족과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들이 각자 집에서 백미가 섞이지 않은 잡곡만을 조리해 병원 식사에 섞어먹는 모습을 보게되었다. 호기심에 환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개인의 기호에 맞는 잡곡을 먹고 싶은데 병원 식단에 반영되지 않아 집에서 백미가 섞이지 않은 순수 잡곡만을 취사해해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더불어 잡곡마다 불리고, 조리하는 시간이 달라 잡곡을 섭취하기까지 다소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겪는다는 고충도 파악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그는 “이런 잡곡류를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학생이 돼서 그 궁금증을 모티브로 삼아 창업 아이디어를 고안해냈고 그 결과 잡곡마다 적합한 불림 시간과 조리시간을 맞춰 바로 섞어먹을수 있는 상품인 ‘곡물톡톡’을 고안하게 됐다”며 회상했다.

그렇게 탄생한 미리 불려 만든 건강잡곡 식품 아이디어 ‘곡물톡톡’의 반응은 뜨거웠다. ‘2019 건국대학교 메이커톤 캠프(창업)’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20 건국대 온라인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우수상, ‘2020 건국대,경기대 캠퍼스 타운 창업 공모전’에서 대상 등 상을 휩쓸었다. 심지어 예비 창업기업을 꾸려 참가한 ‘2020 학생창업 유망팀 300’에서 가장 큰 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라 건강과 관련된 주제에 심사위원을 비롯해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고 몸에 좋은 잡곡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음을 높이 평가받았다.

■ 미대 학생에서 기업 대표까지···“창업 쪽이 내 길이라고 확신해” = 학창 시절 가졌던 간단한 의문에서 시작된 창업 아이디어가 ‘대박’이 나자 그는 고민에 빠졌다. 건국대 조형미술학과 학생으로서 학과에 맞는 미술 전공 공부도 꾸준히 해왔지만 그가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사업이었다. 참여했던 공모전에서 들려오는 꾸준한 성과도 그의 마음을 점점 창업 쪽으로 기울게끔 만들었다. 그는 “20개가 넘는 창업 공모전을 참여하면서 가지고 있는 창업 아이디어가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느꼈지만 미대 학생으로서 학과 공부 사이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고민 끝에 결국 김 대표는 미술대학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의 창업 열망을 꽃피울 수 있는 대학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가 고민한 대학들 중 인천대는 창업지원단에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세부사항 조율과 애로사항을 확인함은 물론이고 도전하는 분야 관련 변호사와 변리사까지 선정해 법률 자문을 진행하고 창업 특강, 관련 분야 전문가 초빙 등 청년 창업가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온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 점에 주목해 그는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로의 편입을 희망했고 올해 초 편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가 가졌던 첫 번째 목표인 ‘창업’을 위해 지난 7월 청년 창업기업 ‘곡물:원’을 설립해 팀원들을 모으고 가졌던 생각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바쁜 시대 속 빠르지만 바른 먹거리를 추구하는 곡물:원 = 빠름이 생명인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청년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김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는 식품 분야에서 ‘느림’과 ‘바름’의 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적잖은 청년 창업 기업들이 식품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쉐이크나 밀키드 등에 더 관심을 갖고 움직인다. 곡물:원은 다르다. 빠르지만 바르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곡물과 잡곡에 주목했다”며 곡물:원만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회사명에도 곡물 뒤에 ‘원’을 붙여 곡물품 분야에서 으뜸(元)과 근원(原), 그리고 관련 분야 1등이 되겠다는 영어 One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아냈다.

물론 다른 식품보다 까다로운 곡물을 다루기에 힘든 점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잡곡마다 물에 불리는 시간도 다르고 원활한 영양성분의 흡수와 식감까지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아 사전 준비 단계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영양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박은정 팀원은 “까다로운 식품관리법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률을 찾아보고 식품별로 제각각인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를 포함한 곡물:원의 구성원들은 ‘곡물톡톡’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팀원들은 수많은 검증과 노력,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강의식을 높이고 바른 먹거리를 판매한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런 자신감 덕분일까. 곡물:원은 인천시가 진행하는 ‘2022 코나아이X인천이음 스타트업지원 캠퍼스 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인천시민에게 직접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022 산학협력 EXPO’에서 진행한 ‘학생 창업유망팀 300 제품전시회’에서는 3위에 드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힘들더라도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저를 포함한 모든 팀원이 가지고 있어 좋은 성과가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며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곡물:원 구성원들. 왼쪽부터 김도훈 팀원, 임보민 팀원, 백종욱 팀장, 김강 대표, 박은정 팀원 (사진=김한울 기자)
곡물:원 구성원들. 왼쪽부터 김도훈 팀원, 임보민 팀원, 백종욱 팀장, 김강 대표, 박은정 팀원 (사진=김한울 기자)

■ “소비자에게 빠르고 독특한 기업으로 알려지고 싶다” =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설명한 그가 가진 다음 목표는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젊은 기업인이 되는 것이다. 일반 기업인도 이루기 힘든 거대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구체성’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남에게 소개하는 것이 기업을 이끄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모든 과정에서 세부적·체계적으로 신경쓰라는 말을 자신과 팀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그는 “똑같은 아이템이 있어도 디테일 하나로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분야에서 집요하다싶을 정도로 파고들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곡물:원의 미래 방향도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독특하고 신선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출시를 앞둔 ‘곡물톡톡’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단순히 돈을 번다는 목표보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청년 식품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고자 하는 생각이 남달라서다. 그는 “내년에 인천시민을 시작으로 곡물:원이 어떤 기업인지 알리고 싶다.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나간다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곡물:원을 신뢰하고 내놓는 제품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곡물:원의 가능성을 지켜보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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