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미국식 대학 스타일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영국 스타일의 고등교육이 지배하던 싱가포르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등교 육의 세계화는 물론 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국가적 목표와 맞닿아 있는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고등교육 분야의 파트너십을 고려한 것은 지난 97년부터. 싱가포르 국립 대는 미국의 MIT와 5개의 대학원 학위 상호 인정 프로그램을 제휴했다. 이 공식적인 제휴 프로그램에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도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2001년까지 계속된다.

제휴 대학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명문인 칼텍, UC버클리, 코넬대, 스탠포드대 등이 새롭게 싱가포르 대학들과 손을 잡고 있다. 존스홉킨스대는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와 공 동으로 의료 시설을 개설했다.

싱가포르 경영대는 철저하게 미국식을 추구하고 있다. 이 대학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펜실베이니아대의 와튼 스쿨을 모델로 삼았다. 와튼 스쿨의 11개 커리큘럼을 그대로 옮겨온 것은 물론 지방 분교의 입학 기준은 와튼 스쿨을 따르고 있다. 입학 시험에 미국의 SAT 점 수가 포함되고 영어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정보 기술과 도서관 시스템도 와튼 스쿨을 모방했다.

미국 스타일을 추구하는 추세는 학사나 교수 교류로 끝나지 않는다. 심지어 싱가포르국립대 는 캠퍼스에 미국 스타일의 영화관이나 재즈클럽, 야외 카페, 콘서트 무대까지 설치하는 등미국식을 추구하고 있을 정도.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탓에 영국의 고등교육 스타일이 자리잡았던 싱가포르에 이처럼 미국식 고등교육이 새로운 유행으로 정착되는데는 다가오는 새 천년에 고등교육은 물론 경제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기존의 영국식 고등교육이 가진 장점과 미국식 고등교육의 장점만을 뽑아내 우수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국식이 가진 '깊이와 엄 격함, 질적 우수함'을 취하고 미국식의 '유연성, 장대함, 선택권'을 새로 추가하겠다는 것이 다. 두 시스템의 장점을 모두 갖춘 일종의 '잡종화' 전략이 21세기를 맞이하는 싱가포르 고 등교육의 비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크로니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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