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800여 IT 기업과 적극적 네트워킹으로 산학 단절 방지

 지역 산업에 고부가가치 Smart-IT를 접목시켜 특성화 추진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경운대는 전체 23개 학(부)과 중 21개 학(부)과가 산학협력에 참여한다.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인 ‘경운 2020’의 지향점도 ‘산학협력선도대학’이다. 산학진화형 대학체제로 개편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지리적 이점도 있다. 경운대가 위치한 대구·경북에는 IT융합 관련 기업체가 819개 입지해 있고, 이중 286개 업체에 종사하는 인력이 1만9971명(2008년 기준)이다. 또 대구·경북지역은 IT산업의 메카다. 구미(모바일), 대구·경산(임베디드시스템), 영천(메카트로닉스), 경주·포항(이차전지, 지능로봇) 등 동종 산업분야로 연계돼 있다. 경운대가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을 통해 육성할 ‘Smart-IT(정보기술)’ 분야와 직접적인 연계가 가능하다.

이 같은 이점을 활용, 구미공단에 산업단지캠퍼스도 설치한다. 산업단지캠퍼스는 2013년 3월 3200㎡ 규모로 들어선다. 경운대는 이곳에 산학관련 조직 일부와 모바일공학과, 컴퓨터공학과 등 2개 학과를 이전한다. 산업단지에 대학의 교육과 연구기능을 이전, 기업·대학 간 협력 공간을 조성한다.

■ 수요자 중심의 ‘3Smart’ 모델 = 경운대는 3S(Smart) 모델을 활용한 산학협력을 추진한다. 여기서 Smart는 ‘수요자 중심의 상호 교류를 강화한 산학협력으로 현재보다 발전된 미래를 지향’함을 의미한다.

3S는 경운대의 △특성화분야 모델인 Smart-IT(Information Technology) △특화된 인재양성 모델 Smart-CC(Creation & Convergence) △친밀한 산학협력 네트워크 모델 Smart-FG(Fellowship Group)를 축약한 용어다.

Smart-IT는 기존 IT 기술을 고급화·고부가가치화 하는 기술이다. 지역의 전자기기, IT, 부품중심의 지역산업에 Smart-IT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중점추진 분야는 △Smart 의료기기 △Smart 서비스(MICE) △Smart 보안이다. 경운대는 “IT 기술을 바탕으로 타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해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이 세 분야를 바탕으로 인재양성 전략,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IT 융합을 특성화 분야로 제시했기 때문에 대학 교육도 ‘융합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경운대가 제시한 ‘Smart-CC’ 모델을 융합교육으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를 위해 △IT-보건 △IT-경호 △IT-인문·경영·관광 등 IT학과와 비 IT학과 간 융합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Smart-FG ‘보다 더 친밀하게’ = 경운대는 인간관계가 바탕이 된 산학협력을 추구한다. 계약이 아닌 정(情)으로 기업과 관계를 맺으며 협력의 지속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경운대는 이전에도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이하 산중사업)을 수행하면서 동료애를 기반으로 한 산학협력을 강조해 왔다. 9개 특성화 학과가 주축이 된 FG(Fellowship Group)를 구성해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했다. 이를 LINC사업에도 이어간다는 것이다.

FG는 해당학과 교수 중 1인이 간사를 맡고, 기업들이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정기·비정기 모임을 연간 200회 이상 운영한다. 이 모임에서 대학은 주로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전체 산학활동에서 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면서 지속적인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채수 LINC사업단장은 “지금까지 산학협력은 대학이 가족회사 모집 등에서 공고를 내면 기업이 신청을 하는, 대학 주도의 산학협력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사업이 종료되면 산학도 종료돼 연속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산학 간 협력의 단절을 막고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LINC사업에서도 기업 주도의 산학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경운대는 또 ‘산학협력활동의 날’을 지정, 교수들의 산학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0년 도입된 이 제도는 교수들에게 2주일에 1일씩 기업체를 의무적으로 방문토록 하는 것이다. 앉아서 기다리는 산학협력에서 벗어나 찾아가는 산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경운대는 이번 LINC사업을 계기로 그동안 9개 학과 교수들에게만 적용됐던 이 제도를 전체학과 교수로 확대한다.

▲ 학생들 기업체 현장실습 모습
■ Smart-CC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 최근 기업에선 한 가지만 잘 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기획부터 기술영업, 프레젠테이션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를 원한다.

이 단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 충실히 근무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취업을 하니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공대생, IT 감각을 지닌 인문대생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우리 대학에선 이에 맞춰 학생들을  융합형 인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제 간 융합형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IT관련 학과와 비 IT학과가 공동으로 융합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이 필수로 듣도록 한 것이다. 2학기 이상을 공동으로 개설하고 여러 학과 학생들이 같이 수강함으로써 실질적인 학문 융합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강의 내용에 따라 1개 강좌에 2~5명의 강사가 수업에 참여한다.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1, 2학년 때 수강한 융합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3학년부터 캡스톤디자인 과목을 수강한다. 이어 현장실습을 다녀온 뒤 팀을 짜 캡스톤디자인 작품을 완성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생 1인당 하나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 단장은 “학생이 1개의 지적재산권만 가져도 취업에서 유리하고, 창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 기업을 대학 품으로 ‘산학충전파크’ = 산학협력이 성공하기 위해선 대학과 기업 간 친밀한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으로선 기술자문·상품기획·연구개발 등에서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필요로 한다. 경운대는 대학이 보유한 자원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GKW(Global KyungWoon)산학충전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GKW산학충전파크에는 △산학충전지원관 △산업기술아카데미 △산학관 등이 들어선다. 산학충전지원관은 기업의 산학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과 조직을 운영한다. LINC사업단, 공용장비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산업기술아카데미에서는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구성, 현장 맞춤형으로 운영한다. 재학생·미취업자·재직자·CEO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완비돼 있다. 산학관은 대학의 산학관련 조직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집적화된 공간이다. 이곳에는 특성화학과를 비롯해 멀티미디어센터, 가상스튜디어센터 등이 설치된다.

이채수 단장은 “대학을 산학협력 활동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산학충전파크 조성한다”며 “대학 전체를 산학협력과 기업 지원의 가능한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GKW산학충전파크는 구미공단 안에도 설치된다. 경운대가 내년 3월까지 조성하는 산업단지캠퍼스에 충전파크가 들어선다. 이곳을 이용하는 수요자(기업)와의 거리도 최소화한 것이다. 구미경제구역과 구미국가 산업단지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이다. 현장밀착형 산학활동이 가능한 여건이 이미 확보된 셈이다.

경운대는 “대학 본교를 기업에 개방하는 것은 물론 기업 현장으로 대학이 찾아가기도 한다. 구미산업단지 중심에 산업단지캠퍼스를 신축하고 100개 이상의 기업 연구소를 유치해 대학과 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산학융합지구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채수 LINC사업단장
[인터뷰]“사람이 기본, 인간적인 산학협력 모토”

이채수 LINC사업단장(모바일공학과 교수)

“기본에 충실했던 게 비결이다.”

경운대는 2009년 200여 개였던 가족회사가 지난 해 기준 1600개를 넘었다. 2년 안에 8배나 상승시킨 비결을 묻자 이채수 사업단장은 “기업에 충실했다”고 답했다. 그는 “산학협력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적인 산학협력’을 하자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운대는 기업과 관계를 맺을 때 ‘계약’ 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시했다. 기업에 많은 권한을 주고 주도적으로 산학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자 가족회사 수가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산학협력 관계를 5년이상 맺어야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1~2년 안에 얻을 수 있었다.

“학교는 교수님들이 발로 많이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우리 대학은 2주에 1번씩 의무적으로 기업체를 방문하는 산학협력활동의 날을 지정해 교수님들의 산학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교수님들이 기업을 자주 방문하다 보면 기업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요조사도 된다.”

이 단장은 대학시설과 인프라를 기업에 개방, 학교 자체를 산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산학충전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학충전파크는 말 그대로 일을 하다 지친 가족회사 직원들이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직장인 재교육은 물론 시설이나 공간 등 모든 대학 기반 시설을 기업에 전면 개방한다. 휴식공간, 문화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이곳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시 기업으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일할 수도 있고 그게 또 기업의 이익이 될 수 있다.”

경운대는 LINC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학교 전체가 산학충전파크로 조성이 되고 거기에 기업과의 네트워킹이 활발히 이뤄진다면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지속적인 산학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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