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합격자 이탈로 경찰대는 ‘시름’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경찰대에 합격한 수능만점자 6명 전원이 서울대에도 중복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각 고교에 확인한 결과, 최종 등록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학생들은 대부분 이미 서울대로 진학할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와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수능만점자는 △김소희 (이화외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수시합격) △변상현 (서울성남고,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정시합격) △변유선 (전남장성고,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수시합격) △유규재 (광주서석고, 서울대 사회계열 정시합격) △이수빈 (은광여고, 서울대 경영학과 정시합격) △이정후 (대일외고, 서울대 경영학과 정시합격) 씨다.

이 가운데 수시에서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김소희 씨와 변유선 씨는 서울대 진학을 결정했다. 정시에서 합격한 4명은 모두 경영학부와 사회과학계열 등 문과 최상위권 학과에 합격한 상태라 서울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대일외고를 제외한 각 해당 고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서울대 진학 예정임을 밝혔다. 대일외고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학생의 의사이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앞서 수석합격자도 경찰대 대신 서울대에 진학하는 등 최상위권 중복합격자의 경찰대 이탈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4학년도 입시에서 전형점수 1000점 만점에 809점을 받아 수석을 차지했던 이관형(한일고) 씨는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에도 합격,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했다.

최근 경찰대의 최초합격자 등록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대운 국회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대의 최초합격자의 등록률은 2006년 79.2%로 정점을 찍은 이래 계속 하락해 줄곧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5년 등록률은 △2009년 55.8% △2010년 48.3% △2011년 49.2% △2012년 48.3% 2013년 55.0%를 기록했다.

경찰대의 등록률이 낮은 이유는 최상위권의 허수 지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상위권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경찰대는 취업(임관)을 보장하기 때문에 일부 문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보험’처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경찰대 관계자는 “경찰대 필기시험이 수능 이전에 실시되기 때문에 일정상 부담이 없고 수능에 비해 변별력이 높다”고 말했다.

허수 지원자를 감안하더라도 경찰대는 문과 최상위권 학생도 합격이 쉽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고 합격선도 높다. 경쟁률은 2014학년도의 경우 군·경 특수목적대학 가운데 가장 뜨거웠다. 120명 모집에 7243명이 지원해 무려 60.4대 1을 기록했다.

합격선에 대해 경찰대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성적을 굳이 설명하자면 서울대 경영보다는 낮고 연세대나 고려대 최상위권 학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찰대 입장에서는 수능 몇 문제 더 많이 맞힌 지원자보다 진짜 경찰에 뜻을 둔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대는 사관학교와 마찬가지로 학비가 전액 무료다. 졸업 후엔 경위로 임관해 의무복무 6년을 마쳐야 한다. 의무복무로 군복무도 대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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