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서비스, 청정헬스푸드, 뷰티향장·물, MICE산업 특성화

학생 능력에 따른 단계별·맞춤형 인재양성전략 수립도

▲ 제주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제주대는 호남·제주권에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이하 LINC 사업) 현장밀착형에 선정돼 5년간 매년 26억5200만원씩 지원받는다. 지역자원 특화산업에 바탕한 2차 산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주력했다. 제조업 기반이 열악한 지역에서 유일한 산학협력선도대학으로 선정된 것도 그만큼 절박하게 산학협력에 힘써온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은 2차 산업인 제조업이 3~4%에 불과하다. 3차 서비스산업이 약 80%, 농업·수산업 등 1차 산업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 산학협력 업체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지자체까지 제주대의 LINC사업 선정 여부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산업 인프라가 부족함에도 제주대는 2004년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NURI)사업과 풍력특성화대학원 사업,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이하 광역권 사업) 등 대형 산학협력 사업에 줄줄이 선정됐다. 한 제주대 관계자는 “산학협력은 제주도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제주대가 산학협력에 사활을 걸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LINC사업 선정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그간 힘써 축적해온 노하우가 주효했다.

■ 제주지역 제조업 확대에 일조 =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 내 4%도 안 되는 제조업 비중을 10% 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제주대의 LINC사업도 이 같은 목표와 충실히 연계했다.

제주대는 광역권 사업 때부터 풍력서비스 산업과 청정 헬스푸드, 뷰티향장·물, 휴양형 MICE(Meeting, Incentive travel, Convention, Exhibition) 산업 4개 분야를 특성화 선도 모델로 꼽았다. 이들 특성화 분야는 제주지역 천연자원을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 미래동력 성장산업이다. 제주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4대 특성화 선도 분야 산학협력을 통해 일자리가 1000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대와 2km 거리에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교육·연구·창업지원기능이 결합된 형태의 특성화 산업 R&D 기지 역할을 맡는다. 다음(DAUM) 본사가 위치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앞으로 첨단 IT산업 4개 업체, BT 산업 1개 업체, 연구 개발(R&D)을 위한 지식산업 2개 업체가 배치될 예정이다.

■ 산업체 맞춤형 인재양성 전략 = 제주대는 LINC사업에 앞서 공학혁신센터 취업프로그램인 맞춤형 취업프로그램 ‘CEO에게 듣는다’ 과목과 DAUM, STX, 금호건설 등 대기업 맞춤형 트랙을 운영했다. 트랙을 이수한 학생들은 지난 5년간 평균 74.8%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주대는 이러한 취업 특성화 프로그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산업체 맞춤형 인재양성 전략을 내놓았다. 학생의 능력에 따라 스펙강화(Super Spec), 선도(Lead), 핵심(Nuclear) 등 세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역량 강화형, 산업체 니즈형, 창업 유도형으로 세분화해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Super Spec 그룹은 학부생의 기본적 취업 역량을 강화하고 Lead 그룹에서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 이 단계를 넘어선 학생은 Nuclear 그룹의 창업 유도형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적 핵심전략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제주대는 이를 위해 창업 지원 ‘3S(Support·Start·Survival)-IDEA(Infra·Development·Education·Autonomy) 핵심전략’을 마련했다. 3S 핵심전략이란 선도적 창업 라이프 사이클 창출을 위한 지원체계를 말한다. 특히 창업 도입기에 아이템 분야를 집중 발굴하는 데 역점을 뒀다. IDEA 핵심전략은 친화형 창업환경 구축을 위한 전략으로, 제주대는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밀착 지원해 장기적으로 선도적 창업문화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산학 맞춤형 체질개선 노력 = 실질적 체질 개선책도 내놓았다. 제주대는 산학협력 맞춤형 인재양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교원인사 제도를 개선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창출을 목표로 손질했다.

제주대는 교수 재임용·승진시 연구실적을 산학협력 반영비율로 최대 50%까지 대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산학협력 대체 가능비율은 사업기간 동안 매년 5%씩 증가시켜 최대 70%까지 확대키로 했다. 교수업적평가에서도 사업기간 동안 산학협력 실적을 20%p 높일 계획이며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에도 확대 적용된다.

산학협력중점교수의 경우 특성화 선도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채용형 전임교원 2명과 산업체 경력이 있는 비전임교원 2명을 임용했으며 5년차까지 채용형·지정형을 합쳐 50명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취업률 54.76%→57% △가족회사 150개→220개 △창업강좌시수 9.1학점→15학점 △현장실습 이수비율 5.7%→10.0% △캡스톤 디자인 이수비율 5.5%→11% 등 LINC 사업 기간 동안 각종 실적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거창한 목표다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달성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제주지역 산업 발전 토대 마련”
[인터뷰]허향진 제주대 총장

▲ 허향진 제주대 총장
- 이번 사업에 선정된 비결이 있다면.
“우선 LINC사업 선정으로 지금껏 해오던 산학협력 인재양성 사업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돼 다행이다. 외부에서는 ‘지역의 경쟁대학이 적어 (제주대가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오해가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제주지역은 대기업이 거의 없고 산업체 수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각종 산학협력 사업마다 벼랑 끝이라는 절박한 자세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NURI사업과 공학교육혁신센터, 광역권 사업 등 주요 산학협력 사업 선정 경험은 물론 DAUM·중부발전·STX·금호건설 등 기업 특성화 맞춤형 교육 트랙을 비롯해 각종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는 등 제주대만의 산학협력 노하우가 이번 사업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 제주대의 산학협력 마스터플랜과 목표를 설명해달라.
“제주대의 산학협력 마스터플랜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역의 특화자원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글로컬 산학협력’의 전형을 창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거점국립대로서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스터플랜은 ‘창업을 포함한 취업률 70% 달성’이라는 성과 목표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사업 선정이 제주지역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던데.
“그렇다. 광역권 사업 4개 분야와 LINC사업의 선도전략산업 분야가 동일하다. 제주도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풍력에너지와 MICE, 청정헬스푸드, 뷰티향장 4가지 분야를 필두로 제조업이 발전해야 한다. 그러려면 맞춤형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번 LINC사업 선정에 따라 기존 광역권 사업과 함께 필요한 인력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야 비로소 제조업 발전의 양 날개를 구축한 셈이다.”

- 이번 사업 선정을 위해 지자체와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나.
“특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상생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측에서는 3~4%에 불과한 제조업의 비중을 10%대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크고 작은 지원에 나섰다. 광역권사ㅓㅂ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제주대와 R&D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합의해주는 등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이 그 예다.”

-취업보다 학생 창업에 무게를 실었는데 그 이유는.
“워낙 제조업 환경이 어렵다보니까 창업 지원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중소기업청의 창업선도대학 사업과 특화형 창업보육센터 확장 건립사업도 선정되는 등 창업 인프라는 남부럽지 않게 조성될 참이다. 4가지 선도전략산업 분야에서 졸업생들이 창업에 성공하면 취업률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 총장님께서는 LINC 사업에 얼마나 관여할 생각이신지.
“본부 부서와 단과대학 간 협의는 물론, 4개 선도전략산업 분야끼리도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월 1회씩 총장 주재 정례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LINC사업은 결국 교수업적평가 등 학교 제도와 규정 자체를 산학협력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총장으로서 이 사업을 총괄하며 조정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다. 차기 사업에서는 기술혁신형에도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 한다.”


[BOX]3단계 창업교육 프로그램 구현 ‘청신호’
창업교육·보육·지원 3박자 갖춰

제주대는 지난 1일 중소기업청의 ‘특화형 창업보육센터 확장 건립 사업’에 선정됐다. 제주대는 지난 2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LINC사업 선정을 통해 학내 창업교육센터를 설치했다. 이들 사업을 기반으로 3단계 창업교육프로그램인 ‘선도 창업 라이프 사이클’을 구현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제주대의 창업교육 기본 전략은 B.I.(Business Incubator) 3단계 전략이다. 1단계는 LINC산업으로 설립된 창업교육센터의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이수하도록 해 창업·기업가 마인드를 함양시키는 단계다.

2단계는 창업지원단 교육과정을 통해서 1단계를 거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단계다. 2단계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마지막 3단계는 최근 선정된 창업보육센터 교육과정이다. 창업보육센터는 국비 15억원과 제주특별자치도 예산 10억원, 교비로 출연하는 10억원 등 모두 3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창업보육센터는 학생들이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물론, 직접 우수기업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세 단계가 정착되면 이제껏 참여한 학생들은 우수·중견기업의 경영자로 성장하며 이들은 다시 창업을 지망하는 제주대 학생들을 지원하는 멘토가 된다. 제주대는 이러한 창업교육 선순환 구조를 ‘선도 창업 라이프 사이클’이라고 명명해 제주지역의 제조업 기반을 넓히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중심축 역할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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