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푹 빠진 아주대 김현진·고형민 학생
학과는 달랐지만 ‘파란학기제’ 통해 의기투합
옷 잘 입는 대학생 소개하고 패션 관련 정보 전달
“대학계의 ‘무신사’ 되겠다” “눈앞의 돈보다 도전 정신”

아주대 청바지 팀 김현진 아주대 경영학과 학생(왼쪽)과 고형민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아주대 청바지 팀 김현진 아주대 경영학과 학생(왼쪽)과 고형민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아주대학교 파란학기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아주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부터 시작된 시스템으로 학생 스스로 한 학기 동안 과제를 계획 및 수행한 뒤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학기 제도다. 이번 1학기 아주대 파란학기에는 31팀, 128명의 학생이 참가할 정도로 적잖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제도다.

이번 파란학기에서 ‘청바지’ 팀은 아주대 고형민 씨와 김현진 씨가 함께 만든 파란학기제 팀으로 학생들 중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스냅을 촬영하고 의류업체와의 협업, 웹 매거진 제작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청바지 팀은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40여 명의 패션 스타일과 브랜드를 소개했으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팀 계정에만 약 3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꿈꾸고 도전하는 대학생이자 대학 패션 ‘트렌드 리딩’을 꿈꾸는 청바지 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10일 아주대 율곡관에서 청바지 팀 소속 고형민 씨와 김형민 씨를 만나봤다.

■ “패션 좋아하냐고 물어봤는데 미쳐있다고 하더라” = 청바지 팀을 만든 두 사람의 시작은 우연에 가까웠다. 고 씨는 정치외교학과였고 김 씨는 경영학과라 원래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사이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씨는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아 남들의 패션을 따라해보거나 나름 잘 입었다고 생각한 사진들을 SNS를 통해 남겨왔었다”며 “그러다가 문득 아주대 파란학기제 모집 광고를 보게 됐다. 이 제도를 통해 학교 지원으로 평소에 구상하던 패션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불투명한 미래에서 자신만의 꿈을 찾아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고 씨도 패션에 관심을 갖고 파란학기제에 참여를 원했지만 당시 같이 할 동료가 없어 당황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우연히 마주치면서 ‘청바지’ 팀이 시작됐다. “서로가 대화하다가 패션을 좋아하냐고 김 씨에게 먼저 물어봤었다. 그러니까 빠진 것을 넘어서 미쳐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거기서 이 사람과 팀을 구성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렇게 만나 청바지 팀을 꾸린 두 사람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온라인 패션스토어로 알려진 ‘무신사’가 초창기에 홍익대 주변 사람들의 스냅샷(자연스런 동작이나 표정을 촬영한다는 사진)을 찍었던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실제로 입고 다니는 패션을 촬영한 후 해당 옷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사람들이 자신의 패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패션 스타일과 브랜드 소개 및 추천을 실행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슷한 대학 패션 교류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여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의류업체와의 협업까지 추진했을 정도로 큰 꿈을 가졌다.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청바지 팀 (사진=청바지 팀 제공)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청바지 팀 (사진=청바지 팀 제공)

■ ‘맨땅에 헤딩’을 시작으로 대학계의 무신사를 꿈꾸다 =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사전조사와는 별개로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 도전의식만 가지고 학생들의 관심을 받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지역 의류업체와의 협업도 마찬가지였다. 실패를 겪으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으나 좋아하는 패션을 놓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청바지 팀은 아주대 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알리는 것부터 다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촬영을 하려면 학생들의 관심을 얻는 것이 가장 먼저였다. 아주대 학생들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대 총학생회나 다른 동아리 단체 등 학교 내 커뮤니티를 활용해 청바지 팀 홍보를 이어갔다.” 웹 메거진 제작을 위한 추가 인원을 모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단순히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대학생 패션 소개를 넘어 ‘파란코디’라는 이름으로 패션 웹 메거진 제작에 뛰어들었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인원 2명을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웠다.

끝없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청바지 팀에 대학생들의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평소 패션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진 않지만 대학생이 어떻게 옷을 입고 다니는지에 대한 궁금함으로 찾아오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청바지 팀은 1학기 종료를 앞두고 인스타그램 기준 약 3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사람들의 많은 관심에 청바지 팀은 놀랐다. 김현진 씨는 “초반에 지역 의류업체 협업을 꿈꿨지만 이루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며 “그동안의 노력 끝에 생각보다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면서 온라인 의류업체 2곳과의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실제로 아주대 학생들에게 9벌의 의류 나눔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형민 씨도 “맨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촬영을 요청했지만 최근에는 촬영 요청이 들어왔을 정도다”며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는 와중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결과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졸업이요? 졸업해도 계속 도전해야죠!” = 지난 10일 아주대에서 열린 ‘2022-1 아주대학교 파란학기제 성과발표회’ 시상식에서 청바지 팀의 이름은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내심 수상을 바랬지만 훌륭한 아이템과 사업 주제를 가지고 성과를 낸 다른 팀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두 사람은 이에 대해 전혀 아쉽지 않고 오히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은 파란학기제가 끝났음에도 청바지 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실패를 한번 겪고 나니 도전하고 극복할 수 있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학교로부터 지원받았던 파란학기제에 참여했을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해보겠지만 청바지 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학생 패션 문화를 선도하는 그룹으로 느리지만 우직하게 앞장설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익명의 온라인 의류업체로부터 협업 상품을 제시받기도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눈앞의 돈보다는 패션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김현진 씨는 “지금은 눈앞에 돈에 집중하지 않고 싶다”며 “패션을 좋아하는 만큼 더 배우고 익혀야한다. 현재 청바지 팀이 가진 비전과 아이템을 더욱 발전시켜서 대학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그룹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고형민 씨도 “파란학기제 속 청바지 팀은 해체되겠지만 해당 활동은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며 “앞으로 발전하고 도전해나갈 청바지 팀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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