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편집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강점인 '메멘토'(Memento)는 작년 가을 유럽에서 개봉돼 인기를 끌었지만 영화의 본 고장이라는 미국에서는 지난 3월에 개봉될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화. 그나마 미국 개봉 당시 LA의 11개 극장에서만 선보였다.

그러나 3월 말 미국 주요 도시 50개 극장으로 확대 개봉됐고 5월 중순에는 5백여개의 극장으로 늘어났다.

미국 개봉 4개월, 유럽 개봉 반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을 극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메멘토'는 2001년 선댄스 영화제 월도 솔트 각본상을 비롯해 지난해 도빌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비평가상·시네-라이브상, 시체스 카탈로니아 영화제 각본상, 런던 비평가협회 올해의 각본상, IMDB선정 역대 최고영화 9위에 랭크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올해 서른 한 살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두 번째 작품인 '메멘토'로 '새로이 발견된 천재감독'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첫 번째 작품은 가족과 친지들을 끌어 모아 16mm흑백의 60분짜리 '미행'이란 사실이 놀랍다.

전직이 보험 수사관이었던 레너드 셀비(가이 피어스)는 기억상실증 환자.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이 레너드라는 것과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범인은 존 G 라는 것이 전부이다. 중요한 단서까지도 쉽게 잊고 마는 레너드는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낸 범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메모와 문신을 사용하게 된다.

즉, 묵고 있는 호텔, 갔던 장소, 만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고, 항상 메모를 해두며, 심지어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며 기억을 더듬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기억마저 변조되고 있음을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그의 곁에는 나탈리(캐리-앤모스)라는 웨이트리스와 테디(조 판톨리아노)라는 직업을 알 수 없는 남자가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들은 레너드를 잘 알고 있는 듯 하지만 레너드에게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인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레너드는 그들을 만났다는 것을 늘 잊고 만다.

마약 조직의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정보를 제공하는 나탈리는 테디가 범인임을 암시하는 단서를 보여주고, 테디는 절대로 나탈리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8월 18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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