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의 질 평가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대학이 단과대의 생산성과 교육의 질에 따라 예산 배정 과정에서 보너스를 주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시스템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 현재 고등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미 전역에 있는 대학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고등교육전문지 <크로니클>은 플로리다대의 뱅크(Bank) 시스템과 +관련된 논란을 소개했다. 2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이 +대학의 17개 단과대의 예산 배정 과정에서 각 단과대의 생산성과 교육의 +질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각 단과대는 예산 배정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수입을 +발생시키는 생산성을 보여줬는가와 벤치마킹하고 있는 경쟁 대학에 비춰 교육의 질이 얼마만큼 향상됐는가를 입증해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생산성과 교육의 질의 척도에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를 혼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스템에서 생산성과 교육의 질에 대한 가치 평가는 동등하게 처리된다.

뱅크 시스템이 요구하는 생산성은 수입 발생과 관련 된 것으로 강의, 연구, 기금 모금 등의 과정에서 얼마나 활발했는가의 여부가 기준이 된다.반면 교육의 질은 벤치마킹하고 있는 경쟁 대학에 비춰 어느 정도 질적 향상이 이뤄졌는가로 판가름난다. 여기에는 관련 저널 학술 발표, 수상 +경력, 전시회 참여 등이 포함된다. 생산성 여부는 비교적 손쉽게 가늠이 가능한 반면 교육의 질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셈이다.

이 대학은 뱅크 시스템을 도입한데 대해 "단순히 돈을 많이 벌라는 +측면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대학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생산성과 교육의 질에 대한 평가가 효과적이기때문"이라고 밝힌다.

이 대학은 이를 통해 전체 학생의 20%에 해당하는 대학원생의 비율을 더욱높이고 미국대학연합(AAU)에서 상위 공립대학에 랭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학은 또한 약간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예산 배정 +과정에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단과대종합대사업실무자연합(NACUBO)은 플로리다대의 뱅크 시스템이 예산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이를 알리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연합의 래리 수석부회장은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중의 하나는 바로 대학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대안은 전무한 실정에서 뱅크 시스템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는 않다. 동물학과의 제인 교수는 "우리 학과의 목표는 학생들이 직업적으로 잘 훈련받도록 교육하는데 있다"며 "이런것들은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교육대를 비롯한 몇몇 단과대도 입장은 비슷하다. 뱅크시스템이 각 단과대의 목표나 특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학부간 제휴프로그램을 어느 쪽에 인정해줄 것인가 하는 문제도 비판 거리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현재 대학 당국은 "MBA 프로그램처럼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영어학부처럼 많은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도 있다"며 "각 단대의 다양한 목적에게 평가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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