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유학생 위한 다채로운 문화체험 행사 열려
소외 이웃에 온정의 손길 … ‘귀성버스’로 편안한 귀향길 지원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올해도 추석 명절을 맞은 대학가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다. 대학 평가·구조조정, 취업난 등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외롭고 어려운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만큼은 여전한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대학 구성원 간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마음을 나누며 큰 힘을 얻었다”며 “여러 가지로 어려운 현실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서로를 더 많이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금강대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박 3일 동안 외국인 유학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명절을 보내는 ‘추석명절 홈스테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 대학은 매년 설, 추석 명절마다 홈스테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우리나라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재학생들에게는 글로벌 역량 향상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금강대 외국인 유학생 30명 중 15명이 홈스테이에 참가한다.
외국인 유학생 2명과 홈스테이를 하는 김수연(사회복지학과 4)씨는 “추석 명절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너무 적적해 할 것 같아 평소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친해진 두 친구를 초대했다”며 “전통요리 전문가인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지난 설 때 홈스테이에 참가한 미국인 유학생 에디슨씨는 “설에 갈비를 맛본 후 갈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갈비의 쫀득함만큼 가족들 간의 끈끈한 애정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제대는 지난 25일 대학본관 앞에서 ‘외국인 유학생 한국 전통 탈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인제대에서 수학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가해 오광대 탈춤을 배우고 직접 탈을 만들었다. 또 송편 빚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도 진행됐다.
인제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스웨덴 출신 엘렌 브룬버그씨는 “한국 전통 탈, 탈춤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쏙 빠졌다. 한국의 전통 문화를 몸소 체험한 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가천대·전남대·조선대·호남대·한림대 등도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추석 행사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지난 27일 열린 가천대 ‘외국인 유학생 한가위 축제’에는 60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송편 빚기, 제기 차기, 태권도, 사물놀이 등 우리나라 전통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국적별로 부스를 차려 자국의 전통문화를 알렸다.
가천대에 재학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위춘연(자유전공학부 1)씨는 “한국 학생들의 태권도와 사물놀이 공연을 직접 보고 동작 하나하나에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나눔과 배려로 따뜻한 추석” = 추석을 맞아 주위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눈 대학들도 많다. 건양대 학생 50여명은 지난 22일 지역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찾아가 송편을 전달하고 식사보조, 말동무가 돼주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중국에서 건양대로 유학 온 왕시문(경영학과 4)씨는 “졸업하기 직전에 외국에서 처음으로 한 봉사활동이라 더욱 뜻 깊었고 중국에서도 큰 명절인 추석에 따듯한 정을 전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부선(87) 할머니는 “지난해에 이어 학생들이 찾아와 챙겨주니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백석대는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기아체험’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21·22일 이틀간 진행됐으며 백석대·백석문화대학 재학생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고체연료로 죽을 끓이고 감자·고구마를 구워먹거나 폐박스·천을 이용해 움막을 짓고 잠을 자는 등 어려운 국가들의 실상을 체험했다.
특히 학생들은 하루 2끼 식사를 굶고 이를 성금으로 냈으며 바자회, 기아체험 갤러리 등을 운영해 기금을 모았다. 모금한 돈은 동남아 지역 교육 시설 건축을 위해 기부할 방침이다. 백석대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기아체험으로 1700여만원을 모금해 월드비전에 기부했으며 이 기금은 베트남·방글라데시아의 학교 기숙사 건물을 짓는 데 사용됐다.
이와 함께 경상대·동명대 등은 추석을 맞아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물품을 전달했다. 경상대는 장애인복지시설 ‘천사의 집’에 휴지·식품 등 생필품을, 동명대는 사회복지법인 ‘선아원’에 아동화 1100켤레를 기부했다. 경상대 관계자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찾았다”며 “앞으로도 이웃사랑을 꾸준히 실천해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경일대는 귀향버스를 무료로 제공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대학은 28일 오후 12·3시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방면 2대를 포함, 총 10대의 귀향버스를 운영했다. 또 귀향버스가 배정되지 않은 소수지역 학생들을 위해서는 차편이 많은 주요 기차역,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스쿨버스를 배정했다.
경일대 측은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무료 귀향버스를 마련했다”며 “모든 학생들이 행복하게 명절을 보내고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창원대는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랑의 헌혈 운동’을 실시했다. 혈액을 구하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지난 25·26일 대한적십자사 헌혈 버스 4대가 창원대 공과대학, 학생회관, 신축 도서관 인근에 상주하며 학생들의 헌혈 참여를 장려했다. 목표 참여 인원이었던 280명을 훌쩍 넘은 350명이 헌혈에 동참했다.
대학 관계자는 “추석 기간 중 혈액 수급이 평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헌혈 운동을 진행하게 됐다”며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가해줘 고맙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대학들은 이번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낀 다음달 2일 강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중앙대·국민대·서경대 등은 대학 전체가 휴강하기로 했으며 타 대학들도 교수 재량으로 휴강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2일 대학 전체가 휴강하더라도 규정된 수업 시수를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다. 또 보충이 필요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보강을 실시할 방침”이라며 “징검다리 연휴인 만큼 학생들이 좀 더 자율적·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체 휴강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