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82년 처음 미래예측분야 접한 후 지금까지 연구 앞장서
“세계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대학도 변해야 살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미래사회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세상은 갈수록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이 성공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생존과 관련되고 그만큼 중요하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긍정적인 시각도,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 몇 년 후부터 몇 백 년 앞까지 내다보며 나름대로의 예측을 말한다. 하지만 그 모두를 믿기는 어렵다.

지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한국의 미래와 세계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노력을 해온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박 대표는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를 차례로 출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미래 예측을 통한 위기타파와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 대표는 미래의 가장 큰 문제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지구 평균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2030년대에 들어서면 방콕과 방글라데시가 물 밑으로 가라앉고 100년 후에는 일본과 대만이 사라지며 한국도 태백산맥 근처만 남을 것이라는 분석은 무섭기까지 하다. 박 대표는 아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안들은 언제나 있어요. 유엔미래포럼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설령 땅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하더라고 배 위에서 살 수 있도록 대비를 하면 된다고 보는 것이죠. 기후문제도 사람들이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계속 답보 상태에 있는 것뿐이지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대체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에너지를 비축하는 기술들도 이미 많이 개발됐고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의 발달로 첨단 장비들도 등장한다. 이미 구글 안경이나 바이오컴퓨터가 개발됐고 이젠 그 크기가 점점 작아져 2025년이 되면 몸 안에 간단히 주사할 정도가 된다는 것. 지구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예상했다.

“모든 공간에서 인터넷이 가능해지면 그 사람들 모두가 똑똑해지는 것이죠. 인구도 2050년 92억 정도에서 줄기 시작해 의식주의 가격도 매우 낮아질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협동조합에 들어가 그 안에서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거의 무료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의료장비,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도 늘어나고 종교도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유럽에서 종교는 100년 안에 없어질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이 무한대로 늘어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 먼 미래의 일이 되기 때문이지요. 이슬람 사회가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예측도 있지만 많은 종교들이 사라지면서 그 빈자리를 공동체 사회가 채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학도 미래에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변하면서 교육시스템 자체가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교육이 중심이 된다고 봤다.

“다빈치 연구소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의 대학 중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대학 자체는 창업교육센터처럼 변할 것이며 캠퍼스는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니까요.”

교사, 교수를 포함한 교육자들은 인성교육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정보판단능력 등을 알려주면서 가이드와 멘토처럼 역할이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미래 대비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할까. 박 대표는 다문화와 다양한 외국어에도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창조, 창업 사회가 되지 않고 대기업 독식 체제가 굳어지는 세태를 비판했다. 또한 대기업이 작은 기업들의 아이디어를 복사하거나 빼앗는 형태가 아니라 기업 자체를 흡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은 모두 필연적인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수명이 다해가고 정보가 돈이 되는 사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교수들과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했다.

“교수님들은 변화를 인지하고 변화해야 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현재를 고집해선 안 됩니다. 미래 부상 기술을 알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하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인적 지원을 길러내야 하지요. 학생들은 해외에 많이 나가보고 인터넷에서 많은 지식들을 익혀야 합니다. 추락하는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목을 매지 말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기 바랍니다.”


박영숙(59) 대표는...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와 성균관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대사관 공보관, 호주대사관 문화홍보실장 및 수석보좌관을 지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사)유엔미래포럼 대표를 지내면서 미래학과 관련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유엔미래보고서>시리즈와 <2020미래교육보고서>, <전략적사고를 위한 미래예측>(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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