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특집/거제대학]초일류 ‘조선 특성화 대학’을 꿈꾸다
[WCC특집/거제대학]초일류 ‘조선 특성화 대학’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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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26% 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 대기업 취업

“교육이 곧 실무···주문형 교과목 즉시 개설 가능”
교수도 방학 땐 현장에··현장 맞춤형 교육 본보기 

 

▲ 거제대학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메카인 거제시에서 세계 초일류 조선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인구 23만3769명 중 20% 이상이 조선업에 종사하고 있다. 조선업 세계 2·3위에 올라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또 1시간 내 거리에 위치한 진해와 통영에는 STX 조선해양과 성동조선, SPP조선이 있다.

◆ 개교 21년 만에 WCC 선정 ‘놀라운 쾌거’= 일반대학에선 상위 5%안에 들어도 대기업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거제대학에선 상위 20%의 성적만 얻으면 조선 대기업에 취업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졸업생의 26%가 모두 상위 조선업체에 채용됐다.

대기업 취업자는 지난 2월 졸업자 269명 중 70명이다. 이 중 39명이 대우조선해양에 채용됐다. 나머지 취업자는 △삼성중공업 9명 △STX조선해양 15명 △성동조선해양 4명 △SPP조선 3명 등이다.

이병화 기획부처장은 “상위 20%가 넘는 졸업생이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업체로 채용되고 나머지 학생들은 협력업체로 취업을 한다. 조선·해양관련 학과 졸업생 대부분이 전공을 살려 취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대학의 취업률은 2011년 현재 77.5%로 ‘졸업자 1000명 미만’ 그룹에서 전국 4위에 올라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수준의 전문대학(WCC) 육성사업에 선정돼 대학가를 놀라게 했다. 개교 21년 만에 거둔 성과로는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WCC는 역대 전문대학 지원사업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사업이다. 전국 146개 전문대학의 교육여건부터 재정건전성, 특성화, 산업체 만족도까지 살펴 본 ‘전문대학 옥석가리기’였다. 사업 첫 해인 지난해 7개 대학을 선정했고, 이들은 사실상 전국 최상위권 전문대학으로 통한다.

사업 선정 효과는 컸다. 올해 거제대학의 입학경쟁률은 전년 4대 1에서 7대 1로 수직 상승했다. 신입생 내신 성적도 1등급 정도 상승했다는 게 대학 측의 분석이다. 정부가 인정한 최고 수준의 전문대학이란 이미지로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 “현장서 필요한 교육 언제든 개설”= 거제대학은 대우조선해양이 운영하는 ‘조선·해양 특성화 대학’이다. 세계 2위의 조선업체가 운영하는 대학인만큼 특성화 교육이 탄탄하고, 산업체 만족도가 높다. 1989년 대우학원이 설립, 1990년 개교했지만 대우그룹 해체로 학교의 운영권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넘어왔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이 설립한 학교법인 세영학원이 재단으로 영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학교는 안정적인 성장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매년 신입생 충원율 100%를 채우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의 대표 산업인 조선업을 뒷받침하는 전문인력 양성기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지영 총장은 “졸업 후 취업한 학생들에 대한 산업체의 만족도·요구사항을 철저히 파악해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대학 교육·경영이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소개했다.

 

▲ 거제대학은 현장에서 필요한 교과목을 곧바로 개설·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거제대학의 교육은 곧바로 현장과 연결된다. 방학 중 4~6주간 다녀오는 단기 현장실습은 통상 대학과 기업 모두 불평하기 십상이다. “현장에서 업무를 가르친 뒤 본격적으로 일을 시킬만하면 어느덧 실습기간이 끝난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기업은 실습 나온 학생에게 단순 업무만 맡기게 되고 이는 학생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김경년 교무처장은 “거제대학의 경우 학교 교육과 실습에서 하는 업무가 거의 같다”며 “예를 들어 조선설계 분야의 경우 설계 시스템인 ‘트라이본(Tribon)’으로 수업을 받는데 이는 현장에서도 곧바로 쓰일 수 있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거제대학 교수는 모두 방학 중 조선소 등 현장으로 2~3주간 연수를 다녀온다. 적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 동안이다. 연수기간 중 교수들은 일과시간 내내 현장직원과 함께 다니며 업무를 습득한다.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업무 처리하는 것을 익혀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거제대학의 교육과정 중 △선박계산법 △선체용접실습 △전기회로실습 △선체도면해독 △선박전기설비 △트라이본 선체설계 등의 교과목에선 모두 이런 연수를 거친 교수들이 현장과 밀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년 처장은 “조선업 종사자 중 선체도면을 해독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다”며 “거제대학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도면을 해독하고, 정밀도를 관리하고, 시운전을 할 수 있는 고급인력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학기마다 연수를 다녀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체 경력 20년 이상의 은퇴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활용하는 것도 현장중심 교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거제대학의 산업체 경력 교원은 모두 13명이다. 김 처장은 “산업체 경력교원과 학기마다 현장연수를 다녀오는 교수들로 인해 현장에서 쓰는 기술을 그대로 교과목에 넣어도 교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주문하는 교과목은 언제든지 탄력적으로 편성·개설할 수 있다는 뜻이다.

거제대학에는 사회계열·간호과·유아교육과 등 조선해양 분야와는 거리가 먼 학과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지역과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정지영 총장은 “산업재해가 많은 조선업의 특성상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역 요구에 부합해 간호학과를 만들었고, 조선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자녀의 교육을 위해 유아교육과를 개설했다”며 “비(非) 조선 분야도 사실은 조선 후방산업을 지원하는 학과”라고 말했다.

 

▲ 거제대학은 산업체 위탁교육의 규모를 늘려 산학협력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사진은 조선정보기술학부 실습 수업.

◆ “산학협력 선순환 시스템 구축할 터”= 거제대학은 WCC 사업선정을 계기로 ‘산학협력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이 △현장실습과 인턴십 △인력공급 △기술지도 △인력풀 조직 △애로기술 해결 등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산업체 종사자 재교육을 2013년 이후 250명 규모로 늘리고, 인턴십 참여 학생 수도 85명에서 100명으로 확대한다. 산학협약 체결 건수도 매년 17건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지원도 1회성 자문에 그치지 않고 “기술개발 과제 도출로 이어지도록 밀착도를 높이겠다”는 게 거제대학의 계획이다.

특히 교수들의 산학협력 역량을 높이기 위해 산업체 연구년 제도를 운영한다. 연구년을 맞는 교수들을 의무적으로 6개월간 현장으로 보내겠다는 것. 이를 통해 교수들은 산업동향을 익히고 이를 학생 교육에 적극 반영하게 된다.

정 총장은 “현재 전체 재학생 수가 1578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여기서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은 없다”며 “산업계 동향에 맞춰서 향후 해양플랜트 교육을 더 강화할 계획이며 우수 학생을 많이 선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의 ‘소수 정예’를 유지해 교육의 질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세계수준의 조선해양 분야 기술대학’을 실현하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인터뷰]“수요자 중심 교육 대학발전 견인”
정지영 총장, 개교 21년 신흥대학 WCC 반열에
전형적인 CEO형 총장으로 영입 선견지명 빛나

 

▲ 정지영 거제대학 총장

정지영 총장은 전형적인 ‘CEO형 총장’이다. 1977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대한화재해상보험에 입사, 무려 26년간 재직했다. 대한화재해상보험에서는 기획조정실장·기획이사·경북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그러던 그를 학교법인 세영학원이 거제대학 총장으로 영입했다. 2008년 2월16일 취임한 정 총장은 학제개편과 정원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수주했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은 물론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그리고 작년에 선정된 WCC사업이 대표적이다.

개교 20년이 조금 넘는 학교를 WCC 반열에 올려놓은 그를 법인은 7대 총장으로 다시 선임했다. 지난 2월 임기 4년을 다시 부여받은 것이다.

정 총장은 CEO형 총장에 걸맞게 수요자 중심의 대학 경영·교육을 지향했다. 2010년 학과명을 대폭 개칭한 게 대표적이다. 기존 △메카트로닉스계열 △선박기술계열 △조선정보기술계열 3개 전공계열로 분류돼 있던 조선 관련 학과 편제를 △기계공학과 △조선해양공학과 △선박전기과 △조선정보기술학부 등 4개 학과로 개편했다.

그는 “취임 후 살펴보니 학과명이 애매한 게 많았다”며 “누가 보더라도 해당 학과에 입학하면 무엇을 배우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학과명을 뜯어 고쳤다”고 설명했다.

그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교수 현장연수나 맞춤형 교육과정 개편도 따지고 보면 수요자(기업·학생) 중심의 대학경영이다. 정 총장은 “산·학 간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현장’에 있다”며 “대학의 진정한 특성화는 수요자가 요구하는 것을 실현하는 데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선견지명도 뛰어났다. 그가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시한 교수연수나 교육과정개편이 그대로 WCC 준비과정이 됐다. 졸업생에 대한 산업체 평가를 겸허히 듣는 ‘산업체 추수지도’는 WCC 평가에서 도입된 ‘산업체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최고점을 받는데 기여했다. 또 고졸자 취업을 독려하는 정부 정책 흐름을 2~3년 전에 미리 예견하고, 전문계고 출신으로 편중돼 있던 입학자원을 다원화했다.

“정부가 전문계고를 특성화고로 바꾸고 고졸 취업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예견하고 당시 70%를 차지하던 전문계고 출신 비율을 30%로 낮췄다. 지금은 인문계 학생 비율이 70%에 달한다.”

지난 2009년 기숙사 ‘열정관’을 준공한 것도 거제대학의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질 것을 예견한 듯하다. 열정관은 50억 원을 투입해 200명 수용규모로 지어졌다. 350명 규모의 기존 기숙사를 더해 현재 거제대학의 기숙사 수용규모는 550명이다.

현재 거제대학 입학정원은 588명이다. 가운데 거제 출신이 50%를 차지한다. 나머지 20%도 통영 등 인근지역 출신이다. 기숙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주·강원·서울·수도권 학생이 30%를 차지하는데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는 조선산업의 트렌드가 선박보다는 해양플랜트로 기울면서 거제대학의 교육방향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총장은 “대형조선소들이 몇 년 전부터 해양 플랜트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해양플랜트 수주액이 선박 수주액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런 산업동향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해양플랜트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강국의 거점 도시 ‘거제’
2007년 인구 20만 돌파 남해안 시대 선도

 

 

거제시의 2012년 5월 현재 인구는 23만3769명이다. 지난 2007년 20만 명을 돌파한 뒤 5년 만에 인구 25만을 바라보고 있다.

거제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쪽으로 진해시·마산시·고성군, 서쪽으로는 통영시를 마주하고 있다.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관광휴양도시로 명성이 높다. 청정해역 남해안에 인접해 있으면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천혜의 자연경관이 매년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1971년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산업적으로도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거가대교로 부산·마산·진주·통영 등지가 일일 생활권으로 축소되면서 지역 발전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장평동에 삼성중공업이, 아주동 옥포국가산업단지에 대우조선해양이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메카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기준 양대 조선소의 조선 수주액은 236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시기 거제시의 1인당 소득수준도 이미 2만5000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조선소를 두 곳이나 둔 도시답게 관련 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조선 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나 양 대 조선소와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세계적인 조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럽권 국가에서 기술자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5월 현재 거제시의 외국인 인구는 8700명으로 전월대비 184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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