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빈 버지스 著 <빌리 엘리어트>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한 <빌리 엘리어트>가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금기시되는 소재를 여러 차례 주제로 다뤄 영국 문단의 문제적 작가로 자리매김한 멜빈 버지스에 의해서다.

책을 읽는 포인트는 이미 수작으로 인정받은 원작을 어떻게 바꿔내느냐에 있다. 작가는 스크린에서는 공백으로 남았던 부분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이야기를 다시 썼다. 영화의 매력과는 또 다른 독특한 기법, 이를테면 ‘다중 일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함에 따라 모든 등장인물을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원작 영화나 뮤지컬을 보지 않더라도 책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80년대 초반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대처리즘과 노동운동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굳이 몰라도 된다. 빈곤층의 한 소년이 주위의 편견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가는 성장과정 자체가 모든 독자들에게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출판사,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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