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PBL 도입 시행, 12년 연속재정지원도

 

지난 2000년 2월 국내 대학 최초로 PBL(Problem Based Learning·문제중심학습법)을 도입해 화제를 모은 대학이 있다. 바로 제주한라대학이다. 단순주입식 교육과 달리 상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돼 당시 ‘시기상조 아니냐’는 말들도 나왔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이를 밀고 온 ‘뚝심’ 덕에 이번에 7개 WCC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이에 대해 “그동안의 노력이 이번 선정을 통해 빛을 발했다”는 게 다른 전문대학들의 반응이다. 최초로 PBL 교육방법을 시행한 이후 12년 연속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타 전문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이번 WCC 선정에 대해 “10년 동안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고관용 제주한라대 기획처장은 “대기업 재단을 두지도 않았고 지역적인 불리함도 상당했다. 한마디로 ‘모든 악조건은 다 갖춘 대학’이 바로 제주한라대학이었다”며 “10년 전부터 ‘전국 10대 명문대학’을 목표로 철저하게 준비해 이번 결과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고 기획처장의 말처럼 제주한라대학은 악조건 속에서 ‘특성화 분야 및 대표 브랜드’를 무기로 갈고닦아왔다. PBL을 교육과정 전반에 도입하고, 전국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연수교육실시 및 PBL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또 PBL의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미국·호주·일본·중국·홍콩 대학들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국제 PBL 교육포럼을 운영하는 등 명실공히 ‘PBL 최고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간호·보건 인력 양성을 꼽을 수 있다. 전문 시뮬레이션 교육환경 및 기자재 구축을 통한 현장중심 실무인재 양성과 간호·보건 분야 국제자격증 취득 프로그램 운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국가시험 합격률(간호과 99.1%, 응급구조과·물리치료과 100%)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미국 뉴욕주립대와는 응급의료교육원 공동교육과정을, 호주 뉴캐슬대와는 PBL연구원 공동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 최고의 관광 및 호텔경영 분야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특성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동북아시아 최고의 관광 실무인력 양성 교육과정을 위해 실무일체형 관광계열 전용 교육관을 설립했으며, 스위스호텔학교(SSTH) 및 이탈리아 요리학교(IPSSAR)와의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밖에 관광산업 종사자 대상 직업훈련교육 거점대학에 선정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 기획처장은 “전문대학 중 해외취업은 우리 대학이 전국 1등”이라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교육을 통해 세계 수준의 관광특성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관광계열, 정보기술·건축계열, 예체능계열, 사회복지계열, 보건계열, 간호계열의 27개 학과를 운영 중이며, ‘아시아 최고의 직업중심대학이 되자’는 미래비전을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교육 △글로벌 산학협력 네트워크 구축 △대학 인적·물적 자원의 선진화 등에 힘쓰고 있다.

 

 

“아시아 최고 프로페셔널 스쿨 목표”
[인터뷰]김성훈 제주한라대학 총장

 

“WCC에 선정됐다는 건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전문대학이라는 의미겠지요. 그렇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이나 미국 최고의 대학들과 어깨를 견주는 ‘아시아 최고 프로페셔널 스쿨’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WCC에 선정된 제주한라대학 김성훈 총장은 선정된 기쁨에 앞서 향후 목표부터 밝혔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방향을 설정하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김 총장은 이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교육 프로그램 정착, 글로벌 산학 네트워크 구축, 인적·물적 자원의 선진화라는 3대 추진전략과 하위 10대 과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분야는 김 총장이 애정을 쏟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점점 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의 교육서비스 수요 관점에서도 국내 여건은 점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고등교육 분야의 국내 대학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대학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대학과 응급의료교육원 공동교육과정 실시, GHC사업 운영, 전체 교직원 대상 외국어 학습을 통한 외국어 역량 강화 등 글로벌 역량 높이기는 이런 차원에서 추진되는 노력들이다.

이와 함께 제주한라대학의 장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게 지난 2000년 실시한 PBL 교육방법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PBL을 도입,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 총장은 그렇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들이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것을 갖고 있을 때 비로소 경쟁력이 생기고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BL은 ‘프로페셔널(전문가)’을 양성하는 데 아주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PBL로 교육을 잘 받은 학생들은 실무적응력·문제해결능력이 강화되고,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도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데,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희망을 보고 꾸준히 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것이 또 다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희망을 지니고 더 큰 목표에 다다르는 것. WCC에 선정됐지만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총장은 이와 더불어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간호·보건이나 관광을 포함하는 2~3개 학부를 아시아 최고의 학부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국내외 유수한 대학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PBL교육포럼과 국제자유도시학회를 조직해 사무국을 우리 대학에 두고 학회지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분야의 교육과정이나 교육환경을 더욱 개선하겠습니다. 또 외국 유수의 산업체들과도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취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대학의 글로벌 산학 네트워크를 구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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