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문이과 구분 없이 치러진 첫 통합형 수능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 수능이나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어려웠고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했다는 당국 발표와 달리 문과생의 고득점 확보가 어렵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국어 영역, “9월 모평보다 어려워” = 1교시 국어 영역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과 입시업계는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공통된 분석을 내놨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의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올해 국어영역은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고 9월 모평보다 어려웠다”며 “최근 응시한 9월 모의평가를 고려할 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로학원 등 입시 분석업체에서도 1교시 국어 영역의 난이도에 대해 “작년 수능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어렵게 출제됐다”며 “이번 정시모집에서는 작년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된 국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유웨이는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은 수학뿐 아니라 국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문계열 상위권은 국어의 비중이 변수고 중위권도 변별력 있게 출제된 국어 성적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통과목이 어렵다는 데에도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과 입시업계의 의견이 일치했다. 오 교사는 “공통과목에서 지문 길이는 짧아졌지만 개념 추론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아 과정이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선택과목은 지문을 이해하고 해석해야하는 정보량이 있어 문제풀이 시간이 다소 소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성학원은 “국어와 수학의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서 대체로 공통과목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총평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려워”… 문과생 불리할 수도 = 올해부터 문과와 이과가 같이 치르게 된 2교시 수학 영역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수석 교사는 “올해 수능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됐고 지난해 포함되지 않았던 기하가 선택과목으로 출제됐다”며 “수능 구조 개편으로 지난해 수능과 직접 난이도를 비교하기 어렵지만 지난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9월 모의평가에서 고난도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가졌지만 이번 시험은 중간난도 문항이 늘었고 추론을 통한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돼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입시업체들은 대체로 수학에서 선택과목보다 공통과목에서 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성학원은 “공통과목은 다소 어렵고 선택과목은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를 줄여서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유웨이도 “수학 공통과목의 난이도는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됐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2022 수능(공통+확률과통계)은 2021 수능 나형과 대비해 어렵고 2022 수능(공통+미적분)은 2021 수능 가형과 대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 역시 이번 공통과목이 지난 6월, 9월 모평 수준만큼 어렵게 출제됐다고 총평하면서 “표준점수 분포상에서도 공통과목은 어렵게 출제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선택과목을 두고는 업시업계에서 분석이 엇갈렸다. 대성학원은 “확률과통계, 미적분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기하는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유웨이도 “미적분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고 확률과통계와 기하는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확률과통계는 미적분보다 상대적으로 쉬웠다”며 확률과통계를 주로 선택하는 문과생이 고득점을 확보하고 상위 등급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했다.

■영어 영역, 작년 수능보다 어렵고 9월 모평보다 쉬워 = 3교시 영어 영역은 ‘물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능 보다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협 대학입시상담교사단은 “6·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며 “신유형은 없었고 지난해 수능과 문항 배치도 같았다”고 밝혔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영어가 지난해 수능까지는 EBS 직접연계였는데 올해부터 간접연계가 되고 연계율도 70%에서 50%가 되면서 부담이 있던 해였다”며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EBS 교재와 유사한 지문과 소재가 있어서 EBS 어휘로 철저히 준비했다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업계도 작년 수능보다 어렵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유웨이는 “올해 수능부터 EBS 방송교재와의 직접 연계 문항이 출제되지 않음에 따라 전반적인 난이도는 1등급 비율이 12.66%였던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1등급 비율이 4.7%였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게 출제돼 1등급 비율은 8~9%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도 “절대평가인 영어마저도 어렵게 출제된 수능이었다”며 “지난해 1등급 비율 12.7%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수능 등급 예측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속단하지 말고 논술과 면접시험에 적극 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