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이 국내에선 의학적인 관점보다는 문화적, 관습적인 이유로 초중등교 단계에서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시행해온 게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포경수술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유행에 민감해지면서 과거 90%에 달하던 포경수술 시행률이 2000년대에 들어 매우 급감하는 추세이다.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논란이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좀더 의학적으로 전문적인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와 달리 사회문화적 발달, 경제적 발달, 위생적 발달, 의학적 발달, 새로운 전염병의 등장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 포경수술이라는 시술에 대해 다시금 재조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계 의견들이 많다.
 
최근 10여년에 걸쳐 포경수술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어느 정도 축적되었으며, 비의료인 또는 타 분야 의료인들이 포경수술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의학적 근거 없이 제시하고 있어 대중들의 혼란이 가중되었으며, 중립적 입장을 취하던 미국소아과학회에서 2012년 신생아 포경수술의 효과를 인정한다는 발표를 했고, 수술로 인한 정신사회적 또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 2014년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포경수술과 각종 질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요로감염, 성행위로 전파되는 궤양성 질환, 에이즈,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기의 종양 등의 발생과 포경수술 시행 사이에 연관성이 많이 보고되었는데, 특히 요로감염과 에이즈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일관성 있게 보고되고 있다. 여러 연구를 모두 종합한 통합분석에서도 최소한 요로감염은 1.4%, 에이즈는 3.1%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에이즈의 예방을 위해 포경수술을 권하는 쪽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비뇨기과 질환 중 흔한 요로감염질환 중 하나인 귀두포피염은 포경수술을 하면 발생하지 않을 질환인데, 이 귀두포피염으로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진료비가 연간 60억원에 이르며, 최근 10년간 이러한 요로감염 관련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
 
2014년 국내 남성들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평소 성기의 위생 관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포경수술 시행 여부와 상관없이 위생, 청결 문제를 포경수술의 가장 중요한 장점으로 받아 들였으며, 이러한 위생, 청결에 관한 불편감은 연령대가 높거나 수술을 시행한 사람일수록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 수술 후 냄새나 분비물이 완화되었다고 했다. 포경수술 후 발생하는 부작용, 합병증, 성기능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아직까지 성기능 변화의 기전에 관한 연구들은 찬반론 측 모두에게 있어 근거가 빈약한 실정이다. 수술에 대한 찬성론자들은 뚜렷한 근거가 아직 미약하다는 점을 주지하여 앞으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며, 수술에 대한 반대론자들은 수술 자체에 대한 감정적인 의견만을 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하여 객관적인 자료 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포경수술의 시행이 잘못된 의료 행위라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거나, 혹은 무조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맹신은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뇨기과 의사 입장에서, 포경수술의 시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를 대중들에게 가감 없이 올바로 제공하고, 환자 및 보호자와 함께 개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포경수술에 대한 장점, 단점을 같이 상담하면서 고민해야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질병의 상태와 종류들을 업그레이드해서 정리하고, 대중들의 수술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인식에 대하여 주기적으로 재평가를 통해서, 포경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보다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도움말 : 킴스비뇨기과 김욱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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